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내 가여운 개미 vs 수박

 

 

개미에서는 '아련한', '절절한' 느낌이 드는 단편들이, 잊고 있었던 감정들을 불러 왔다.

가슴 한구석이 텅 비어 버린 듯한 가슴 아픈 느낌도 있었다.

눈물이 날까 말까 하게 눈동자에 맺혀있는 눈물도 있었다.  

 

 

 

 

 

 

 

 

 

수박은 '징글징글'한 느낌이였다. 사는게 참으로 징허다. 이보다 더 징한 일도 많다.

책이나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참을성이 부족해진 모양이다.

조금만 슬퍼도, 주인공이 죽으면, 복수에 주먹을 불끈 쥐면 더이상 보기가 싫다.

수박을 읽으면서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실사로 머릿속에서 그 상황이 생생하게 그려져서~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해서, 그랬던 모양이다.

가능하면 민폐형 사람들과 얽히고 싶지 않지만 살면서 그게 마음대로 된다면 좋은거지.

역시나 은연중에 민폐를 줬을지도 모른다.

 

 

언제였던가~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가면서 '그때 일'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괜시리 마음에 걸렸었나 보다. 핸드폰 너머의 친구는 '괜찮아' 언제적 일이냐,

혹은 아직도 기억해?' 라며 말해주었다.

전화는 모르겠다. 얼굴을 보지 않아서, 목소리만으로도 느껴지기도 하지만, 감이 멀다.

아마도 내 마음에 걸렸던 일보다, 친구가 아팠던 일을 사과해야 했을텐데.

종종 직설적인 말투가 미사일처럼 친구 가슴에 콕 박혀버린게 아닐까

걱정이 되었던 날도 있었지만

친구는 '너 원래 그러잖아.'라면서 위로아닌 위로를 해주었다. ​'고맙다'

몰랐다. 댐이 건설되기 전에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렇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아무것도.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물속에 잠기는 것도,

​어쩌면 댐안의 물이 사람들의 피눈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때론 가슴을 짓이기는 것처럼, 되돌이킬수 없는 일이다.

그전과 그후가 달라져 버린다. 어떻게 해야 '그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강산도 수십번씩 변하는데 사람이 변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

아픔을 자연스레 이겨내는 것도 삶의 한 몫일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 살아간다면 '공짜'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픔 마일리지도 적립해야, 나중에 행복 마일리지도 배로 돌아올지 모르잖아.

차라리 다행이다.

너무 좋은일만 생긴다면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을 것이다.

'적당한'게 너무 좋다.

개미를 읽으면서도 가족들을 생각했고 수박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사랑하는 가족들, 하지만 때론 원수가 될 수도 있다.

가족이라고 찰떡같이 마음이 잘 맞지는 않는다.

찰떡, 콩떡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런것도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란것을.

 

떡 먹고 싶다.

 

 

역시 사람은 단순한게 최고다.

머릿속이 복잡해져봤자 저녁에 잠만 설치고 다음날 탱탱 부은 얼굴을 보며서 하루가 우울해진다.

'나 두꺼비상인가봐. ' 그런 생각이 들면서 오만 짜증이~ ​

​짜증을 낼수록 얼굴만 더 미워진다.

웃으면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그래도 보기는 좋다.

잘 웃지 않아서 눈가에 절대 주름 잡히지 않는 상이니까. ​ㅋㅋ

개미는 읽으면서 '아프다는게' 나쁘지만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안에 소중한 사람의 추억이 있으니까. ​

아프다는 것 역시 여전히 '사랑' 하니까.

수박속에서는 그런 고통 따위 다 파먹어 버릴꺼야. 그럴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다.

최선을 다했으니까 나중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부분을 보살펴주고 나중에 끊어 내더라도 뒤돌아보지 않을 수 있으니까. ​

그래도 아프겠지만. ​

 

 

 

 

원문 http://blog.naver.com/yieh2000/220013639838

 

* 사진은 개미, 내가여운 개미와 수박 책표지입니다.

개미, 내 가여운 개미/류소영/작가정신/2013

수박/ 이은조/작가정신/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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