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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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중 고등학교 시절에 주로 보던 영화는 홍콩느와르 였다. 영웅본색, 첩혈쌍웅 같은 영화와 지존무상 같은 영화였는데, 주인공들은 주로 암흑가의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경찰의 역할이 부각되는 영화는 많지 않았다. 


고만고만한 제목 때문에 기억이 나질 않지만, 영화 말미에 홍콩 도심에서의 추격장면이 있는 영화가 있었다. 최근에는 영화 '감시자들'의 원작이라는 '천공의 눈'이 있었고, 예전에 성룡이 주연했던 '중안조'라는 영화도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이런 영화의 장면들이 하나 씩 떠올랐다. 


최근에 읽은 소설중에서 손에 꼽을 만한 책이다. 줄거리도 탄탄하고, 무엇보다도 영웅의 기원과 끝을 고스란히 담은 구성 (그것도 시간의 역순으로)이 좋았다. 원래 첫번째 챕터 부분은 단편소설로 만들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각각의 챕터가 완결성을 갖고 있으면서 하나의 줄기로 엮이는 것이 흥미로왔고, 마지막 부분의 결말은 내가 생각했던 것을 벗어난 반전이 숨어있었다. 


이렇게 괜찮은 작가의 소설을 자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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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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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평범한 도둑, 범죄자에, 사랑에 목숨을 거는 단순한 사람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교도소 생활을 거쳐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고, '밤의 기준'에 따라 사는 사람이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수도 있다는 신념하에 나쁜일을 하면서 좋은일도 하려고 하는, 적당히 타락한 사람인데, 읽다보면 딱히 나쁜놈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웠다. 


1920년대와 1930년 대 미국은 영화와 책으로만 접할 수 있는 시기고, 내가 주로 본 소설이나 영화는 이 책과 비슷한 마피아, 갱단, 밀주 등등 의 이야기들이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좀 이상하긴 하지만, 소설에서 눈에 들어온 부분은 교도소에서 책을 통해 사람이 변했다는 내용이었다. 출옥 후에 나누는 대화 중에 책을 읽고 변했다고 말하는 데, 정말 독서가 중요하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서점에 소개된 출판사 서평 만큼은 아니지만, 책의 구성이나 묘사는 충분히 생생하게 다가오고, 글의 구성도, 생각해보면 도식적인 부분도 많긴 하지만, 짜임새 있게 느껴진다. 이전에 영화 또는 책으로 접했던 작품들도 기본은 하는 (또는 기본 이상인) 작품들이었고, 이 책 역시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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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을 위한 변명 - 혁명가 정도전, 새로운 나라 조선을 설계하다
조유식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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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서 정도전이라는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내가 배웠던 역사가 전부는 아니 었다는 사실과 더불어서 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는 것.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의 시대에 최선을 다해 살아간 모습은 지금 내가 배워야할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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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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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런 사랑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첫 눈에 반해 열정적으로 끌리게 되는, 하지만 끝이 보이는 사랑. 사랑보다는 집착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랑. 해보지 않았다고 해도 한 번정도는 이런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아련한 첫사랑도 어쩌면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감정이 이성을 눈 멀게 하고, 그렇게 폭풍처럼 지나가는 감정이 사라지고 나면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게 되는 그런 사랑 말이다. 


시몽의 폴에 대한 사랑은 첫 눈에 반해버리고 그 열정을 주체못하고 오로지 폴에게만 집착하다가 끝나버린다. 폴과 로제의 사랑도 평범하다고 볼 수 는 없지만, 소나기처럼 지나가버린 사랑의 순간에 대한 감성이 이 소설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말은 아련하게 잊고 있었던 열정을 깨우는 말이었다. 하지만 내가 브람스를 좋아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 그런 감정과 그런 시절이 있었음을 일깨워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을 오래도록 식지 않게 간직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너무나 익숙해져서 일상이 되어버린 관계보다는 끊임없이 서로에게 사랑스러운 모습을 찾아내는 것. 내가 이 소설에서 본 것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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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행 슬로보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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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이름만 보고 꺼내들었던 책인데, 단편집이다. 수록된 단편중에서 어떤 것은 잘 모르겠고, ('중국행 슬로보트',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어떤 것은 맘에 든다. ('오후의 마지막 잔디', '땅속 그녀의 작은 개',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나머지는 그냥 저냥 그렇다.


마지막에 수록된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이 단편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짐작할 수가 있다. 야구장에서 공이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가 될 수 있겠다'라는 마음을 먹었다고 하는 것 처럼,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있던 단어나 문장, 사람 등을 떠올리면서 써내려가다 보면 이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더욱 더 존경스러운 것은, 매일 하는 달리기 처럼, 매일매일 글을 쓴다는 것이다. 글은 엉덩이로 쓴다는 말 처럼, 순간의 영감으로 한 순간에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는 게 놀라운 일이다. 내가 잘 아는 주제, 하루의 일상을 가지고도 글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나로써는 작가라는 직업 자체가 존경스러워 지는 이유다.


하루키의 소설은 일반적인 서사에 익숙해져 있는 내게는 아리송하게 다가왔다. 기승전결의 구성으로 맺고 끊는 부분이 확실한 구성을 좋아했었는데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하루키의 소설은 문장 하나 하나가 주는 매력이 있다. 등장인물이 말하고, 생각하는 순간)에 대한 묘사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감정에 대한 묘사가 있다는 점이 좋다.


서사가 주는 즐거움과는 다른 매력, 하루키의 소설이 좋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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