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
이혜송.이혜홍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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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책을 받았을 때

함께 동봉된 네잎 클로버가 참 낯설었다.

화창한 날이 이어지는 나날이지만

화창한 아름다움 만큼 늘어가는 코로나 확진자 소식에 웅크려진 마음에

초록물을 톡 떨구는 느낌.

나를 알아서 하는 배려가 아니지만

낯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이 책이 그렇게 누군가에게 내밀어진 손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낯설고, 푸른 바람 같았다.

제목 처럼 500개의 질문이 담긴 책이다.

답은, 내가 적어넣어야 한다.

답을 할 수 있는 나 뿐이다.

그런데 프로롤그에서도 말하듯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은 엄청 잘 설명할 수 있지만

막상 자신에 대해 설명하라고 하면 버벅거린다는 사람 중에

슬프게도 나도 포함된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감춰진 나, 진짜 나, 내일의 나

모두 5 파트로 나누어진 질문들은

수학문제, 영어문제 마냥 답도 없고 물어볼 곳도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은 무엇이 있나요

처럼 객관적인 사실을 쓰면 되면 난이도 하의 질문부터

나도 모르게 회피하거나 모르는 척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라는 생각해본 적 없고, 웬지 생각하기 두려워지는

난이도 상의 질문도 있다.

(난이도 상의 질문은 주로 감춰진 나에 포진되어 있다. ㅠ.ㅜ)

질문 문항 수도 많고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도 다수라서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는 미션이 아니다.

그리고, 이건 불만이지만 별 수 없어 보이는 점은

답을 할 수 있는 면적이 제한적이라

혼돈의 낙서 따위를 용납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

한 권 안에서 소화하려면 어찌할 수 없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서 별도의 노트를 마련해서 좀 더 편하게 작성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러면 주변과 공유도 할 수 있겠다. 싶기는 한데...

작가와 출판사 분들에게 좋은 방법은 아니겠지? ^^;;

어떤 식으로든 한번쯤 자신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경험은, 내일의 나를 위한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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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전합니다 - 코로나 시대의 사랑과 슬픔과 위안
제니퍼 하우프트 외 69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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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백신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날이 풀리고 하늘이 아름다워지면서

코로나 감염자 수가 다시 늘고 있다.

조금만 더 조심스럽게 지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수위가

모두 같지가 않다보니

숨죽여 지내는 일이 바보같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각자에게 각자의 코로나가 아주 천천히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동시대에 동일한 어려움에 처했던 순간이 있었을까?

저 큰 바다 건너의 사람들의 일상에 공감할 수 있는 순간이 있었을까?

어쩌면 우리는 지구 위 인간의 역사 중 꽤나 어마어마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 바다 너머의 한 작가가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진 독립서점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로

인세를 기증할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한 원고를 모으기 시작했다.

70인의 글이 모이고

그들의 이야기는 바다 건너까지 도착했다.


우리에게 온라인 세상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온라인이 있기 이전의 시간에 코로나를 만나게 되었다면

우리는 좀 더 고립되고

좀 더 힘들게 이 시간을 지나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초창기에 모여진 글이라서

혼란스러움이 좀 더 크다.

코로나 속에서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난 후 만나게 된 그들의 이야기는

나와 닮거나

내 이웃, 친구 들의 지난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다.

이동이 어려운 형제와 부모의 집을 돌며

살갑게 포옹을 하지도 못하고

멀리 손인사를 나누고

잔뜩 사들고 온 식재료를 나누는 모습이 낯설지만

한국 땅에서라도 온라인 쇼핑이 익숙하지 않은 누군가를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의 모습이 많이 다르지 않았겠지.

온가족이 하루종일 한집에 있으면서

서툰 살림 솜씨가 들어나버린 여성들이 부지기수일터


달라진 생활에 적응한 건 아닐까 싶은

시간이 흘러버리면서

안부를 남긴 이들도

조금은 지쳤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언젠가 끝날 시간을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챙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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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왕 - 정치꾼 총리와 바보 아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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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변두리 로켓, 한자와 나오키는

기록할만한 시청률을 기록한 일본 드라마다.

각 작품은 기계공학? 기계산업분야와 은행의 이야기를 다루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른 작품들로 알고 있다.

그 드라마의 원작 작가가 한 사람이다.

기업 드라마 분야에서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늘을 나는 타이어는 단편 드라마로 제작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디테일한 묘사가 인상적이였다.

이번에는 정치다!

이전 작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정치인 아버지와 아들의 영혼? 정신이 뒤바뀐다는

현실적이지 않은 설정이 추가되는 지점이다.

다른 작품들은 철저한 현실극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정치라는 소재를 다루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장치는 필요한 것일까? 싶기도.

다만 비현설적이라고 생각되는 설정이

그래도 현실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설정을 열심히 잡아두었다는 점이

작가의 작품을 지키는 노력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 설정이 핵심적이며 복합적인 갈등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설정은 아닌 것도 같고.

바른 일을 하려는 꿈을 잊고 출세 지향의 정치가로 살아가는 아버지와

뭔 생각인지 모르겠고, 한자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날나리 아들의 영혼이 바뀐 상황에서

세습 정치, 기업 결탁, 자극적인 이슈 몰이만 하는 언론, 정당 이익과 개인적 안위 위주의 정치가 등

작가는 나름 혼신의 힘으로 재미있게 다루려고 한 것 같지만

절로 한숨이 나오는 정치계의 문제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슈화된다.

어쩌면 가장 판타지한 설정은

정치인 아버지들과 영혼이 뒤바뀐 자식들이

알고 보니 제정신으로 반듯한 사고를 지니고 있었다라는 부분이 아닐까?

작가의 바램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지금 제정신 못 차리는 기성세대와 다르게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다음 세대들은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다음 세상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거라고.

그 덕에 정치인의 몸에 들어간 아들의 시원한 일갈의 장면은 마치 고구마에 사이다를 들이붓는

쾌감을 느끼게 해줬다. 판타지하고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장면이라는 걸 알지만 위로가 되는 건

나름 간절하게 이런 순간들을 기다리기 때문이 아닐까?




최고의 엔터테이먼트 소설가라는 타이틀 답게

우당탕탕 하는 소동극의 재미와 희화화된 캐릭터 등

오락물로서의 재미도 수준급이다.

결말을 향해 몰아가는 재미가 꽤나 힘이 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재미 속에 묻혀있는 오래되고 간절한 바램를 되새길

뼈아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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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이웃
박애진 지음 / 들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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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 주변에

우리와 조금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꽤나 빈번하게 접하고

그래서 그 세계관을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야기 속의 존재들일 뿐인 그들이,

정말, 정말, 우리 옆에 있다면

지금 이 이야기 속의 사람들처럼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같은 존재들로 부터 인류를 구하거나

전혀 다른 존재들로부터 지구를 구하거나

자신들과 영역다툼을 하거나 하는

다른 존재라서 다르게 사는 그런 삶이 아니라

돈에 쪼들리고

마음에 드는 남자와의 관계를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맘에 드는 여자와의 관계를 어떻하면 좋을지 모르고

친구들과 엉켜버린 관계가 속을 태우는

나와 너가 살아가는 매일을

조금 다르기 때문에 조금 더 복잡하게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나, 너와 함께는

아마도 구미호가 아닐까 싶은 여성의 이야기다.

성인이 되면 더이상 늙지 않고 백년을 살아간다.

백년이 되었을 때 남자의 간을 먹고 천년을 살거나

남자의 아이를 낳아 유한한 생을 시작해야 하는 여자는

단지 늙지 않을 뿐인

사는데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가난한 삶을 살아간다.

늙지 않기 때문에

일정한 시기가 다가오면

가까운 이들과 쌓아두었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쌓아둔 경험과 능력을 사용할 수 없고

매번 새로운 삶을 일궈야하는 여성에게

이 생의 삶은 잔고와의 싸움일 뿐이다.

여유없는 삶에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는 일은 더 힘들고

만난 남자는 내 마음처럼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정말 읽고 있자니 진절머리가 난다.

무사히 늙어갈 수 있는 내 삶에 감사하고 싶을만큼.

하지만, 여주인공이니까...

결국 부러워진다. 여주인공에게는 질 수 밖에.


늑대라고 다 네 발로 뛰진 않는다는

제목에서부터 짐작 가능하듯이 늑대인간 이야기다.

풋익은 애정 이야기랄까.

그런데, 결국 다른 핏줄들은 다른 핏줄들끼리 끌리는 건가?

붉은 오렌지 주스는 앞서 두 이야기의 얌채같은 존재였던

뱀파이어의 친구 이야기.

애정 문제가 아니라서 오히려 좀 더 어려운 것 같은 이야기.

이웃이란

나와 내가 아닌 타인이 있어야 가능한 관계.

어차피 내가 아닌 존재는 무엇이든 다를 수 밖에 없는데

하나의 타인일 뿐인 누군가를 언제나 정중하게 대할 수 있는

이웃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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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문 특서 청소년문학 19
지혜진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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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렇게 책 읽다 펑펑 운 게 언제였더라.

보석보다 빛나는 맑은 하늘이 야속하게 서글픈 마음이 저며들었던 건 언제였더라.

울 일도, 서러움이 넘치는 일도

대한민국 곳곳에

전세계 곳곳에 끝을 모르고 벌어지고 있고

이 책 속의 백주는 가상의 세계 속 인물일 뿐이지만

악의도 없고

힘도 없고

성실할 뿐인

의지할 곳 없이

거센 세상에 휘둘리는 존재는

이 세상, 어딘가 우리와 함께 살고 있고

백주처럼 스러져버리고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

더 서럽고, 안타깝고, 목이 메이고, 방향을 모르는 분노를 부른다.



무당의 딸 기련

반역의 누명을 쓴 양반가의 딸 소애

가난하고 병약한 부모와 살아가는 백주, 백희 남매.

무언갈 선택한 적도 없는데

살아가기 위해 짐을 짊어져야 했던 아이들.

정해진 운명 속에서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이 최선인 아이들에게

생은 언제나 더 가혹해진다.

부당하고 폭압적인 세상의 폭력을 향해 분노할 여유도 없다.

우연히 보았던 다큐가 생각났다.

사회에서 밀려난 아이들을 모아서 농구단을 꾸린 감독의 인터뷰 장면이였는데

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기회의 문 따위는 없다고

단 하나의 문이 주어졌는데

실수 한 번으로 그 문은 닫힐 수 있다고.

저 아이들의 세상도 그랬다.

그깟 문도 문이라고.


작가의 생각을 잘 모르겠다.

죽은 자만이 나가는 문을 통해

나간 아이들이 만나게 될 새로운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른 세상이 아닌데,

어떻게 다른 삶을 살 거라고 기대할 수 있는지.

기댈 곳도 없고, 돈도 없고, 힘도 없고,

심지어 신분도 숨기며 다녀야 하는 쫓기는 신세의 아이들이

죽은 자들의 문을 통해 나왔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걸 기대할 수 있는 건지.

감상적인 바램일 뿐인 결말이 좀 무책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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