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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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빨강머리 앤'을 보고 자란 사람이라면 흥얼거리듯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 '주근깨 빼뺴마른 빨강머리 앤'으로 시작하는 그 노래다. 어릴 때 만화를 볼 때는 그냥 저냥 봤던 만화중 하나 였는데, 이렇게 책으로 되새겨 보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입양된 아이, 빨강머리에 주근깨, 농사일을 도와야 하는 남자아이가 필요했던 집에 잘못오게 된, 실수투성이의 아이.  아이는 매일매일 실수를 반복하면서 자란다. 그게 어디 앤 뿐일까? 우리 모두가 그렇게 자랐던 것 같다. 매일 매일 배우고 실수하고, 잘못하고 반성하면서.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도 비슷하다. 다만 실수가 허락되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는 게 다를 뿐이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제일 부럽고, 제일 갖고 싶은 것이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우는' 캔디처럼 결국엔 누군가 나를 구원해 줄 거라고 밎는 사람들 보다. 자신의 삶은 자기가 만들어가는 이런 캐릭터가 되는 것. 어쩌면 나도 바라고 있는 그것이다. 


위로받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 '아침이 있다는 것 매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는 말 처럼. 아직 오지 않은 내일과 이미 가버린 과거보다 새롭게 시작되는 '오늘'을 즐겁게 사는 것이야 말로 내가 이 책을 통해서 들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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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 - 하염없이 재밌고 쓸데없이 친절한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
정지영 지음 / 더블: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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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말처럼 이전에 읽었던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과 많이 비슷하지만 또 다른 책.  순례자의 길로 유명한 산티아고나 '와일드'의 배경이 었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처럼 안나푸르나도 관련 여행기가 많은 편이다. 하나같이 그 어렵고 힘든 길을 왜 걷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어왔는데. 이 책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맘에 와 닿은 부분은 '여행을 다녀오면 삶이 갑자기 변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부분이다. 유명 포털에 여행 카테고리가 등장하고, 매일마다 '떠나세요'라는 유혹의 문구가 등장하는 시절이다. 여행을 통해서 삶을 바꿨다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책을 출판하고, 하루 이틀, 일주일이 아니라 몇 년의 시절을 '노마드'로 떠다니는 청춘들도 부지기수인 세상이다. 다들 하나같이 여행이 내 삶을 바꿨다고 말하는 데, 저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을 조금씩 달라진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것 같지만 돌이켜 보면 수 많은 굴곡을 겪으면서 지금에 다다라 있는 것이 인생이다. 각자의 인생에는 나름이 이야기와 드라마가 있다. 여행을 가던 가지 않던 인생을 자기가 경험하고 느끼는 많큼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전혀 다른 환경에서 좀 더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도 사실이다. 가벼운 여행에서도 낮선 도시, 새로운 문화가 주는 그런 느낌이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드는 가 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다 읽어보면 왜 제목에 밀크티가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뭐 다 읽지 않더라도 저자는 자신의 밀크티에 대한 '사랑'을 가감없이 표현한다. 내 성격상 안나푸르나는 내가 제일 마지막에 가게 될 여행지가 되겠지만, 이렇게 생생한 여행기를 읽는 것 만으로도 아주 조금은, 그곳을 걷는 나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생생한 여행기가 주는 장점이다. 


감상에 치우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과 글'이 있는 아무 내용도 없는 여행기들이 범람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여행만이 특별하기 때문에, 남겨질 가치가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거기에는 진짜 여행이 담겨져 있지 않다. 모든 여행이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살아있는 여행기란 무릇 이런 게 아닐까? 읽다보면 에피소드마다 '나라도 그랬을 거야', 혹은 '나라도 그랬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여행을 가면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말로 치장된 책보다 이렇게 작가의 땀과 호흡이 느껴지는 책이 좋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어디든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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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것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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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애정하는 작가. 마음이 지치고 힘들때 정신 번쩍들게 하는 말도 좋고 내 감정과 생각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생각할때 가감없이 풀어내 준다.

˝진정으로 자유로워 지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책임과 통제, 자기 규율이 전제가 되어야만 한다.˝

자유롭다는 것이 타인의 간섭에서 해방되는 것이라면 나 자신에게 좀더 엄격해 질 필요가 있다.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작가 라고 할까? 그런데 본인은 정작 그런 일들을 불편해 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읽는 시간 만큼은 의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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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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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가깝게. 공감이라는 감정. 먼 것의 슬픔은 이해하려고 애쓰지만 가까운 것의 마음은 이해하려고 하지않는 것. 어느 정도는 괴물과 닮아 있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게 없다고 와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주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척 하는 사람들.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어서 친구의 마음과 진심을 알 수 있고 그래서 행동할 수 있는 주인공을 보면서 마음 한 구석이 찡해진다. 이해하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모습.

좋은 책. 좋은 글은 어떻게든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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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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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말 아프로헤어를 했기 때문에 퇴사를 한 것일까? 책 소개 글을 보면서 튀는 행동 때문에 회사를 나가게 된 이야기를 상상했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30여년간을 회사인간으로 살아오면서, 회사와 나를 동일시 하고, 사회구조도 회사인간과 나머지로 구분하는 일본에서, 멀쩡히 잘 다니는, 앞으로 더 다닐 수 있는, 꾸준한 수입이 보장되는 회사를 자발적으로 나간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일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당장의 의료보험을 걱정해야 하고, 집을 얻기위해 보증인을 내세우는 것과, 왜 집을 옮기려 하는 지 영문도 모른채 부동산 직원에게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는 모습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확실히 볼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자의로 혹은 타의에 의해서 언젠가는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요즘 같은 시절에는 늘 퇴사 이후를 준비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고, 회사를 그만 두고 나서도 많은 시간들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퇴사 이후의 생활은 천국도 지옥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창업이나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고, 젊어서 부터 꾸준히 은퇴 이후의 경제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저자도 이야기 하듯이, 경제 생활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수입이 없는 상태를 준비하는 이야기를 보면 '정말 가능할까?' 싶다가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당장 옷장을 열어보고, 냉장고를 열어보고, 책장과 가전제품을 보고 있으면 정말 이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절약과 인내의 삶이 아니라 그래도 행복하게,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법 - 엄밀히 말하면 지금보다 적게 쓰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이 대단해 보였다. 


물론 대기업을 다녔고,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적지 않은 퇴직금과, 혼자 살기 때문에 이런 저런 관계에서 오는 문제가 남다를 수 있지만, 은퇴 이후의 삶이 단순히 얼마를 모았고, 얼마를 쓰면서 살아야 하는가 와 같은 경제논리로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충분히 생각해 봐야 하는 것 같다. 퇴사를 결심하고 나서 '회사와 나'의 관계, '나와 일'의 관계를 능동적으로 가져가면서 '나의 삶'을 다시 찾아내는 모습은, '어쩔 수 없이 다니는 회사, 주는 만큼 일하자'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는 나를 다잡게 한다. 일단은 적극적으로 일에서 배우지만 일이, 회사가 내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인식하고, 같이 성장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이렇게 가볍게 보이는 책에서도 느끼는 것이 참 많다.  무작정 퇴사를 권하는 책이 아니다.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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