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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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은 작가의 “참 좋았다, 그치”를 읽었다.
사랑이 끝난 후의 이야기.
그 상실감을 극복해 가는 이야기.
엄마 입장에서
시간이 해결해 주더라는 상투적인 조언밖에 할 수 없지만.
감성적인 삽화도 넘 이쁘다.
오랜만에 소녀 감성으로 돌아가 흠뻑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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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 않은 기간, 5년여의 사랑이 끝나고
언제나 같이 하던 일상이 혼자가 되었다.
그러면서 마주치게 되는 현실.
담담히 맞이하다가, 울음을 터뜨리고.
시간은 무척이나 천천히 흘러가고, 계절도 천천히 지나가고.
그렇게 몇 계절이 지난 후, 비로소 홀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마음껏 사랑할 수 있어서 좋았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사랑이 가능한 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
내가 아닌 이의 삶에 기웃거릴 수 있는지
자문하게 되는.
의연히 일어서는 작가의 모습이 이쁘다.
다시 누구를 사랑하게 되더라도 내 자신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해 사랑 하라는 조언(?)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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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사무치게 아쉬웠다. 모든 일상은 그대로인데 더 이상 그 안에 실존할 수 없는 ‘우리’가 되었다는 것이.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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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만나지 못하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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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그렇게 사랑했고
너는 그 사랑을 잃었다.
그것이 네가 받은 충분한 벌이다.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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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래의 선로로 돌아가기까지는, 방향을 돌려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다. 나 역시 다를 리 없었다. 어느새 낯설어진 나의 궤도, 너를 만나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p63)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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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 '열심히'와 '적당히' 그 어디쯤을 살고 있는 오늘의 빵이
빵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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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이렇게살고있습니다 #빵이 글,그림 #에세이 #팩토리나인 #쌤앤파커스 #북리뷰 #서평단당첨 #book #bookreview #빵이에세이 #그림에세이 #여자공감 #공감웹툰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책 표지의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신청했는데, 내용도 공감이 빵빵 터진다.
이제 서른이 막 지난? 빵이의 직장 생활 이야기, 가족 이야기.
<‘열심히’와 ‘적당히’ 그 어디쯤을 살고 있는 오늘의 빵이> 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우리들 모두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지각할까봐 열심히 달려서 출근했지만, 회사 문 앞에서 바로 퇴근하고 싶은 심정.
(나는 전업주부로 살아서 그 심정은 모르지만, 다른 일에도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은 많다.) 여럿이 모여서 제3자의 흉을 보다가 허탈해 지는 심정. 나이 먹어가면서 좋아지는 점. 나의 지루하리만치 평범했던 삶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꿈이었던 점...등등.
나의 삶이 적당히 투영되기도 하고, 내 아이들의 생활이 보여서 계속 공감하며 웃었다.
내 아이들의 이야기는..흠.p232 의 스토리.
이번 휴가 때 그 얘기를 들었다.

잘 읽었습니다. 빵이 작가님, 작업 계속해 주시길 바래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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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 올려놓고 바라보면 무럭무럭 잘 크는 트렌디한 다육 생활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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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웬 존스의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를 읽었다.
이 책은 읽었다고 해야 하나..보았다고 해야 하나?
선인장을 비롯한 다육이를 키우는 가이드 책이다. 또 다른 가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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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잘 못 키워서, 들어오는 화초마다 수명이 짧은 터..얼마 전에는 공기 정화에 좋다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틸란드시아를 사와서 물 조절을 제대로 못해 썩혔다....하.이 경우는 너무 물을 많이 줘서. 그것도 방방이 놓는다고 여러 개 들여 놓고서는!!!
다육이 잘 키우는 친구가 키우기 쉽다고 열심히 설명해 주었는데 들어도 돌아서면 그만이었는데 그래도 그 교육의 효과가 있는지 이 책을 보니 그때 친구 집에서 보던 다육이가 많이 떠올랐다.
그림도 심플하고 특징을 잘 잡아 귀엽게 그려서 읽는 내내, 친구집에 있는 다육이를 떠올렸다.
날이 좀 풀리며, 나도 다육이 하나? 둘? 입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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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입부에 배꼽 잡게 하는 구절이 있다.
새 가족을 맞이할 준비물에..화분, 깔창, 흙 등이 죽 나열되는데, 맨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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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있으면 좋은 물건---“친구들이 성장을 멈추는 밤, 잠들기 전에 읽어줄 이야기들( 식물의 엄마아빠인 우리는 아주 진지하답니다!)”(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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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꺼내 놓고, 집안에 있는 식물과 대화하며 읽기 좋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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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노트 움직씨 퀴어 문학선 1
구묘진 지음, 방철환 옮김 / 움직씨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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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받는 가장 큰 고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잘못된 대우에서 오는 것이다.“- 구묘진(p74)
대만의 전설적인 천재소설가 구묘진의 첫 번째 장편 소설 “악어노트”를 읽었다. 소설로 분류되긴 하지만 읽다보면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글. 대학 시절 4년 동안 쓴 일기 (일기임이 분명하다!) 가 번갈아 나온다.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 법제화 국가인 대만의 “혼인평권”운동을 촉발한 소설이라고.
소설 중 주인공의 별명이 “라즈” 는 리더, 선동가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이후 레즈비언을 뜻하는 은어로 폭넓게 알려졌다고.
수령, 몽생, 초광, 탄탄, 지유, 소범..이 다섯 명의 사람들과의 인연이 들쑥날쑥하게 얽혀지면서 라즈의 정체성, 고민이 낱낱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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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내용은 단순(?)하다.
라즈는 천재이고, 그래서 너무나 많은 책을 읽고 사유하면서 이미 生에 대해 통달한 사람. 이해하기도 가까이 하기도 힘든 사람이다. 이런 그(그녀)를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해 준 사람이, 그리고 그(그녀)가 사랑하고 위안을 받는 사람이 하필이면 여자다. 그것만 빼면 라즈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 그토록 완벽한 파트너를 찾는 사람이, 찾을 기회가 어디 그렇게 흔한가. 그러나 사회는 아직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고, 라즈는 한편으로는 수령을 다른 남자와 결혼시키고 가까이에서 사는 방법도 생각하지만, 수령은 그 짐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다. 라즈가 떠났나? 그러면서 또 다른 커플들이 등장하고 힘들어한다.
성별을 떠나서 인간으로 새김하게 되면 아무 문제가 없게 된다.
한 인간이 한 인간을 자기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그래서 같이 있고 싶어하고..그러면 내버려두면 된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할 일은 하고, 둘이 사랑하고 살게 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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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회는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의 인간의 역사는 그렇지 않다. 끊임없이 간섭하고, 제도 안에서 숨 쉬어야 한다고 억압하고, 따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이라는 형벌도 불사한다. 그래서 개인은 괴롭다. 어쩌면 동물로서의 인간 사회에서는 당연한 과정일 수 있다. 남녀가 만나서 교접하고 후손을 낳아야 이 인간 사회가 이어지므로. 그런데, 모든 인간 개개인이 꼭 그렇게 후손을 남겨야하나? 이미 포화상태인 지구상에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결혼하고 후손을 낳고 싶은 사람은 낳고,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 그래도 될 텐데?
그냥 다양한 살아가는 모습을 인정해 주고, 그렇게 보듬어 나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개인에게 자기 행복 결정권을 주고 선택하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지구상 곳곳에서 여자를 하나의 가구 취급하는 작태가 만연한 현실에서 나도 여전히 꿈꾸고 있는가.
작가 구묘진이, 결국은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좀 더 버텼으면, 아니 최고의 사랑이 이미 곁을 떠났기 때문에 삶의 의미를 잃었는지도..(소설로 읽으면서 자전소설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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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고 미워했다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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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체서피크만에 자리잡은 라스섬을 배경으로 쌍둥이 자매의 언니 사라 루이즈 브래드쇼의 입장에서 쓴 성장 소설을 읽었다. 사라는 교사였던 어머니와 어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의 첫째로, 출생 당시 사경을 헤맸던 동생 캐롤라인에게 가족의 관심이 집중된 성장기를 보낸다. 치매증상이 있는 할머니, 이웃 소년 콜, 이웃 할아버지 하이럼 월리스 등 주변인물들도 뭐든 혼자서도 잘하는 사라에게보다 캐롤라인에게 더 관심과 사랑을 보낸다. 어릴 때부터 사라는 게 잡이를 하며 가족의 살림을 돕지만, 당연히 하던 일이 어떨 때는 화가 난다. 그래서 제목이 더 실감이 난다. 예쁘고 노래도 잘하는, 존재 자체로 빛나는 캐롤라인은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고, 뒤늦게 맹목적인 질투심에서 벗어난 사라는 자신의 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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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뭔가 스릴러한 풍이 느껴져서 사건이 벌어지나 했지만 그렇진 않다. 아주 담담하게 미국 섬마을 가족에게 벌어지는, 그러면서도 바로 우리 옆집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어쩌면 사라가 작가 자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우 솔직하다.
이 소설의 원제목은 “Jacob have I loved” 로 성경에 나오는 문구로, 원제목이 더 실감이 나지만, 우리말로 간단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궁금하면 책을 읽으세요!)
우리 속담에 “열 손가락 중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라는 속담이 있고, 또한 “열 손가락 다 깨물었을 때 새끼손가락이 더 아프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 두 속담이..이 소설을 그대로 말해 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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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키우면서, 가능한 공정하게 사랑하며 대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 각자는 그래도 뭔가 아쉽고 서러운 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읽으면서 계속 반성하며 읽었다. 그러면서, 사라가 자신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모색해서 안정을 찾아서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왜 또 어머니의 길을 따라가나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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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11> 어린 시절 나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허리까지 오는 습지의 수풀 속에 선 채 발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올라오는 차가운 진흙을 느끼며 따뜻한 봄의 첫날을 비밀스럽게 맞이하곤 했다.
p54> 나는 가족들이 내 존재를 깨닫고 내가 받아야 마땅한 모든 주의과 관심을 기울여 줄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p280> 사라 루이스, 아무도 네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마. 기회는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네 스스로가 만드는 거야. 얘야, 하지만 먼저 네가 원하는 것이 뭔지를 알아야 한단다.
p293> “오, 루이스, 아빠와 난 네가 보고 싶을 거야.”
나는 엄마의 말을 간절히 믿고 싶었다.
“정말이에요? 캐롤라인만큼요?”
“훨씬 더 많이.”
......마침내 이 섬을 떠나 내 쌍둥이의 길고 긴 그림자에서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나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게 해 준 그 단 한마디 말이 정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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