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
제현주 지음 / 어크로스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결론까지는 모르겠지만 책 읽는 내내,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꼈던 책.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스펙에 맞추어 그럭저럭 좋은 직장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얼마 가지 않아 허무감에 빠지게 된다. 그 지점을 향해 다른 모든 욕망은 미뤄두도록 강요받았는데, 그렇게 도달한 지점은 꽃길도 잔치마당도 안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방향을 선회하기도 쉽지 않다. 일단 그놈의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서부터 앞이 막막하기 십상이다. 일찍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만 좇아왔다면 걱정이 없을까? p.24


현실과 꿈의 사이에서, 그럭저럭 현실에 몸을 맡기고 자신의 꿈 보다는 내 가족들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살아가다가 어느덧 '공허함'과 마주할 때, 다시 시간을 돌릴수 도 없고, 그렇다고 모든걸 버리고 갈 수도 없고, 또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흘러보내다가 '내 이럴줄 알았다' 라는 시간을 만나게 되는 것.


일을 기꺼이 사랑한다고 해도 슬프고, 사랑의 마음을 거두려 애써도 괴롭긴 매한가지다. P.26


문제는 일에 너무 많은 의미를 쏟아넣으며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이 아니다. 일의 무엇에 의미를 부여하는지, 일의 무엇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지다. p.30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제일 공감되는 점은 소위 '자기계발'베스트 셀러들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라.', '꿈을 찾아라.' 같은 공허한 구호를 외쳐대는 책들, 자신의 성공담을 보편적인 성공론으로 포장하는 책들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저자가 직접 고민했던 점이 보이고, 놀이와 일, 일과 밥벌이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서술했다는 점이다.


누군가 처럼 '이렇게 하면 꿈을 찾을 수 있어!'라고 결론내리고, 이렇게 해!라는 방법론으로 치장하지는 않아서 좋다.  내가 유능해서 능력이 있어야 한다면 그건 시장이 원하고 남들처럼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가 잘하는 것을, 내 안에서 발견하고 키워서 '내리막 세상'을 뚫고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에게 내가 들었던 이야기이다. 


항상 남들과 비교하고, 더 많이 갖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을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삶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무리를 만들어 가는 것. 이런 것들이 어쩌면 그동안 내 마음속에서 '듣고 싶었던'말이었던 것 같다. 


조용한 곳에서 담담하게 들려주는 친구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느낌.  이 책을 읽고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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