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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16년 12월
평점 :
대한민국은 대내외적 측면에서 위기상황이다. 되서는 안 될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들 앞엔 참담함 뿐이다. 최순실이라는 물욕에 찌든 한 아줌마의 국정농단 스캔들은 해외에서 비웃음거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폐해 중 하나인 사드 배치는 이웃 중국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불가역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일본의 손을 들어준 위안부 협상문제는 소녀상 철거로 인해 일본의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승마를 위해 삼성의 돈이 필요했던 박대통령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승계를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왔다.
국민연금이 무엇인가? 한낱 평범한 국민 개개인이 피땀 흘려 벌은 돈에서 일부를 떼어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납부했던 노후 생활비다. 그리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은 그 납부된 연금을 잘 관리, 운용하라고 만든 정부유관기관이다. 이 기관이 대통령의 측근과 재벌을 위해 서슴없이 국민의 돈을 이용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법인의 주식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이 합병을 도우면서 수천억원대 손실을 봤다고 한다. 수천억원이 바로 우리의 돈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정치를 외면한 댓가는 너무나 뼈아팠고 재벌 위주의 경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시스템이 없었던 경제상황은 이제 호흡기를 뗄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인정받을 정도가 되었다. 한 재벌의 경영승계를 위해 모두가 나서는 이 비정상적인 상황이 자본주의의 본모습일까? 많은 애널리스트는 물론 소액주주 등 주요 주주들조차 반대 내지 부정적 의견을 지속적으로 보였던 이 합병은 이재용의 삼성을 위해 대통령과 정부가 ‘부역자’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던 정경유착의 가장 극명한 전형이기도 했다.
자본주의의 발상지와 마찬가지인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을까? 애플의 창업자이자 애플을 세계적인 IT기업으로 도약시킨 고 스티브잡스가 자신의 후손으로 하여금 애플의 경영승계에 집착했었나?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도 그랬었나 말이다. 절대 그러지 않았다.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이사가 청문회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재벌은 조폭문화와 다를 바가 없는 한국형 자본주의에서 가장 기형적인 형태다.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는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된 자본주의가 구축되고 시스템적으로 구동 되었는지에 대해 점검하고 분석하는 책이다. 대한민국에서 진정한 자본주의가 수용되고 발전하였는지를 확인하는데서 지금의 위기상황을 해결하는데 방향을 찾을 것으로 저자는 분석하고 있는 듯 하다. 즉 자본주의라고 흔히 칭하는 대한민국 경제가 정말로 제대로 된 자본주의에 입각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뤄졌다면 앞에서 언급한 정경유착형 경영승계 작업이 이뤄졌을리 만무한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제대로 된 자본주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혈연 중심의 재벌의 경영 세습의 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기업의 운영이 식견을 가진 전문경영인에 맡겨지기 보다 경영 세습을 통해 자리에 앉은 ‘그분’의 결정이 필수적이고 이는 모든 임직원들의 운명이 재벌의 손에 맡겨져 있다는 말이다. 또한 흙수저․금수저 논란은 물론 갈수록 벌어지는 소득격차는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가 아니라 신분사회화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또한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서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기 보다 재벌의 이익에 더 충성했음을 통해 정경유착의 다양한 사례들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 문제, 소득격차, 청년 실업 등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저자는 한국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적한다. 선진국은 일자리 자체가 부족하지만 국내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에 있으므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데, 이는 한국적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곳곳을 들여다 보면 어디 한구석 문제가 아닌 곳이 없다고들 한다. 특히 이번 국정농단 스캔들을 통해 기형적 한국식 자본주의의 폐해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진정한 자본주의에 입각한 시장주의 경제시스템이 가동된다면 자연스레 재벌의 해체도 가능할 것이다. 시기상 읽어볼 필요가 있는 적절한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