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 선택에 직면한다. 크던 작던 시간을 따라 흘러가는 일은 앞에 펼쳐진 무수히 많은 갈래에서 어느 한쪽으로 가는 일을 선택하는 일이다. 선택이 힘겨운 건 어느 하나를 가지게 될 때 다른 하나와는 이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광석은 노래했다  매일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고.

트리즈라는 개념은 구소련의 알츠슐러 박사가 창안한 개념으로, 발명과 같은 작업에 응용하기 위해서 창안된, 문제해결을 위해 생각하는 방식인 듯하다  위키백과에 찾아보니 뭔가 개념이 엄청 복잡하고 어려운데 이 책에 나와 있눈 사례들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무수히 많은 난관들을 헤차고 나가는 방법에 응용해서인지 쉽게 와 닿았다.

고민이 생기는 이유는 양자택일 중 하나를 포기하기 싫기 때문이다. 밤에 통닭이 먹고 싶다. 어떻게 하면 될까 . 그냥 먹으면 되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건강을 걱정한다면 먹지 말아야 한더. 이럴 때 우리는 두 가지 공동 목표가 생긴다. 통닭을 먹고 싶은 목표, 살을 더 찌우지 않고 싶은 목표. 그리고 이 두 가지 목표는 서로 모순된다. 두 선택지의 목적은 각각 미각 만족과 다이어트다. 그리고 수단은 먹는다와 안먹는다로 상호 모순이다. 그리고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이 예가 책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쓰면서 떠올린 거라 적절한 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호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꼼수들을 생각해내는 것이 트리즈의 기본 개념인 것 같다.

책에 나와 았는 예는 다양하다. 자기자본으로 커피숍을 하고 싶은데 종잣돈 2천만원으로 구할 수 있는 공간은 10평 남짓한 무허가 건물로 영업허가가 나지 않는다. 수단으로 돈을 빌리는 선택지가 엤으나 카페 장사와 모순점에 위험부담 회피라는 또다른 공동 목표가 있다. 민들레 영토는 이 두 가지 모순된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문화 공간으로서 입장료를 받고 들어오면 커피와 음료는 공짜다. 트리즈로 탄생시킨 새로운 개념의 문화공간인 것이다.

여기에서 제사하는 일상적 상황에서 트리즈라는 개념은 사실 두 가지 선택지에서 하나를 고를 때 곰곰히 생각하라는 넓은 개념의 사고 방식에서 본다면 그리 새로울 게 없다.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단점과 장점을 따져보게 되고 새로운 대안이나 꼼수를 떠올릴 수 있으므로.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책에서 소개된 많은 이야기들은 그 이야기 자체로서도 흥미롭고 트리즈를 통해 극복해나간 사례들이 (교회 부흥회를 떠올리기는 하나 교회 부흥회 만큼) 흥미롭다.

제주도는 성공적인 고유의 자영업이 다른 대도시애 비해 많은 것 같다. 커피숍들도 광주 시내에선 체인점 아닌 곳을 보기 힘든데 제주도에는 아기자기하고 특색있는 작은 점포들이 특히 많다. 하다 못해 중산간 구석에서 파는 화덕 피자도 규모는 작지만 갖출 것은 제대로 갖춰 정통 이태리식으로 구워낸다. 어쩌면 트리즈로 이루어낸 작은 점포들의 성공은 이런 건강한 생태적 환경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대기업의 자본의 횡포로는 이길 수 대항할 수 없눈 것들이 많으니까. 

책은 홍팀장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트리즈를 통해 해결하고 주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스트리텔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홍팀장이 트리즈를 접한 후 주변의 지인의 여러 문제들, 사업자금 문제, 왕따문제, 커피나무 문제, 부부갈등 문제 등을 해결한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유용했지만 사람이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소한 문제들을 겪으며 살아가는지 이해의 폭도 넓힐 수있었다.

민들레 영토, 사려니 숲길 표고 버섯 농장, 올레시장 제일떡집 오메기 떡, 서귀포 매일 시장 골목 금복식당(된장, 고추장도 판매) 보리밥정식, 허름한 식당,서귀포 아케이트 상가 후문방향) COREA COFFEE, 흑돈향 등도 언급되어 있는데 어떤 것은 트리즈의 도움으로 어러움을 극복한 점포들이고 또 어떤 것들은 트리즈 투어 때 아이디어를 참조하라고 함께 간 식당으로 모두 제주에 실제로 엤는 점포들이다. 표고 농장은 직접 따서 날 걸 먹어볼 수 있대고, 코리아 커피는 제주에서 트리즈로 재배 방법을 개량하여 직접 재배한 커피를 고객이 직접 로스팅해서 마실 수 있는 커피집이다. 이번 여름에 꼭 들려보려고 메모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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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향나무 2016-08-06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히는 틀린 말입니다.
곰곰이가 맞습니다.

CREBBP 2016-08-06 12:10   좋아요 0 | URL
지적 감사합니다. 고치겠습니다.
 
먼지에서 우주까지 - 이외수의 깨어있는 삶에 관한 이야기
이외수.하창수 지음 / 김영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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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통하는 게 있다. 그래서 둘이 얘기했는데 그 얘기를 독자들도 궁금할까봐 책으로 냈다. 이외수와 동향이다.  친구들은 그가 장발로 술집을 돌아다니며 얻어마시거나 쏘거나 하던 시절에 실제로 그를 닭갈비집에서 가끔 보았다고 했었다. 그 때 천상병과 또 누구더라 다른 한사람과 함께 한국의 3대 기인이라 불렸었는데, 무엇보다도 누구와도 잘 어울리고 세속적인 욕심이 없이 해맑아보여(외모는 절대로 해맑지 않았지만) 좋아했었다. 게다가 개천에서 용났다고 tv문학관에서 채택될만큼 알아주고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소설가가 같은 고향 사람이니 왜 자랑스럽지 않았겠는가. 춘천 사람들은 로맨틱하고, 춘천 사람들은 문학적이고, 또 춘천 사람들은 감성적이어야 했다  아침마다 버스 창밖으러 소양강 호수에서 피어나는 물안개를 보면서 잠을 깨었던 사람이라면 춘천 사람이라는 태그에 감성이 함께 묻어다녀야 한다는 의무감도 함께 지니고 다녔다. 


티브이를 출연하고 광고도 하고 또 SNS 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동안 그가 소설가라던가 예술인이라는 생각은 점점 히미해졌다. 몇년전 10년만에 소설을 냈는데 단편집이었다. 그동안 가벼운 아포리즘과 에세이류의 책을 냈는데, 아 맞다 글쓰기 책도 냈더라. 집에 하악하악을 비롯해 몇권있는데 별 감흥이 없어 몇년전에 낸 단편집에 관심이 없었고, 그냥 티브이나 출연하고 SNS나 하는게 낫겠다 싶었던 참에 새 책을 보게 되었다.


내가 좀 싫어하는 주제가 있는데, 유에프오가 있다 없다 신이 있다 없다. 탤레파시가 있다 없다 영적 세상이 있다 없다 논하는 거다.   그런 주제의 책은 열심히 읽어도 읽으나마나 독자가 얻는 게 별로 없다. 지식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감동을 받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도 아니다. 공감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어차피 허구이므로 형식을 갖춰서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소설로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꽉막힌 과학자마냥 현재 인정하고 있는 정상 과학만이 진리라고 믿는 것은 아니다. 과학에도 엄청난 홀이 있으며 명쾌한 해답이 나오기 전까지 우리는 어떤 가설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순수한 가설아라 하더라더 그것을 주장하려면 그 가설에는 근거와 논리가 있어야 읽는 사람이 흥미롭다.  아무 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이나 어린 아이 말고, 무뇌인 일베들 말고, 물리와 화학과 그런 기본적인 과학적 법칙이 이미 확립되어져 있어서 그걸 깬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는 걸 아는 성인인 독자들에게 주장하려면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서 먼저 그런 독자를 혹하게 만드는 데이터, 구체적인 뭔가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나한테는 너무 어려워 죽겠다고 느꼈던 유전 관련서나 건강관련서 중 내가 진짜로 재밌게 느낀 것 흥미진진하게 느낀건 어떻게 어떤 실험을 했더니 어떤 결과들이 나오더라, 그래서 따져보니 이런 규칙이 있더라, 아마도 그래서 혹은 확실히 이런 현상의 이유는 무엇무엇이다 라고 말하며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끌어모아 설득하는 책들이다. 그러면 내가 그 책을 재미있게 읽는다. 이 책은 그러지 않고 소설가 이외수가 굉장히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자신의 생각들을 또다른 소설과 하창수와 나누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내게는 흥미가 별로 없었다.  이런 대화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을 주위에 몇몇 안다. 그런 사람들이 그런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즐기지도 못하는 트랩된 상태가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읽히면 좋아할 거 같다.  나에게는 안좋았다. 


하창수는 이외수가 하는 말을 도를 깨우친 스승에게 배우듯 묻고 대답을 듣는다. 반대로 이외수는 이미 도를 터득한 듯 하창수가 질문하는 내용들을 주저없이 답한다. UFO 문제는 전근대적이라는 질타를 받아왔는데 얼마전 외계생명체에 대한 책을 펴낸 지영해교수와 최준식교수를 꼭 집어서 대학교수가 말해야 그나마 귀를 기울인다는 거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얘기하면 또 구라차는구나 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들었던 불통의 갭이란... 아무튼 두 교수의 대담집은 나도 읽었는데 교수라는 권위가 (그것도 한 분은 옥스포드 교수) 책의 홍보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과 과학성을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영적 세계에 대한 체험이란 철저히 비물리적이라는 사실입니다 54


이렇게 하나마나한 소리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진리가 될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나에게는 아니다. 이 책의 주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파악한 대로 말하면, 이외수는 임사 체험 , 4차원 세계, UFO 텔레파시, 불가사의한 일들을 믿고, 정신은 육체와 별개라는 (퀘퀘묵은) 이원론을 믿는다.  또 그것만이 아닌게 자신의 이론이 따로 있어서 정신과 영 말고 또다른 뭔가가 있는 듯하다. 먼지라는 주제는 다소 읽기에 따라서는 문학적이고도 철학적으로 읽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철학이 허술(망상에 근거한)해서 계속 거부감이 들었다. 이외수 사전도 있어서 종종 페이지에 소개되는데,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사전과 비슷한 개념이다.  철학적이라고 생각하면 철학적일 수 있겠는데, 나는 정상 철학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 눈에 보이지도 않고, 또 직접 경험했다는 사람을 내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도 없으며, 그 사람들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없는 기이한 것들과 영적인 것들을 소재로한 내용은 더욱 더 어렵다. 좋게 말하면 어렵다는 거지, 나쁘게 말하면 공상이고 허구다. 허구는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만나야  (나같은) 독자에게 가장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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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라슈 2016-06-22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외수가 벽오금학도 정도의 소설만 꾸준히 써 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이외수씨 초창기 수필집들도 참 좋았는데 최근에 나온 책들 보면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CREBBP 2016-06-26 21:16   좋아요 0 | URL
최근에 나온 책 중에서도 도무지 뭘 얘기하고 싶어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는 내용이었어요. sns 활동으로 트통령으로 불렀다고 들었는데, 실제 파워와 가상 파워 사이에서 자아가 붕 뜬건 아닌지.. 주장하는 내용이 아리송했죠. 머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책 내는 건 자유지만 맞아요. 들개 같은 소설 기억하는 독자는 한숨만 나옵니다.(답글 늦어서 죄송합니다. 지난 번에 보고 비처 답글 못달고 이제야..)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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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음들은 이제 내 청각 기억의 일부가 되었다. 테이프 속에 침묵이 흐른 뒤, 비극이 내는 소리들이 정적에게 자리를 양보 한 뒤, 나는 그것을 듣지 않는 편이 좋았을 거라는 사실을 알았고, 동시에 내 기억이 그것을 영원히 계속해서 재생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니, 그것들은 나와 관련된 죽음이 아니었고 나에게는 그 말을 들을 권리가 없었지만 죽은 사람들의 말과 목소리는 지친 동물을 집어삼키는 소용돌이처럼 나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112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 두목이었다. 한때 그는 세계에서 6번째로 부자였고, 한때 그의 개인 경호원만 2천명에 달했다. 이 정도라면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약 조직이 문제가 되는 건 단지 마약이 몸에 좋지 않고, 그래서 불법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마약밀매에 따르는 엄청난 이권이 조직폭력배의 세력을 키우고, 그것이 사회 전체에 스며들어 테러와 폭력이 일상화되고 그것이 구성원들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는데 있다. 


이 작품은 그 폭력과 광기의 시대에 직접적인 아무 연관도 없는 피해자가 되어 일상이 불안이 되어 버린 한 남자가 트라우마를 끌어 안고 젊은 날의 그 폭력의 기억을 환기하면서 시작된다. 운이 좋아 젊은 나이에 교수로 임용된 얌마라는 좋은 학점은 침대에서 먼저 결정하는 나름 대로의 자신의 질서 속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간다. 당구장은 그의 일상을 결정하는 한 공간인데, 여기서 20년간 수감되었다가 나온지 얼마 안되는 라베르데를 만난다. 


그리고 소설은 네 가지 이야기가 함께 엮여져 있다. 얌마라가 기억하는 라베르데와 그의 충격적 죽음, 그의 죽음에 동반되어 자신이 겪은 총격 피해와 그로 인한 트라우마 속에서 가정이 해체되어 가는 과정, 라베르데의 죽음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찾기 위해 그의 딸 마야를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 그리고 마야를 통해 듣는 마야의 엄마 일레인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대학 때 평화봉사단으로 콜롬비아에 와서 라베르데를 만난 일레인의 이야기다.  일레인의 시점으로 라베르데가 설명되고, 또한 미국인의 시점으로 콜롬비아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태생이 콜롬비아인인 화자 얌마라의 시점이 설명하지 못하는 것들을 풍부하게 담아낸다. 아이러닉하게도 평화봉사단으로 콜롬비아에 와서 일레인이 하던 일은 마을에 하수도를 놓고, 학교를 세우고, 하는 여러가지 일들도 있지만, 마을의 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해 코카인 재배 기술을 알려주는 것인 듯하다. 


한 시대가 지나고 또다른 시대가 오면 지나간 시대에 합법적이었던 일은 불법이 되고, 지나간 시대에 선의로 시작된 일이 또다른 시대에 악의와 탐욕의 핵이 된다. 파일러트였던 할아버지는 아들을 데리고 공중 비행쇼에 갔다가 비행기가 추락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고, 그 아들은 비행기 폭파로 인한 화상을 얼굴에 심고 마음에 박힌채로 살아가지만, 손자는 다시 비행기 조정석에 앉는다. 그리고 이 몰락한 귀족은 평화봉사단 실습중인 일레인의 하숙집이 된다. 도발적인 라베르데의 매력에 빠진 일레인은 라베르데와 결혼 후, 남편 라베르데가 갑작스레 수출이 중단된 마약 밀매 운송책이 된 사실을 알게 된다. 궁궐 같은 집을 지어놓고, 이쁜 딸을 낳아 놓고, 이번 한 번만 하면 20대에 평생을 먹고 살 부자가 될거라며 떠난 라베르데는 준비된 계략에 빠진 것처럼 이륙과 동시에 체포되고, 도망치다 발사한 총이 경찰에 맞아 20년형을 받게 된다. 그렇게 하여 일레인은 혼자서 딸을 키우게 되었고, 아버지는 죽은 줄로 알고 크게 된다. 


특별한 시대였어요. 그렇잖아요? 폭탄이 누구에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대. 와야 할 사람이 오지 않으면 다들 걱정을 하고, 자신이 잘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어디에 가장 가까운 공중전화가 있는지 알아야 하고, 공중전화가 없으면 전화를 빌려 쓸 수 있는 집을 알아내서 그 집 문을 두드려야만 하고. 우리는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 죽을 가능성에 매달리고,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 우리 가족들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그들을 안심시키는 일에 매 달리면서 살아야 했죠. 우리는 각자 집안에서 지냈죠. 기억해요? 공공 장소는 피했어요.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집, 친분이 깊지 않은 사람의 집 313


7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 중 몇이나, 마야나 나같은 사람 중 몇이나, 평화롭거나 보호받거나 적어도 불안정하지 않은 유년시절을 보냈는지, 그들 가운데 몇이나 자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가 - 전쟁을 선포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공식적인 전쟁이라는 것이 있다면  적어도 그런 전쟁이라도 선포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공포와 총소리와 폭탄 소리에 파묻히는 사이에 그 도시에서 사춘기를 보내고 두려움에 젖어 어른이 되었는지 - 내 도시에서 몇 사람이 어찌 되었든 자신들은 구원을 받았다고 느끼면서 도시를 떠났는지, 그리고 몇 사람이 자신들이 구원받을 때 화염에 휩싸인 도시에서 도피 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뭔가를 배반하고 있다고 느끼고, 난파선의 쥐떼처럼 변하고 있다고 느꼈는지 알고 싶다. '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어느 교만한 도시가 /어느 날 밤 내내 불타는 모습을 보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에게 얘기 해야겠노라/ 나는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서 그 도시가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았노라/ 어느 말발굽 아래로 장미꽃잎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아우렐리오 아우투로의 시다. 1929 년에 이 시를 발표했다.  그는 잘 나중에 자신의 꿈의 도시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방법이 없었고, 마치 쇳물이 자신에게 할당된 금영 속에 들어가서 쇠가 금형에 맞춰지듯 보고타가 어떻게 그 시구안에 들어가서 시구에 맞춰지게 되는지 알지 못했다.

도시는 불타는 밀림 속에서 넓적다리 처럼 타고 있었다
그리고 둥근 지붕이 무너지고 벽이 무너지고 있었다
넓은 거울 위로 무너지는 것처럼 사랑하는 목소리들 위로.
순수한 광휘가 질러대는 만 개의 날카로운 비명소리 347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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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미래 - 디지털 시대 너머 그들이 꿈꾸는 세계
토마스 슐츠 지음, 이덕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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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철학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올바른 기술을 개발해야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이다. 이것이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해서로운 제품을 개발한 다음 무료로 배포하는 방식을 거듭 고수한 이유다. 10년 넘게 무인자동차라는 아이디어에 매달려온 같은 맥락에서다. 오늘날 최고가 된 이유도 그것이다. 


구글 창업자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다. 애플의 스티브잡스처럼 드라마틱하게 쫓겨났다가 다시 되돌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한 때, 구글이 겉으로 보기에 승승장구했지만 이제 이익을 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전문 CEO인 에릭 슈미트에게 경영을 맡기고 두 사람은 살짝 경영의 일선에서 벗어났던 적이 있었다. 또한 삼두체제도 경험했다. 2001년 구글의 CEO로 취임한 에릭 슈미트는 10년간 구글의 빠른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기업을 성공적으로 신규 상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페이지와 브린은 대담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고삐를 틀어주었다. 


그들이 만난 1995년 인터넷 초창기에는 세상의 모든 정보가 서로 연결되는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던 시절이었다. 세상의 모든 정보가 연결된 글로벌 정보 공간을 갖게 된다는 상상은 천지개벽처럼 혁명적인 일이었다. 이러한 비전에 열광한 페이지와 브린은 웹페이지 내용을 보고 순서를 결정에서 보여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어떤 주제가 가장 중요한지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것을 연결하는 웹페이지가 가장 중요한 웹페이지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것이 아직까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구글의 철학과 기술을 반영한다. 


래리 페이지는 우리에게 아직 컴퓨터라는 개념이 낯설던 시대인 78년도에 이미 워드프로세서를 능숙하게 다루었고 초등학교에 다닐 때 에세이를 컴퓨터로 작성했다.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1995년 여름 스탠퍼드 대학에서 처음 만났다. 스텐포드는 1969년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에 처음 연결된 네 노드 중 하나로, 둘은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던 중 만났다.  최초로 인터넷 공간이 제공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만나 그 인터넷을 주무르는 세계의 1인자가 된 것이다. 


예술가들이 종종 꿈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래리 페이지의 검색 알고리즘에 대한 기본 아이디어도 꿈에서 얻었다고 한다.  웹사이트 전체를 다운로드한 다음 링크만 남겨둔 채 모두 지울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러면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는 프레임만 남고 거기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다. 꿈에서 깨어난 페이지는 종이에 자신의 꿈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구글 심장부를 차지하는 페이지랭크라는 알고리즘이다으로 발전한다. 


구글X는 미래 아이디어의 원천인 비밀연구소다.  우리에게 알려진 것 중 무인자동차와 구글 글래스를 이곳에서 만들었다.  에릭 슈미트가 구글의 새로운 CEO로 취임한 이후 브린이 맡아온 연구소다.  구글은 온갖 다양한 새로운 기술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작은 회사들을 사들여 엄청난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기존의 기업과 경쟁한다. 작은 크기의 인공위성 스카이박스는 앞으로 지구촌 구석구석의 사진을 찍어 팔게 될 것이다. 구글 생명과학 2팀에서 개발중인 의료진단기인 나노입자는 그것을 삼키면 입자들이 혈액 속을 돌아다니면 몸 안을 진찰한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무인자동차가 그토록 성공적으로 돌아다닐 줄 누가알았겠는가. 혈당측정 용 콘택트렌즈는 이미 시장  출시되었다.  갖다 대면 1초만에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완벽하게 진단하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한때는 인터넷 검색 엔진으로 새로운 문서를 검색하는데 6주가 걸렸다 지금은 유명 웹사이트는 새로운 블로그에 올라온 최신 내용을 보는데 채 1분이 걸리지 않는다 204


구글의 미래는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벨리 지사 편집장으로 활동하는 토마스 슐츠가 구글이라는 기업 내부를 직접 방문하여 구글의 생각을 포집한 것이다. 구글의 신기술에 대해서보다는 구글의 경영철학과 역사, 그리고 인력관리적인 면에 중점을 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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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차미혜 사진 / 난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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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막 서리가 내린 초 겨울이었다. 스물 세 살의 엄마는 엉금엉금 부엌으로 기어가 어디선가들은 대로 물을 끓이고 가위를 소독했다. 반짇고리 상자를 뒤져보니 작은 배내옷 하나를 만들 만한 흰 천이 있었다 산통을 참으며 무서워서 눈물이 떨어지는 대로 바느질을 했다 베네 옷을 다 만들고 강보로 쓸 홑이불을 꺼내놓고 점점 격렬하고 빠르게 되돌아오는 통증을 견뎠다.

마침내 혼자 아기를 낳았다. 혼자 탯줄을 잘랐다. 피 묻은 조그만 몸에다 방금 만든 배내옷을 입혔다. 죽지 마라 제발. 가느다란 소리로 우는 손바닥만한 아기를 안으며 되풀이해 중얼거렸다. 처음엔 꼭 감겨 있던 아기의 눈꺼풀이 한 시간이 흐르자 거짓말처럼 방긋 열렸다. 그 까만 눈에 눈을 맞추며 다시 중얼거렸다. 제발 죽지 마. 1시간쯤 더 흘러 아기는 죽었다. 죽은 아기를 가슴에 품고 모로 누워 그 몸이 점점 싸늘해지는 걸 견뎠다.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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