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소확혐이다. 소소하게 확실한 혐오의 기억. 이런 뜻인가?
소소하지만 나쁜 기억들, 살다 보면 있다. 좋은 기억들보다 이런 나쁜 기억들은 몹시 집요하다. 젖은 휴지처럼 내 살에 축축하게 들어붙어 떨어질 줄 모른다. 떨어뜨리려 털어내면 털어내려면 손에 가 붙어버린다. 나쁜 기억들에는 나쁜 감정이 들러붙기 때문이다. 좋은 기억들은 음미하다 사라진다. 되새길 때마다 물탄 듯 농도가 옅어진다. 나쁜 기억은 반대다. 되새길 때마다 술탄 듯 농도가 짙어진다. 더 취한다. '감정'이 가미되면서 맛은 드럽게 없으면서 기분 나쁘게 취하게만 하는, 이름 없는 싸구려 칵테일처럼.
이런 소확혐은 편집증적인 집착이 된다고, 소아과 닥터인 저자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