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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
권성욱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밀리터리 매니아 사이에서는 채승병씨와 함께 권성욱씨는 전쟁사 전문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데, 특히 20세기 들어 격동의 현장으로 안내했던 2차 세계대전을 중심으로 중일전쟁, 중국 군벌에 대한 역사서 까지 집필하는 등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는 사료 연구를 통한 전쟁사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의 경우 워낙 많은 국가들이 전쟁의 참화에 휩쓸린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롭게 공개되는 사료와 더불어, 전쟁의 참화를 겪은 이들의 증언과 전쟁사가들의 해석의 변화에 따라 종전과 다른 해석의 역사서들이 소개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아 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쟁의 승패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고 중요한 전투도 밀리터리 매니아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어도 새롭게 해석되는 주장이나 역사서에 흥미는 배가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2차 세계대전의 주요국을 제외한 국가들도 전쟁의 참화를 겪었고 국운의 변화를 감수해야 했지만 정작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져 왔었다. 저자는 여기에 주목해 <약소국의 제2차 세계대전사 : 승자의 전쟁 뒤에 가려진 또 하나의 세계사>를 발간했다. 유럽의 약소국들은 예상대로 오합지졸의 모습에 지나지 않은 역사를 남겼지만 에티오피아나 유럽에서도 핀란드는 용감히 싸웠다고 설명한다. 특히 “19세기 무기를 사용하는 15세기 군대”였던 에티오피아는 “처음 겪는 현대전”에 만만치 않게 저항했고 지형을 활용해 근접전투로 이탈리아에 대항했다.

덴마크는 개전 4시간만에 항복하는 촌극(?)을 벌였으며 루마니아는 독일편에서며 혹독한 댓가를 치루게 된다. 바로 소련의 위성국가로서 오랜기간 피지배를 받는 상황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알바니아, 불가리아 등 세계 대전 속에 휩쓸려 간 국가들의 국운을 살펴보면서 약소국들의 제2차 세계 대전이라는, 여지껏 이런 주제로 접근한 적이 없는 소중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이 책의 가치는 약소국들의 운명을 통해 현 국제정세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진심어린 충고도 중요하지만 서문에 나와 있는 저자의 발간의도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과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등은 가까운 과거라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고, 시간상 떨어져 있다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약소국들의 운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가 여전히 너무나도 나이브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한미동맹이 가지는 무게감과 동시에 한계도 정확히 인식해야만 작금의 세계 정세 불안을 직시하고 제대로 대응할 수 있으며 이 책이 많은 부분 시사점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는 과거에서 해답을 찾아야 함을 스스로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전쟁사로서 성과를 넘어 현 국제정세에서 우리가 어떻게 생존방안을 모색해야 할지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는,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