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평점 :
쌤앤파커스 서평단 3기로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__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한반도> <고구려> 등 역사에 기초한 소설로 강한 인식을 남기고 있는 작가 김진명이 이번에는 <직지심체요절>을 주제로 한 강력한 책을 썼다. 소설을 읽다보면 이 책이 소설인지 진실인지 헷갈릴 만큼 정보의 토대도 탄탄하고, 책을 읽으면서 자꾸 다른 정보를 찾게 만든다.
_
이 책도 역시 그러하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재로 등재된 직지. 구텐베르크의 성경보다 78년 앞섰지만, 세계 最古이긴 하나 最高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 직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추적한다. 몇 달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사생아로 태어난 레오나르도가 방대한 지식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로 쏟아져 나온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텐베르크의 최초의 성경은 180부를 찍었다고 하는데, 우리의 금속 활자본으로는 10부 정도를 찍었다고 한다. 글자체를 미리 만들어 놓고 조판하는 것이 아니라, 인쇄본을 먼저 만든 다음 일일이 글자본을 새로 만든 다음 조판해서 인쇄하는 방식. 이렇다면, 진정 세계의 지적 수준을 넓히는 데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할 수 있다.
_
소설 직지로 돌아가면
서울대에서 라틴어를 강의하던 전교수가 참혹한 시체로 발견된다. 사회부 기자 기연은 사건을 취재하다가 교수 죽음의 배후에 직지심체요절이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교수가 해석해 낸 중세 교황의 편지에서 또 다른 단서를 찾아 유럽으로 향한다. 책에서는 아마도, 유럽에서 금속활자가 나오게 된 이유를 한국 (당시 고려)에서 금속활자를 만드는 기술이 건너간 것으로 드는 것 같은데, 2편에서는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가 궁금하다.
_
책을 읽기 전, 부제 <아모르 마네트>를 찾아보니 Tempus fugit, amor manet. 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는 표현. 혹시 고려인과 독일인의 사랑일까..아니면 사랑 때문에 금속 활자기술자를 따라간 고려 여인이 등장할까.
to be continued..2편으로.
_
책 속으로
p085> 책은 최고의 문화국만이 수출하는 거예요. 팔만대장경만 봐도 고려가 엄청남 문화국임을 알 수 있지만, 당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던 잠견지를 만들고 책을 수출하던 나라가 바로 고려예요.
p086> 직지는 나무에 글자를 새겨 이것을 주물사라는 모래속에 넣었다 뺌으로써 모래 속에 글자의 음각이 남도록 하고 탕로를 만들어 거기에 쇳물을 붓는 방식으로 활자가지쇄를 완성하는, 재미있고도 신기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