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이책의 제목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제목만 들어본 사람은 이책을 아부를 가르치는 책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책은 인간관계에 기름칠을 하기 위해 아부기술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이책은 조직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운영해 더 생산적인 회사를 만들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인류사에 처음 등장한 조직은 관료제와 군대였다. 관료제란 시스템에서 나오는 힘이 권력이었고 그 권력을 기반으로 정치가 이루어져왔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조직이 관료화된 춘추전국시대부터 관료제란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란 논쟁이 있어왔고 그 원칙을 신상필벌이란  말로 요약했다. 조직은 사람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조직의 목표와 사람의 목표는 다르다. 그 사람이 조직이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하기 위해선 상을 주거나 벌을 주는 것으로 통제해왔다.

칭찬은 상의 하나이다. 상사의 꾸중은 벌이다. 그보다 더 커지면 상은 승진이나 봉급인상이 되고 벌은 해고가 된다. 큰 상은 누적된 일의 결과를 근거로 주어진다. 문제는 결과가 나오기 까지 과정으로서 조직원의 행동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이다.  조직원의 행동을 제어하려면 칭찬이나 꾸중과 같은 비용이 적게 드는 수단이 쓰인다. 그러나 주로 쓰이는 것은 상이 아니라 벌이다. 왜냐하면 상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책은 상으로서 칭찬을 할 때 생산적인 조직이 되고 일 할 맛이 나는 신나는 조직이 된다고 말한다. 일본의 기업조직을 연구할 때 많이 등장하는 명제이고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러면 왜 행해지지 않는가?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칭찬을 하라. 사교술의 기본이다. 그러나 칭찬은 허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할 때 효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칭찬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이책이 요구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전제된 진짜 칭찬을 하라는 것이다.  

조직원간에 믿음이 있다면 단지 돈만을 위해 일하게 되지는 않는다. 상사가 감시하지 않아도 자기 일을 열심히 하게 된다. 이책이 말하는 것은 그런 조직을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이책은 그 방법을 기업의 중간관리자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의 형식을 빌어 보여준다. 주인공이 속한 회사와 그의 가정에서 그 방법이 갖는 의미를 소설이란 형식의 힘을 빌려 구체적인 이미지로 그려낸다. 상당히 실감나는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상만 강조하지 벌은 등 뒤로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비자에 자비의 역설이라는 것이 있다. 상만 남용하는 소위 필부의 인을 행하는 군주는 나라를 말아먹게 된다는 것이다. 벌이란 무기가 없다면 조직은 무너진다는 명제이다.  그렇기에 신뢰위에 조직을 운영하려는 일본의 기업들도 벌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이책은 실제 조직운영에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현실적으로 다루고 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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