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 마종기 시작詩作 에세이
마종기 지음 / 비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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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어느 시에 꽂히어서 구입했다. 문득 책장에서 발견하고 뒤적여 보았다. 연가는 젊은 시절에나 읽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그때 나는 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시에 해설을 곁들였으나 나는 해설따윈 안중에도 없었지. 그리고 이제 다시 해설을 문득, 보니, 역시 나의 선택은 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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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05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기, 가 정답이죠.
 

9월 1일 

새로운 계절, 새로운 달의 시작이다.

새로운 것은 마음을 들뜨게 한다, 자주, 그러나 가끔 아니기도 하다.

내가 인생에서 새로운 어떤 것에 마음이 들뜬 것은 몇 번 일까?

최초의 입학식 후 교실에서, 전학간 날, 새로 시작하게 될 생활 첫날.도시로 이사 간 첫날-생각보다 이사간 집이 후져서 실망했던 그날 대문을 들어설 때-, 중학교 첫 등교, 고등학교 첫 등교 그리고 대학 입학식...그날은 설렜다기보다 졸렸다..전날 밤을 거의 새다시피 해서.., 유학간 나라에서의 첫날....그리고,,,또또..좋아하던 법대 선배와 단둘이 마주앉아 소개팅하던 날...물론 이후 다시는 안 만났지만..., 여튼,..직장 첫 출근날...그리고...어떤 아카데미 첫강의 참석 날...물론 그 아카데미가 나에게 무엇이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 아카데미는 나에게 흔적을 남기지도 못했다.


이제 나이를 먹었고, 설레는 일은, 거의 없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기다리는 정도의 너무나 평범한 ...순간 빼곤, 이제 없다.

물론 늘 그랬듯 재미있을 것 같은 소설을 만나는 일은 설렌다. 이것만은 변함없다. 다행이다.


루시아 벌린은 모르는 사람이다.

이름은 뭔가 루시퍼...때문인지 알고 있을 법한 느낌인데, 역시나 나는 이 사람을 처음 만났다.

더운 날이었고, 짜증이 잦은 날이었고, 비까지 퍼붓기를 곧잘 하던 날이었다..

좋지 않은 때였다. 감정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그래서 처음 몇 편의 단편들은,화가 난 상태에서 읽었다. 그리고 화가 났다. 아무리 그래도 소설이라면 일정한 분량은 되어야 하는데..응? 이거 꽁트인가..하는 글이 몇 편.그리고 이건 자전이야..소설이야..싶은 글들...


그래서 덮어두었고,

중간이 지나서야 소설 맞네 하는...작품을 만났다고 여기기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 다 읽고 난 지금,...루시아 벌린은 자신의 경험을 소재로 썼구나..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아니, 주인공들은 모두 루시아 벌린의 어떤 부분이었구나..하는.

결국 다 읽고 나니, 루시아 벌린이라는 한 사람이 완성되었구나 하는 느낌ㅇ다.

엄마 아빠가 있었고, 칠레의 광산촌에서 살았으며 엄마는 자신의 이상과 현실이 마음에 안들어 늘 힘겨워했고, 루시아를 사랑했는지조차 잘 모르겠고, 외삼촌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어린시절, 동생이 있었고, 외삼촌은 루시아를 아껴주었지만 외할머니는 동생만 사랑했던 듯싶고, 루시아는 일찍 결혼했으나 이혼했고, 아이들을 넷 낳았으며 ..그녀는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스스로와 아이들을 부양했고, 마음이 따뜻했고, 죽음을 갈구하였으나 인생을 사랑했다...


그래서 짧거나 긴 소설 끝에 서면 나의 머릿속 어딘가에 루시아 벌린이란 사람의 형체가 완성되는 것이었다.


한 사람의 일생이 소설이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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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집 동서문화사 월드북 227
찰스 디킨스 지음, 정태륭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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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집은...읽는 중...아주 오랫동안 읽는 중..ㅎ..그리고..찰스 디킨즈의 또다른 소설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참..묘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미완성이라 결말조차 알 수가 없으니...더욱 더. 나는 가끔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을 꺼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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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테레사 > 난독2

한길사의 이 책은 재번역되었을까? 아니면 여전히...ㅜ


가끔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해주는 알라딘이 고맙네..예전에 나는 생각하고자 애를 썼구나..












9년 전 독서 기록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이상주의자였다.
실은 스스로 그렇게 믿었다.
그가 스스로에게 부여했던 이상주의자란, ‘자신의 이상을 위해 살았던 사람’을 의미했다. 왜 갑자기 ‘이상주의자’ 아이히만이냐고? 여차여차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회의를 방청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타인을 배제한 채, 어떤 것에 골몰해 있거나 자신의 기준이 절대적인양 행동하는 그들을 보면서 이상주의자 아이히만이 떠올랐다면, 지나친 비약이려나....

 한나 아렌트의 보고서에 의해 널리 알려진 아이히만 재판은, 나치의 유대인 대량 학살에 관여했던 독일 제3제국의 한 공무원에 대한 법적 정죄의 자리였다.
사람들은 무참한 대량 학살의 충실한 이행자에게서 악의 얼굴, 괴물의 모습을 상상했겠지만, 재판정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평범한 한 명의 시민이었다는 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는 스스로를 이상을 향해 돌진하는 이상주의자로 불렀던 만큼, 누구보다 자신의 직업에 충실했던 자였다.
아렌트는 그런 그에게 악의 평범성이라는 용어를 부여하였다.  
악이란 우리가 흔히 만화에서 볼 수 있는 선과 악의 이중구도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괴물의 외모를 하고, 괴팍하며 그 누구도 악이라고 몸소 지칭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파악되는 모습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야만 악은 우리와 구별되며 나 또한 그런 악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좀 다른 이야기같지만, 성폭력의 가해자는 대부분 가까운 이웃이거나 대면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든가, 광주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그 죽음의 명령권자였던 분은 그저 길거리에서 마주쳤다면 머리벗겨진 한명의 평범한 할아버지였을 법하다. 

나는 아이히만이 스스로를 이상주의자로 여겼다는 대목에서, 오랫동안 머뭇거린다.  그가 비록 잘못된 개념으로 이해했다 하더라도, 충실성이 악과 결합했을 때 가능한 이면일 수 있다는. 
.독일의 전후 세대들은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한 종족의 말살에 책임을 느껴야 할까? 

누구도 부인할 수없은 흉칙한 모습의 괴물을 심판함으로써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덜고 싶어했을 수도 있다. 허나 그들이 목도한 것은 그저 자신의 직분에서 성공하고자 했던 한 명의 공무원, 한명의 시민에 불과했다. 이 엄연한 사실에서 비로소 우리가 말하는 상식은 세대와 시대의 산물임을, 타인에 대한 사고하기를 그만둔다면, 누구나 거대한 악을 저지를 수도 있음을 새삼 몸서리치게 공감한다.   

나치가 아닌, 유럽인이라고 하더라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 하더라도, 유럽인이 아닌, 나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한 종족의 말살을 목도하거나 들었거나, 읽었거나 한 그 누구라도, 인간이라면, 이 무거운 진실 앞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문맹이라는 몰가치한 상태가 어떻게 악에 복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 역시 이점을 간과하지 않았던 듯싶다. 

그런데 이 책은 좀 읽기가 쉽지 않다. 문장과 문장이 뚝뚝 끊긴다. 이게 무슨 뜻이가하고 한참 생각해 봐야 할 정도다. 무슨 말인고 하니 번역이 불편하단 뜻이다. 설마 싶어서 역자를 다시 확인했고, 또 설마 싶어서 출판사를 다시 확인하였다. 

두 가지 다 솔직히 너무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게 아니라면 나는 다시 내가 난독증임을 인정해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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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체험 (을유세계문학전집 리커버 에디션 한정판) 을유세계문학전집 22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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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녕,

블로그

너는 변함없이 나를 기다려 주고, 받아 주는 구나.고마워.

대학원을 졸업한 후였는지, 아니면 직장을 다닐 때였는지,아니면 그 남자와 연애할 때였는지, 그 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튼, 블로그야

나는 이 사람의 작품을 개인적인 체험으로 시작했어.

아 맞다..내 후배가 언론사 시험문제로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 어쩌고 하는 문항을 보았다며 말하던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아마도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던 시기였지 않나 싶다.

그때 이 책을 뒹굴뒹굴하면서 읽었어. 재미있었어. 소설로 녹여낸 그의 가정사는 그냥 부차적인 문제였던 모양인지, 나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하고, 이후 오에 겐자부로를 마음속에 새겨넣었지


인생의 친척은 절판이 되어서 구하지 못했다가 알라딘에서인지 예스24에서인지에서 중고로 구입했지. 박완서 선생이 인생의 친척을 어딘가에서 언급하셨고, 나는 그래서 더욱 읽고 싶어했지.

결국 인생의 친척은 냄새나는 헌책으로 내 책꽂이 어딘가에 꽂혀있어, 읽지 않은 채로 말이야. 이상하게도 중고를 싫어하는 나는 책에서 세균을 만날 수도 있다는 공포 아닌 공포에 사로잡혀 있지. 

그래도 언젠가 읽게 될 거야. 

그리고 오에 겐자부로의 나의 나무아래서...오에겐자부로 단편선은 읽었지.


그래서 새삼스럽다.

오늘 출근길에 읽은 기억의 과학은, 기억은 그것을 소환하는 순간 현재에서 새롭게 구성된다고 하니,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오에겐자부로는 현재의 내 조건이 새롭게 구성하는 기억일 터이다.


다시 개인적 체험을 읽어볼까 싶은 마음이 든다. 리커버판이라고 하는데, 새롭게 표지디자인을 구성한 의도는 무엇일까? 표지는 내용과 한몸을 이룬다는데...나의 감각은 아직 잘 모르겠다.

블로그야,

혹시 다시 개인적 체험을 읽으면, 그 옛날 한순간, 혹했던 나의 어떤 부분이 오롯이 그때처럼 재구성된다는 기대를 가져도 되는 걸까?


남미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하던 주인공이 끝내 떠날 수 없는 생의 조건, 인생의 조건...나 역시 지도를 품고 살고 있으나..떠날 수 없는 내 생의 조건을 다시, 상기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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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7-3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네요. 우리 식구들은 중고책을 잘 사 보는데 저는 중고를 싫어해요.
책장을 넘길 때 누군가가 침을 묻혀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이런 얘기를 해 본 적이 없지만
테레사 님도 그렇다니까 제가 말하게 되네요.
그런데 필요한 책은 도서관에서 읽어 보기도 했죠. 하지만 소장한다면 새 책으로 사고 싶어요.

블로그는 오랜만에 들어가도 그대로 있어서 늘 우리를 기다려 주는 걸로 생각돼요.
한 친구는 몇 년만에 자기 블로그에 들어가 봤더니 그대로 글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대요.
사라지고 없을 줄 알았대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