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yieh2000/220403387599

 

툭 내뱉는 것 같은 말투와 까칠함이 매력적인 오베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읽다보면 오베 할아버지가 까칠하다기 보다는 세상이 그리 만든것 같아 보였다. 나이 59세, 이 마을의 터줏대감이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을을 돌아보는 일과를 시작한다. 누군가의 눈에는 쓸데없는 짓이 아닌가 싶겠지만, 모든 일에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저 살아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순탄치는 않았다. 하지만 오베씨는 누군가를 탓하지 않았다. 다만 불평이 좀 많긴 했는데 사실 그이유에 대해서 공감된다. 오베씨는 부인을 만나기 전과 후로 인생을 말할 수 있었다. 그전에는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한 사람일뿐이였지만 소냐를 만나고 나서는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아마도 그런 인생을 쭉 누려왔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6개월전에 소냐가 세상을 떠나 버려 오베씨는 힘든 하루 하루를 맞이하고 있었다. 오베씨는 일방적인 성격으로 보이기 때문에 소냐처럼 통역관이 필요했다. 그녀의 눈에 남편은 까칠한 사람이 아니였다.


오베씨는 꽃을 들고 부인을 찾아갔다. 꽃 가격 때문에 점원과 잠깐의 실랑이도 벌였다. 늘 그런식이지만. 부인이 사고를 당한 후에도 오베씨는 많은 화이트 칼라와 수많은 싸움을 해야했다. 사고를 당해서 부인은 몸과 마음이 지쳤음에도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이 더욱더 오베씨를 분통 터뜨리게 만들었을 것이다. 허공에 되고 소리를 지르는게 나을 정도로 오베씨는 수많은 서류와 질리도록 싸워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깨달은 것은, 그 인간들에게 대답을 바라느니 스스로 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이였다. 아마도 오베씨가 융통성이 있었다면 사는 것이 덜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융통성 따위도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을 가진 인간들이였다. 서글프지만 그말에 공감이 된다. 전화를 들기 시작하면 최소한 몇사람을 거쳐야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하지만 전혀 익숙해지지는 않는다.


투닥투닥 거리면서 사람은 정이 든다. 오베씨같은 성격은 더더욱 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살아오면서 동네의 루베씨와 매번 싸웠지만 그가 치매에 걸려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렇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잡아먹을듯 '으르릉' 거렸을 것이다. 이제 오베씨는 그런것들이 그리웠다. 그녀가 했던 행동, 들었던 잔소리, 심지어 주먹을 들이 되며 덤벼들었던 루베까지 말이다. '툭'하면서 말을 던지지만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가 더 힘들어 한다.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성격이다. 오베씨는 지하철에서 뛰어내리려 했지만 갑작스레 쓰러진 사람을 구출해내기까지 한다. 이일이 알려져서 기자가 집까지 쫓아온다. "저리가" 하면서 파리 쫓듯이 쫓아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한다. 말과 마음이 따로 논다. 말은 거침없이 하지만 속마음은 따스하다. 부인을 따라가려고 했지만 오베씨의 계획처럼 순조롭지 않다.


처음에 오베씨는 목을 매서 죽으려고 천정에 구멍을 뚫었건만 망할놈의 끈이 끊어지고 만다. 어떻게 끈까지 이렇게 부실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오베는 그런 세상이 싫었다. 모든것이 이런식이다.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 된지도 모른다. 오베씨는 당연히 튼튼해야 하는 것이 이토록 부실하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을 구태의연하게 만들어버리는 사람들과 세상이 싫었다. 자신은 열심히 일한 것 밖에 없는데 컴퓨터를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로부터 은퇴를 권고 받았다.


읽는 내내 통쾌했다. 그러다가 약간 서글퍼지기도 했다. 오베씨의 잔잔한 복수가 달콤하기도 했다. 그러고 싶었던 적이 꽤 있었는데 오베씨는 앞뒤를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길고양이를 나몰라라 하지도 못하는 참 모지지 못한 양반이다. 차에 타는 사람들에게 신문지를 깔아대느라 좀 바쁘긴 했지만 더이상 신경쓰지 않는듯 하다.



<다산북스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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