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독본 - 미시마 유키오 문장론 미시마 유키오 문학독본 1
미시마 유키오 지음, 강방화.손정임 옮김 / 미행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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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미시마 유키오의 문장? 엇, 그의 문장이 아니라 그가 감명받은 문장! [금각사]를 읽은 이라면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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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읽는 노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23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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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에 자주 비교된다. 공통점이라면 두 개뿐이다. 노인이 주인공. 그 노인이 잡기 희망하는 동물이 있다-. 메시지는 완전히 다른, 아니 반대일 수도 있는 소설. ‘노인과 바다‘는 ‘회복‘이라면 ‘연애소설...‘은 ‘상실‘이므로. 상실을 잊고 싶다면 노인처럼 연애소설을 읽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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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창가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권남희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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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출판사에서 다른 번역이 나왔기에 재독. 예전판은 김난주 번역가, 이번판은 권남희 번역가. 예전판 번역은 예전판스럽고, 이번판은 이번판스럽다. 읽기 편하기론 권남희 역, 노스탤지어는 김난주 역. 교육/양육할 대상이 있다면 필독하자. 그 대상에게 축복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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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 픽션 - 당신이 사랑한 작가들은 모두 이 책으로 소설 쓰기를 배웠다
재닛 버로웨이 지음, 문지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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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소개된 참고 및 추천 원서를 모조리 샀다.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소설작법서로 대단히 소소하게 친절하다.


[소설의 '대화'에서 모든 것을 드러내지 말고 감추는 것이 더 효과적인 감정의 확대를 빚어낸다]는 부분에서 "대화의 목적은 드러내는 것에도 있지만 감추는 것에도 있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은 전율이 일었다.


이 사람, 뭘 안다.

나는 모르는 걸 이 사람은 안다.


독서할만한 책은 바로 그런 이가 쓴 책일 것이다. 


인용된 소설은 한글 번역본이 없기에 그 모든 것을 새로이 해낸 문지혁 작가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이건, 번역을 해 본 사람만이 그 별스러운 노고를 안다. 그 정도로 특별한 수고란 말이다.


절반쯤 읽는데 하루가 걸렸다.

밑줄 치다가 중단했다. 

거의 모든 말에 치게 된다.


픽션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혹은 쓰고 있지만 또 다른 시작이 필요하다면, 읽자. 

결국 당신은 어떤 종류의 경험이 당신이 쓰는 이야기를 위한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키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이 쌓여가는 것을 보면 놀랄 것이다. 마치 당신의 삶이 당신에게 글쓰기 재료를 제공해주기 위해 일하는 것처럼 느낄지도 모른다. - P41

문학은 우리에게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감정을 제공한다. - P57

소설은 인물과 사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어떤 생각을 담고 있어야만 한다. - P57

어떤 디테일들이 "이야기 속의 행동으로부터 의미를 축적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작동하는 과정에서 상징적"이 된다고 적는다. "디테일은 이야기의 문자적 수준에서 본질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도, 표면뿐 아니라 심층에도 작용하면서 이야기를 모든 방향으로 커져나가게 한다." - P68

(감정표현은)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정확한 것을 찾아야 한다. - P78

자연스럽게 들리는 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세심한 편집이 필요하다. 적당한 위치에 놓인 독백은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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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에프 모던 클래식
애니 프루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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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프루를 채 드러내지 못한 작지 않은 번역 오류.

2차 본에서도 해내지 못했다.



'벌거숭이 소(2006년 번역본)', '가죽 벗긴 소(2017년 번역본)'로 번역된 제목의 단편 중 일부다. 주인공인 메로가 60년 간 떠나 있던 고향으로 돌아가는 계기.

동생 롤로의 죽음.

발톱이 날카로운 에뮤 새의 공격으로 배가 갈리고 내장을 먹히면서 죽음을 맞이한 장면이다.


it laid him open from belly to breakfast


롤로가 지팡이로 새를 쫓으려다 되공격을 받고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


애니 프루 소설은 많은 경우 그렇지만, 묘사가 노골적이다.

그게 애니 프루다.


광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간군상의 다채로운 갈등양상을 그만의 처절하리만치 잔혹한 묘사로 서사해낸다. 거기에는 작가 나름의 의도가 있다. 특히 이 단편은 '자연과 인간'의 첨예한 대립...자연에 등 돌리고 자연에 위해를 가한 인간에게 자연이 돌려주는 응징이란 무거운 주제를 일상사처럼 변주하고 있다.


이 장면을 보라. 

에뮤(자연)를 지팡이로 쫓으려다 내장을 먹히고 마는 잔혹성.


한글번역은 두 가지가 있다. 

[미디어2.0[에서 2006년에 나온 조동섭 역/2017년에[ f(에프)[에서 나온 전하림 역.


먼저 조동섭 역 버전.



fight it off with his cane

지팡이로 에뮤 새를 쫓으려 하다

----------->일을 손에서 떼어 놓으시려 애쓰셨지만


but it laid him open from belly to breakfast

도리어 에뮤 새가 아버지(롤로)의 배를 가르고 아침으로 먹어 버렸다

------->아침 드실 때까지 곯아 떨어지도록 일하시곤 했죠


해석도 틀렸지만, 애니 프루의 의도된 '잔혹성', 제거됐다.


전하림 역 버전.



그놈한테 배를 깊게 배여서 아침으로 먹은 것까지 나올 정도였다.


조동섭 역보다는 애니 프루에 근접했다. 그런데 아침으로 먹은 것까지 나온 게 아니라 

에뮤 새의 아침밥이 된 것.


두 번역자는 애니 프루의 잔혹성에 다가가지 못했거나 완전히 드러내지 못했다.

도대체 롤로는 어떻게 죽었다는 것인지, 언급이 없게 된 셈이니까.


그러나 조동섭 번역가의 전체적인 번역은 아주 훌륭하다.

영어와 한글의 구조상 어려운 '순차 번역'을 달성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linen runner'를 '달리기 주자의 흰 런닝'이라고 번역하는 오류도 안타깝지만(식탁 위에 장식으로 까는 길쭉한 장식보를 말한다)

그 외에는 까다로운 애니 프루의 원문을 아주 잘 살렸다.


그러나 저 롤로의 죽음 부분은 안타깝게도 치명적이다.

롤로가 에뮤에게 먹힌 것을 잠에 곯아떨어졌다고 했으니...


소설의 서두 부분에서도 조동섭 번역본이 원문에 근접해 있다.


2017년의 전하림 역본은 서두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hustler'는 '야망가'에 가까운데 

덜렁 '사기꾼'으로 번역해, 풋나기에 시골뜨기 메로를 '사기꾼'으로 전락시켜 놓았다.


개정판이 개정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으니 우리는 아직, 애니 프루를 완전히 만난 게 아니다. 


제목도 아쉽다.


Half-Skinned Steer=>반 정도 벗기다 만 소


그런데 제목은 1차 본이 '벌거숭이 소'==> 전부 다 벗긴 이미지

2차 본이 '가죽 벗긴 소'===>역시 전부 다 벗긴 이미지


이 소설에서 'half'라는 단어는 '숨'이다.

전체를 관통하는 맥이란 소리다.


인간에 의해 자행된 폭력에 상처입은 자연을 빗댄 것이다.

가죽을 벗기다 말고(차라리 다 벗겨 죽이는 게 덜 잔인하다) 그 소가 보는 데서 그 소혀를 날것으로 먹는 인간들.

반만 가죽을 벗기다 만 소가사라졌다가 메로(환상 속이지만)와 조우한다는 결말.


자, 어떤가.


'다 벗긴'것과 '반만 벗긴' 것의 차이가 없다고 보이는지?


애니 프루는 소의 가죽을 반만 벗기고 싶어했다. 전부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애니 프루는 아직,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


제목부터 틀렸으므로.

제목은 소설의 주제가 응축된, 소설의 정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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