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의 불편함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지음, 김지현(아밀) 옮김 / 비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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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너무 질식할 것만 같아서 소설을 읽기로 했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이 책이다.
시작은 어린 여자아이가 코트를 벗지 않기로 하면서부터다.
그리고 가족 중 한 명의 죽음이 그 이유임을 곧 알 수 있다.
아이들이 모두 넷이었다가 셋으로 줄어든 것이다.
사고였지만, 가족들 각자는 그 일에 대해 모두 죄책감을 가지는 것 같다.
어떻게 안 그럴 수 있겠는가?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라고 해서 비켜갈 수 없다. 가족이었으니까.
엄마 아빠들이 싸우거나 냉랭한 이유 중 하나가 된 그날 밤의 사건.
하느님은 과연 어디에 계시는가
라고 독실한 개신교도 부모에게서 난 아이들도 묻는다.
각자의 방식으로 죄책감에 사로잡혀 삶은, 겉으로는 다를 바 없이 흘러가지만, 분명히 속으로 서서히 붕괴되는 듯하다.
이해할 듯하지만, 불가해한 장면들도 있다.
외설스럽다고 느껴지는 묘사에 이르기까지, 힐링을 위해 읽었으나 더욱 착잡해지는 끝맺음이라니.
이번 대선 직후 꺼내들기에는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기야 그 어떤 책도 이 뻥뚫린 마음을 메워줄 수 없을 것이다.
당분간 이 나쁜 기분은 이어질 것 같다.

나는 지금 어디쯤 서 있는건지...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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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사기꾼
토베 얀손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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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난해한 캐릭터이다. 익숙하지 않은 줄거리라고 해야 할까? 아니다 줄거리는 그닥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런데도 읽고 나서 이건 뭐지? 하는 생각. 정리되지 않는 캐릭터들. 선과 악의 이분법에 사로잡혀 있는 바뀌지 않는 내가 있고, 도무지 잘 모르겠는 카트리가 있고 토베 얀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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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 AI의 가능성과 위험을 바라보는 석학 25인의 시선
스티븐 핑커.맥스 테그마크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김보은 옮김 / 프시케의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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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각자가 바라보는 인공지능에 대한 전망일 터인데, 혹자는 대단히 비관적인 전망을 혹자는 또 낙관적인 희망을 피력한다.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이란 무엇인가,인공지능은 과연 인간의 삶을 낫게 할까? 이 책의 매개고리 노버트 위너의 인간의 인간다운 활용을 읽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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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백한다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1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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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
첫 구절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작가는 마지막에 가서야 밝히고 있지만, 그래서 더욱 처음으로 돌아가 어떻게 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 무레다 자키암이 왜 그 때 그곳에서 튀어나왔는지, 그리고 그 단풍나무 씨앗이 왜 또 중요한지, ..등등..베르나트는 결국 나의 짐작대로 그런 악덕을 저질렀음에도 그토록 태연하게 친구에게 책의 몇 페이지를 읽어줄 수 있었는지...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확인해 보고 싶었다.
물론 나는 다시 이 책을 시작하지 않을 것을 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날 어쩌면 다시 새 책인양, 이 책을 처음부터 읽을 수도 있으리라.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집어든 책들은 또 얼마나 새롭던가!
그것은, 내가 그만큼 다른 시간을 살아냈다는 말일테고, 그래서 좀더 달라졌다는 말일 수도 있고, 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관심사는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일 터이다.
그래서 보이는 것이 달라질 수 있고, 느끼는 것도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재미있고, 독특하고 그리고 또 낯익다.
얼마나 많은 책이 '악'에 대해 이야기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새로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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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1/3 정도 읽은 듯하다. 자기 직전 머리맡에 두고 읽고 있기 때문에, 더디다. 가끔 너무 피곤할 때는 건너뛴다. 그래서 줄거리가 이어지지도 않을 때도 있다.  

통시적이 아니라 이런 구성이, 마음에 들고 이야기의 흡인력을 높인다는 건, 뭐 말안해도 다 안다.

오랫동안 소설을 읽어왔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가끔 내 생의 길이에 대해 궁금하다. 이토록 오랜 기간 한개의 사물이 다양한 인생을 가진 것에 비해, 인간은 얼마나 단명한가

악의 근원, 선과 악의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아니 어쩌면 지쳐서, 아니 정말 어쩌면 생득해서.... 오랫동안 망설였다. 이 소설, 서재의 달인들이 그토록 감명받고 극찬한 이 책을, 내가 읽어낼 수 있을까 하고. 모든 극찬에 내가 반한다면? 하필 이 내가 이 소설을 미워한다면?

뭐 그런 '보통'에서 비켜갈까봐 두려운 어떤 마음, 정도라고 해 둘까. 아니면, 내 마음이 무뎌져서, 더 이상 감동도 반함도 없는 상태가 된 것을 확인하기가 두려워서일지도

이런 저런 생각으로 두렵기까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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