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한 절망이 마음 속에 자라날 때

나와 우리 아이들의 삶이 어찌될까 두려워

한밤 중 아주 작은 소리에도 눈을 뜨게 될 때

나는 걸어가 몸을 누이네

야생오리가 물 위에 자신의 아름다움을 내려놓은 그곳에

큰 왜가리가 사는 그곳에

나는 야생피조물들의 평화속으로 들어가네

그들은 슬픔을 앞질러 생각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괴롭히지 않는다네

나는 고요한 물의 존재에게로 가네

그리고 느낀다네

내 머리 위로 낮엔 보이지 않던 별들이

이제 반짝이려고 기다리고 있음을

잠시 세상의 은총속에 쉬고 나면 나는 자유로워지네

 

 

웬들 베리

 

시를 읽는 순간만이라도 평화에 가 닿는 느낌

그 힘으로 절망과 분노를 넘어서 내가 어떤 평화의 모습에 갈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萬壽山)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苦樂)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모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啼昔山)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엣 풀이라도 태웠으면!

시_ 김소월 – 1902년 평안북도 구성군 외갓집에서 태어남. 백일 지난 뒤 평안북도 정주군 본가로 돌아옴. 시집으로 『진달래꽃』 『소월시초』가 있음.(1939년 소월의 스승 김억 엮음) 1934년 작고.


 

다시 읽어본다.   세상을 모르고 살았으면 했지만 그러지 못했구나. 세상을 알아서 그가 고통스러웠을까. 그 고통을 넘어서지 못한 아픔이 묵직하다.

 

세상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세상을 바로 알아서 고통을 넘어설 자신이 없을 때 무너지기도 한다. 고통도 받아들이고 존재를 있는 그대로 긍정할 때 그 순간이 행복이라고 하지만  앎과 삶이 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 손의 투수 봄나무 문학선
M. J. 아크 지음, 고정아 옮김, 문신기 그림 / 봄나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야구선수가 되고 싶은 노먼

화가가 되고 싶은 노먼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노먼

 

그 노먼이

독립기념일 날 아버지 가게에서 일을 돕다가

손 하나를 잃는 사고를 당해

 

손 하나로 어떻게 하지

신발끈 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야구를 어떻게 하지

궁리하는 노먼

 

한 손으로 신발 끈 매는 연습하고

글러브를 끼는 연습을 하는 노먼

친구가 놀릴 때는 화가 나기도 하지만

친구 리언과 함께 잘 넘기는 노먼

 

손 하나가 없지만 집안일은 그대로 시키는 엄마

숙제도 다 시키는 선생님

봐주는 않는 선생님과 엄마 덕분에

노먼은 스스로 헤쳐나가

 

노먼 잘 했어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어.

 

우리 모두 잘 해 나가기를

나쁜 일이 일어나도

좋은 일이 일어나도

함께 웃을 수 있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른 한 살 청년이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자살했다.

중학교 3학년이던 1997년

 IMF때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 집을 나가고

 

소년은 편의점,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자랐다

대학을 나와 삼성중공업에 들어갔으나 정리해고할 때

부양가족이 없는 그는 먼저 나왔다.

 

무엇을 할까

청년에게 주어진 일은 없다.

아파트를 담보로 편의점을 시작했다.

매출이 떨어져 빚은 늘어가고

청년은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었다.

죽은 뒤에도 문자 메시지는 왔다.

 

편안히 가기를 빈다. 그의 명복을 빈다.

남은 가족들이 빚에서 벗어나 평안할 수 있기를

 

경향신문 (3월 15일 )을 읽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mira 2013-03-1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먹먹하네요. 빛없는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

saint236 2013-03-1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빚이 없어야 하는데 빛이 없는 사회네요.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지음, 황문성 사진 / 비채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돌을 던지는 이에게 빵을 던져라

쉽지 않은 말이다. 던지는 돌을 피하고 옆으로 돌아 앉기도 어려운 노릇인데 빵을 던지라니

 

 

"왜 걱정하십니까?

걱정으로는 돌 하나 옮길 수 없다고 한다, 걱정을 내려놓고 걸을 수 있다면 좋겠다만 잠시 잊고 조팝나무 꽃이라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봄길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을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시인은 그렇게 걸어가고 있다, 걸어가고  있다. 봄길이라도 바라보자, 나는 지금 여기에서 그거라도 다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