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에서 벗어나도 괜찮아 - 낯선 곳에서 주워 담은 청춘의 조각들
신소현 지음 / 팜파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때 낯선곳에서 길을 잃어 버렸다. 그때 얼마나 두려웠는지, 버스를 타고 종종 지나가던 길이였는데 매번 보아왔던 시골풍경이 거기서 거기인지라 몰라 보았던 것이다. 내게 길은 늘 그런 의미였다. 거기서 거기, 여기서 여기, 저기나 여기나 매 마찬가지였다. 낯선곳에서의 충격은 여전히 다른곳을 두렵게 만들었다. 길치의 가장 큰 문제는 표지판이나 없어지지 않을만한 건물을 찾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여기나 저기나 있을 법한 편의점이나 찾고 어디서나 볼만한 낯익은 건물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만다. 지금이야 표지판으로 인식하긴 하지만 여전히 머릿속은 띵하고 갈길을 잃어 버린 어린아이처럼 굴고 만다.

 

여행으로 새로움이나 창조의 길이 열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낯선곳에 머물면 현기증이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행복해하고 있다. 다행히도 나같은 사람이 있어서 산과 강이 덜 힘겨워한다는 것에 크나큰 위안을 얻고 있다. 이런식의 합리화도 괜찮은걸까?? 하여튼 이 책을 읽으면서 타인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나름의 재미를 느꼈다. 그래 그런 곳이 있구나, 그런 재미가 있구나, 타지에서 비빔밥을 먹으면 눈물이 날 것만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떡해서라도 해외를 나가야 한다면 고추장과 김치를 사수하리라. 뭐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겐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니까.

 

길 위에서 모든 진리가 펼쳐진다는 말이 떠올랐다. 여행자에게 여행은 그런 의미이리라. 내게는 매번 투덜거림의 연속이였고 지글지글한 자갈밭과 비슷했다. 얼마전에 차를 타고 돌고 돌아서 절벽으로 차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자체에 기적을 맛보며 최대한 긴 노선으로 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다. 이보다 더 멀리 갈수는 없으리라. 이정도 시간이라면 좀 오바해서 전국일주의 한 노선은 이미 훑지 않았을까 싶었다. 지나가면 그래도 추억이 되고 신선함이 되기도 한다. 역시 투덜거림의 추억이랄까.

 

여행은 그토록 소원하던 소통의 의미인것도 같다. 더 큰 세상을 만남으로써 다른 사람을 만나보며 더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간다. 이 책을 덤으로 나도 묻어가는 것이다.

 

 

북카페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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