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고 미워했다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미국 체서피크만에 자리잡은 라스섬을 배경으로 쌍둥이 자매의 언니 사라 루이즈 브래드쇼의 입장에서 쓴 성장 소설을 읽었다. 사라는 교사였던 어머니와 어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의 첫째로, 출생 당시 사경을 헤맸던 동생 캐롤라인에게 가족의 관심이 집중된 성장기를 보낸다. 치매증상이 있는 할머니, 이웃 소년 콜, 이웃 할아버지 하이럼 월리스 등 주변인물들도 뭐든 혼자서도 잘하는 사라에게보다 캐롤라인에게 더 관심과 사랑을 보낸다. 어릴 때부터 사라는 게 잡이를 하며 가족의 살림을 돕지만, 당연히 하던 일이 어떨 때는 화가 난다. 그래서 제목이 더 실감이 난다. 예쁘고 노래도 잘하는, 존재 자체로 빛나는 캐롤라인은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고, 뒤늦게 맹목적인 질투심에서 벗어난 사라는 자신의 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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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뭔가 스릴러한 풍이 느껴져서 사건이 벌어지나 했지만 그렇진 않다. 아주 담담하게 미국 섬마을 가족에게 벌어지는, 그러면서도 바로 우리 옆집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어쩌면 사라가 작가 자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우 솔직하다.
이 소설의 원제목은 “Jacob have I loved” 로 성경에 나오는 문구로, 원제목이 더 실감이 나지만, 우리말로 간단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궁금하면 책을 읽으세요!)
우리 속담에 “열 손가락 중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라는 속담이 있고, 또한 “열 손가락 다 깨물었을 때 새끼손가락이 더 아프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 두 속담이..이 소설을 그대로 말해 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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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키우면서, 가능한 공정하게 사랑하며 대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 각자는 그래도 뭔가 아쉽고 서러운 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읽으면서 계속 반성하며 읽었다. 그러면서, 사라가 자신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모색해서 안정을 찾아서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왜 또 어머니의 길을 따라가나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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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11> 어린 시절 나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허리까지 오는 습지의 수풀 속에 선 채 발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올라오는 차가운 진흙을 느끼며 따뜻한 봄의 첫날을 비밀스럽게 맞이하곤 했다.
p54> 나는 가족들이 내 존재를 깨닫고 내가 받아야 마땅한 모든 주의과 관심을 기울여 줄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p280> 사라 루이스, 아무도 네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마. 기회는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네 스스로가 만드는 거야. 얘야, 하지만 먼저 네가 원하는 것이 뭔지를 알아야 한단다.
p293> “오, 루이스, 아빠와 난 네가 보고 싶을 거야.”
나는 엄마의 말을 간절히 믿고 싶었다.
“정말이에요? 캐롤라인만큼요?”
“훨씬 더 많이.”
......마침내 이 섬을 떠나 내 쌍둥이의 길고 긴 그림자에서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나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게 해 준 그 단 한마디 말이 정말 고마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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