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 코로나19, 미중 신냉전, 한국의 선택
문정인 지음 / 청림출판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현 세계 정세는 그야말로 ‘시계제로’이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 책의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전 일본총리 아베는 “제3차 세계대전은 핵전쟁일줄 알았는데 정작 코로나19였다‘고 탄식했듯이 인류의 미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급속도로 악화될지도 모른다. 이런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코로나19로 더 가속화되었다. 하필 미중 패권경쟁이 급속도로 심화되고 있는 요즘, 코로나19가 중국으로부터 발생되어 각국의 속내가 불편하기만 하다. 일대일로라는 야심찬 중국몽 프로젝트는 각국에 호혜적 결과를 낳기 보다는 경제적으로 중국에 종속되어 버리면서 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더 안좋아 지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중국의 일만이 아니다. 주변에 중국, 러시아, 일본이라는 초강대국과 이웃한 우리는 바로 위에 주적 북한이 핵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의 우방 미국은 중국과의 마찰을 거부하지 않는다. 조공사관에 입각해 중국은 우리를 여전히 속국으로 본다.
이런 지정학적 정세와 세계 경제 위기를 감안할 때 약소국인 대한민국의 선택은 그야말로 줄타기 그 자체일 것이다. 해외정세에 정통하고 국가관 이해관계와 외교에 전문적 식견을 가진 전문가들의 조언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때다. 외교ㆍ안보ㆍ통일 분야의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자 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역임한 저자가 펴낸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은 이런 배경에서 볼 때 우리의 현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조언해 주는 책이다. 그리고 저자의 조언은 다양하고 많은 전문가들의 여러 조언 중 하나로서 꽤 비중있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저자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와 특히 더욱 가속화되는 미중간 패권경쟁 하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휩쓸릴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상황을 가정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조언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으로 새롭게 리셋될 수밖에 없는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심도있게 분석하는 점이 인상깊다. 대만과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는 중국이 언젠가 군사적 행동에 나선다면 우리의 고민도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저자가 통일외교안보 특보 시절은 물론 지금도 여전히 너무 유화적이다 못해 굴욕(?)을 느낄 정도로 북한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는 식의 발언이 오버랲 된다는 점이다. 평화를 구걸해서 절대로 평화를 얻은 역사는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저자의 조언은 현 세계정세와 극동을 둘러싼 패권경쟁에서 우리가 어떤 포지션인지 정도를 들여다 볼 때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주장하는 협력과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초월적 외교’전략은 고려 서희장군이 환생해도 풀지 못할 난제일 것이다. 백면서생의 탁상공론 같은 외교전략을 주변국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완벽한 결과물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래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