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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행 슬로보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평점 :
하루키의 이름만 보고 꺼내들었던 책인데, 단편집이다. 수록된 단편중에서 어떤 것은 잘 모르겠고, ('중국행 슬로보트',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어떤 것은 맘에 든다. ('오후의 마지막 잔디', '땅속 그녀의 작은 개',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나머지는 그냥 저냥 그렇다.
마지막에 수록된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이 단편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짐작할 수가 있다. 야구장에서 공이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가 될 수 있겠다'라는 마음을 먹었다고 하는 것 처럼,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있던 단어나 문장, 사람 등을 떠올리면서 써내려가다 보면 이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더욱 더 존경스러운 것은, 매일 하는 달리기 처럼, 매일매일 글을 쓴다는 것이다. 글은 엉덩이로 쓴다는 말 처럼, 순간의 영감으로 한 순간에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는 게 놀라운 일이다. 내가 잘 아는 주제, 하루의 일상을 가지고도 글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나로써는 작가라는 직업 자체가 존경스러워 지는 이유다.
하루키의 소설은 일반적인 서사에 익숙해져 있는 내게는 아리송하게 다가왔다. 기승전결의 구성으로 맺고 끊는 부분이 확실한 구성을 좋아했었는데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하루키의 소설은 문장 하나 하나가 주는 매력이 있다. 등장인물이 말하고, 생각하는 순간)에 대한 묘사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감정에 대한 묘사가 있다는 점이 좋다.
서사가 주는 즐거움과는 다른 매력, 하루키의 소설이 좋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