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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이웃
박애진 지음 / 들녘 / 2021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 주변에
우리와 조금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꽤나 빈번하게 접하고
그래서 그 세계관을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야기 속의 존재들일 뿐인 그들이,
정말, 정말, 우리 옆에 있다면
지금 이 이야기 속의 사람들처럼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같은 존재들로 부터 인류를 구하거나
전혀 다른 존재들로부터 지구를 구하거나
자신들과 영역다툼을 하거나 하는
다른 존재라서 다르게 사는 그런 삶이 아니라
돈에 쪼들리고
마음에 드는 남자와의 관계를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맘에 드는 여자와의 관계를 어떻하면 좋을지 모르고
친구들과 엉켜버린 관계가 속을 태우는
나와 너가 살아가는 매일을
조금 다르기 때문에 조금 더 복잡하게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나, 너와 함께는
아마도 구미호가 아닐까 싶은 여성의 이야기다.
성인이 되면 더이상 늙지 않고 백년을 살아간다.
백년이 되었을 때 남자의 간을 먹고 천년을 살거나
남자의 아이를 낳아 유한한 생을 시작해야 하는 여자는
단지 늙지 않을 뿐인
사는데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가난한 삶을 살아간다.
늙지 않기 때문에
일정한 시기가 다가오면
가까운 이들과 쌓아두었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쌓아둔 경험과 능력을 사용할 수 없고
매번 새로운 삶을 일궈야하는 여성에게
이 생의 삶은 잔고와의 싸움일 뿐이다.
여유없는 삶에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는 일은 더 힘들고
만난 남자는 내 마음처럼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정말 읽고 있자니 진절머리가 난다.
무사히 늙어갈 수 있는 내 삶에 감사하고 싶을만큼.
하지만, 여주인공이니까...
결국 부러워진다. 여주인공에게는 질 수 밖에.
늑대라고 다 네 발로 뛰진 않는다는
제목에서부터 짐작 가능하듯이 늑대인간 이야기다.
풋익은 애정 이야기랄까.
그런데, 결국 다른 핏줄들은 다른 핏줄들끼리 끌리는 건가?
붉은 오렌지 주스는 앞서 두 이야기의 얌채같은 존재였던
뱀파이어의 친구 이야기.
애정 문제가 아니라서 오히려 좀 더 어려운 것 같은 이야기.
이웃이란
나와 내가 아닌 타인이 있어야 가능한 관계.
어차피 내가 아닌 존재는 무엇이든 다를 수 밖에 없는데
하나의 타인일 뿐인 누군가를 언제나 정중하게 대할 수 있는
이웃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