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여행 중 - 떠남을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 두근두근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귀영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나여행중 #가쿠타미츠요 #박귀영 옮김 #티라미수 #북리뷰 #서평단당첨 #book #bookreview
‘<종이달>작가 가쿠타 미츠요의 공감 백개 21 (세어보니 22개국이다)개국 청춘 여행기‘라는 부제가 붙은 “언제나 여행 중”을 읽었다. 여행 가기 전부터 온갖 걱정을 하고, 길치인 저자 가쿠다 미츠요는 그래도 가고 싶은 곳은 꼭 가보고, 보고 싶은 것은 꼭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나랑 비슷..) 글의 진도가 안나가면 셀프 통조림을 해서라도 분위기를 바꿔보겠다고 나서고 해서, 여러 나라를 방문했는데, 이 책은 그 나라의 소개가 아니라, 작가가 그 나라에서 받은 첫인상, 그 나라 사람들에게서 받은 영감을 쓴 글이다. 1967 년생인데, 방문했던 시기는 작가의 2, 30대 시절이라 요즘 분위기와는 다를 수가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좀 답답했다. 각 나라의 방문 시기라도 대략 표시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지만, 각 나라별로, 또는 도시별로 스템프가 찍혀 있어서 재미있고, 책 아래 페이지에는 비행기가 조금씩 다른 위치에 찍혀 있어서, 책장을 사르르 펼치면 비행기가 움직인다. 기발하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만난 사람들은 “여기 사람이 살고 있어요“ 라는 향기를 계속 내뿜는다. 결국 어디나 다 같다는 이야기. 분위기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해도, 어디나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작가의 글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종이달>도 꼭 읽어보겠다고 다짐 중이다.

책 속으로.
p26> 그 마을에 흐르는 시간 축에 쓱 숨어들 수 있을 때가 있다. 어떤 마을이든 대체로 머문 지 사흘이나 나흘째에 그때가 찾아온다. 그곳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일상을 피부로 이해하고, 자신이 그 안으로 녹아들었다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
p148> 근거 없는 공포 혹은 불안에 휩싸여 꼭 가고 싶은 곳에 가지 않고,꼭 보고 싶은 것을 보지 않는다면 삶의 일부를 하나씩 포기해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난스러운 것 같지만 사실이다. 이탈리아 박물관에 가고 싶으면서 가지 않는 것과 배가 고파 먹을거리를 사러 가고 싶은데 집을 나서지 않는 것은 내게 똑같은 의미다. 어쩐지 무섭다고 이탈리아 여행을 포기해버리면, 나는 곧장 그대로 집에 틀어박혀 밖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만년이지나도변하지않는부의진실 #마음부자들의7가지성공원칙 #팀샌더스 #권혜아 옮김 #비전코리아 #북리뷰 #서평단당첨 #book #bookreview

팀 샌더스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연자라고 한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절망의 나락에 빠져 있을 때 어린 시절부터 가장 힘이 되었던 빌리 할머니의 가르침으로 벗어났고 그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진정한 부자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며 마음 부자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결국 나 자신이 우뚝 설 수 있을 때 자신감이 충만할 때 마음 부자가 될 수 있으며, 그런 마음으로 주변에 베풀 때 더욱 삶이 충만해 진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빌리 할머니의 가르침을 7가지 원칙으로 나누고, 각 원칙을 알고, 내 것이 되기 위해서 실천해야할 훈련 과제를 제공한다. 그러면서, 원칙대로 살려면 시간과 열정, 또한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인내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원칙 1..마음에 좋은 양식을 공급하라.
원칙 2..대화를 발전시켜라.
원칙 3..감사의 근육을 단련시켜라.
원칙 4..나누면 풍요로워진다.
원칙 5..자신을 준비하라.
원칙 6..자신감의 균형을 맞춰라.
원칙 7..약속하고 약속 지키기.

죽 읽다보면,,
결국은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잘 쓰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뉴스들을 멀리하고, 가능한 좋은 책, 긍정적인 뉴스들을 접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나 자신도 좋은 분위기를 풍기는 좋은 사람, 긍정적인 사람이 된다. 그 후, 그렇게 쌓은 좋은 영향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공유하라는 것이다. 이를 이해서는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하고, 다른 사람들뿐 아니라 자신과의 대화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유도해야 한다. 또한 일에 너무 몰두하다보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져서 균형을 잃게 되므로, 스스로 통제를 잘 해야 한다. 바쁘고 힘들수록 휴식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신뢰 받는 사람이 되려면 약속을 꼭 지켜야한다. 스스로와도.

TV를 멀리하고 양서를 읽으라는 조언은 어릴 때 부터 많이 받아왔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진 않았다. 더구나 나는 추리물을 좋아해서, 온갖 범죄가 난무하는 영화, TV시리즈, 소설 등을 많이 접했는데..이 책을 읽다보니 그것부터 끊어야하는구나 싶은데...(하..가능할까?)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진정한 자신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 절대자에 대한 믿음으로 이뤄져 있다고 강변한다. 신앙인이 아니라도, 사회에 공통적인 정의 등 common sense 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넣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정말 훌륭한 할머니를 가졌구나 싶었는데,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마음이 먹먹해졌다. 빌리 할머니는 타고난 멋진 사람이기도 했겠지만, 손자를 곁에 두고 보호하면서, 손자에게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었다는. 그로인해 할머니와 손자는 서로에게 의존하며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나는 누구에게 이런 멋진 피드백을 주는 사람일까..책을 덮으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좋은 구절이 많지만 한 가지만 꼽자면..
p17> 세상에는 은행에 모아놓은 돈이 많아서 부자인 사람도 있지만, 마음이 풍요로워서 부자인 사람도 있단다. 이런 두 번째 부자는 네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수 있는 거지. 네 마음에 있는 돈은 너 말고는 아무도 가져갈 수가 없거든. 영원히 네 마음속에 있는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 만든 여자들
설재인 지음 / 카멜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설재인 작가의 첫 소설집 ‘내-가 만든 여자들’을 읽었다. 요즘 등단하지 않고 바로 출판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나로선 처음 접하는 케이스이다.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소설가로 데뷔하다니. 하고 싶은 것은 언젠가는 하게 되어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13편의 작품이 담겨있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요즘 젊은이들의 심정은 이렇구나. 특히 여자들은 이렇게 느끼는 구나.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자괴감. 사랑이 어긋났을 때. 사회의 온갖 부조리를 겪으면서 다져지는 마음들...그런 중에도 사랑은 피어나고, 아파하고, 또 완성되어 간다.

“쓰기야 쓰는데 자꾸 자기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 어떤 것이었느냐 하면, 내게 경험이 너무 적다는, 글감이 별로 없다는, 특히 타인의 시선보다 아래 높이 즈음에 무릎을 꿇고 돈을 벌어 본 일이 없으니 내가 쓰는 모든 글이 한낱 샌님의 징징거림에 불과하다는 반성과 의구심이 고개를 슬그머니 쳐들고 나를 노려보았다. - 처음 본 언니의 손을 잡고 집에 올 때 (p179)”
이 페이지를 읽는 순간, 작가의 내밀한 자기 고백 그대로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단편들 주제가 참으로 다양하다. 작가가 글감을 찾기 위해서만은 아니었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느끼고 관계 맺은 그 이야기들이 풀어져 있다.

13편의 글 중에 특히 <유하에게> <회송> <바지락 봉지>가 마음에 들어온다. 고르고 보니 다 사랑이야기...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아픈 과정을 겪으며 사랑이 완성되어 가는 점이 좋았다.
#내가만든여자들 #설재인 #카멜북스 #소설 #소설추천 #북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쿄 X 라이프스타일 - 당신의 취향이 비즈니스가 되는 곳
정지원.정혜선.황지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도쿄라이프스타일 #정지원 #정혜선 #황지현 #미래의창 #북리뷰 #서평단당첨 #book #bookreview #서평
.

부제가 “당신의 취향이 비즈니스가 되는 곳” 으로 브랜드 마케터 <맥락을 팔아라> 저자(정지원씨가 공통됨) 가 발견한 도쿄 라이프 스타일의 맥락이라는 표지 설명이 붙어 있다. 저자가 ‘일의 감각’이 필요해서 찾기 시작한 ‘감각 자본’이 충만한 도시인 도쿄, 일본 특유의 그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 ‘타쿠미’가 미묘하게 차별화하여 사람의 마음을 끌어 당기는 곳 도쿄에 대해서 시부야, 신주쿠, 긴자, 오모테산도, 나카메루로 등 도쿄에서 가장 분주한 몇 지역을 산책하듯 구석구석 조명하고 있다.
총 5개의 목차 (和-왜 도쿄의 라이프스타일인가, 本-본질에 집중한 브랜드 깊이있는 제안으로 이어지다, 合-유기적 결합 특별한 합을 만들다, 外-의외성 생각의 관점을 바꾸다, 好-취향 원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수렴시키다) 로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책을 덮으며 목차만 훓어 봐도 어떤 브랜드였는지, 어떤 주제였는지 바로 기억난다. 그만큼 임팩트가 있다.
.
.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내면서 얼마나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놀라곤 하는데, 우리 윗세대들은 과거 급격한 외적인 변화 (경제적, 사회적) 에 적응하느라 발버둥치며 살았다고 한다면, 우리들 또는 앞으로의 세대들은 정신적인 변화, 가치관의 변화가 급격한 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밀레니움 세대, Z세대로 분류되는 세대는 트렌드나 남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잣대로 살아가고 소비하려고 한다. 이런 추세에 맞춰서 브랜드도 변해야 하고, 살아내야 하는 세대들도 그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하는지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도쿄 스타일이 좀 있으면 서울에 들어오고, 다시 중국으로 흘러간다고 하지 않는가. 최근 그 추세는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어쩌면 거의 동시다발적이 될 수도 있지만.
.

우리가 흔히 지적하는 “완벽을 추구하며 세밀하고 치밀한” 일본인의 성향에 “좋아서 하는” 무심한 취향까지 더해져서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런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 옆에 있다는 것. 땅덩어리를 떼어서 어디 멀리 보낼 수도 없고. 그렇다면, 잘하는 것, 좋은 것은 열심히 배워서 우리도 잘 해야 하지 않을까. 거기에 한국인의 ‘흥’도 넣어서 더 잘하면 되지 않을까?
후에 상황이 좋아지면 꼭 아이들과 함께 도쿄를 이 책을 들고, 골목골목을 따라서 걷고 싶다.
.

책 속으로
p037> 그 어느 때보다 물자가 풍부한 시대지만 그 중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내게 가치 있는 물건이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p107> 전통적인 시장 구조에서는 ‘고객의 지갑에서 얼마를 가져올지’가 중요했다면, 현재 풀랫폼 시장의 구조에서는 고객의 지갑이 아닌 고객의 ‘시간’을 얼마나 가져올지가 중요해졌다.
p112> 현재 무언가를 가장 잘한다는 브랜드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변화의 시대에 변화가 시작되는 예민한 지점을 짚어내고 그것을 현재의 언어, 시각, 문화적 언어로 해석하고 소화하는 것 말이다. 성공하는 마케팅의 핵심은 ‘현재성’에 있다. 변화의 속도나 강도가 남다른 지금, 우리가 대체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세밀한 관찰과 날카로운 판단이 필요하다.
p305> 좋은 제품 뒤에는 언제나 그에 걸맞은 문화적 배경이 있으며, 좋은 브랜드를 소개하는건 그 브랜드의 문화를 소개하는 것과 같다.

미래의 창 출판사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벽의열기 #가르도시피테르 #김재형 옮김 #무소의뿔 #북리뷰 #서평 #서평단당첨 #book #bookreview

헝가리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미클로스는 스웨덴의 한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중 결핵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전쟁 전에 서점을 운영하던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어온 미클로스는, 어느 날 자신처럼 살아남은 헝가리 여인(30살 이하) 117명에게 편지를 보낸다. 117명 중 18명이 답장을 해 왔고, 미클로스는 그 중 릴리와 계속 편지를 주고 받는다.( 1명만 고른 줄 알았더니, 7명이 더 있었다..총 8명!) 릴리는 엑셰 재활센터에서 치료중이었고, 그들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사람들, 시한부라 더 이상 감정 소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이들, 1945년 9월부터 1946년 2월까지 거의 매일 편지를 주고 받고, 중간에 미클로스가 릴리를 찾아 가고, 스톡홀름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그 과정에 미클로스의 결핵은 기적처럼 완쾌된다.

이 책은 가르도시 피테르의 부모님 실화라고 한다. 두 연인은 결혼하고 계속 헝가리에서 살았기 때문에, 모르긴 몰라도 그 이후의 삶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1998년 아버지 미클로스가 죽은 후, 어머니 릴리가 아들 가르도시에게 주고 받은 편지를 처음 공개했다고. 가르도시 피테르는 그 편지를 근거로 이 소설을 썼고, 직접 영화로도 만들었다. 6월 21일, 2019년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상영을 했는데, 상영하는 날 도서전에 방문을 했음에도 일정 때문에 보지 못한 것이 참 후회스럽다. 실화가 아니라고 했어도 충분히 감동스러운 이야기. 실화이기 때문에 더욱 감정이 벅차 오르는 이야기. 더 이상의 희망이 없을 때에도, 미래를 꿈꾸며 다른 길을 시도하고 다른 방법을 뚫어나가는 인간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두 주인공이 생사의 기로에서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이 참 눈물 난다. 수용소에서 발견되었을 때 29킬로였던 미클로스. 알몸 상태로 독일군 장교 외투를 간신히 구해 입고 엄지손가락만이 간신히 움직였다는 릴리. 인간이 어느 정도 까지 악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전쟁.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실화라는 것을 몰랐다. 가급적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볼 때 스포일러에 피해 받지 않으려 하는 편이라. 최소한의 정보만 접한다. 단지 영화로 만들어졌고, 작가가 감독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제목인 새벽의 열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읽다가 알게 되었다.
흔히들 내가 살아온 삶을 글로 쓰면 대하소설이야..라는 말을 많이 하고 많이 듣는다. 인간의 역사를 훑어보면, 어느 누구의 인생 하나 허투루인 것이 있으랴.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말이 바로 우리 인류가 살아온 길이다. 우리 모두의 미래는 보다 평탄했으면 좋겠는데.


책 속으로.
p287> 미클로스가 쓴 시 “한 스웨덴 소년에게”
넌 아무 것도 몰라, 어린 형제여
무엇이 대륙의 이마에 죽음의 검은 주름을 그리는지.
너에게 비행기는 새에 불과해
네가 사는 북쪽 나라의 별이 총총한 하늘에서 사라져가는

네가 뭘 알겠니 공습경보에 대해서 폭탄에 대해서
영화 속 지옥이 아니라 현실 속의 지옥에 대해서
시간의 물결은 세상의 공포를 침몰시키지 않았어
나의 형제여, 넌 진짜 악이 무엇인지 몰라

나의 형제여, 넌 표를 갖고 있었어
먹고 입는 데 필요한 표를, 그리고 넌 놀 수 있었어
죽음은 네 불행의 빵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지
너 같은 아이들이 한줌 연기로 사라졌어

언젠가 네가 어른이 되면
미소 짓는 헌신적인 금발머리 거인이 될 거야
우리가 지금 흘리는 눈물은 구름과 안개가 될 거야
우리의 현재는 과거가 되어 있을 거야

만일 네가 이 유혈의 시대를 회상한다면
창백한 어느 소년을 기억해
그의 장난감은 수류탄 파편이고
그의 경호원은 살인무기야

어린 형제여, 만일 네게 아들이 생긴다면
그에게 가르쳐 총칼은 절대 진실이 아니라고
세상의고통을 없애는 건
멀리 날아가는 로켓포가 아니라고

그리고 장난감 가게에 들르게 되면
납 병정도 무기도 사주지 마
대신 나무 조각을 사줘
그 아이가 죽이는 방법이 아니라 건설하는 법을 배우도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