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소비시대 알 권리 선택할 권리 - 한국인 식탁에 등장하는 GMO와 복제 쇠고기를 둘러싼 쟁점
김훈기 지음 / 동아시아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GMO에 대해서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두고 우리나라 정부와 개발자는 주로 '유전자 변형 생물체' 또는 '유전자 재조합 생명체'라고 부른다. (15쪽)

 

이 책을 읽기전에 심호흡을 해야한다. 다 읽고 나서 어제 저녁에 잠깐 방황을 했다. 그동안 맛있게 마셨던 라떼는 이제 안녕이다. 한동안 우유는 못 마실 것 같다. (이렇게 말했지만 다음날 우유가 남았다는 이유로 라떼를 마시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우유만 마시면 배에 가스 차고 부글부글 끓고 좋지 않은 이유가 있었던거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도대체 소비자가 권리를 행사 할 수는 있는지가 의문이다. 소비자는 봉이였던 거야. 행사하려면 항의 해야 하고 알 권리의 이유로 비싼 가격을 치뤄야 한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수많은 먹을 거리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두부를 고를때도 국내산 100%만 고집하지만 사면서도 반신반의 했다. 전에도 중국산이 판을 치면서 장을 보러갈때마다 여러가지 의구심이 들고 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믿고 먹어야 할지에 대해서 막막함을 느낀다.

 

저자의 말대로 댓가를 치르더라도 표시를 했다고 치자. GMO가 종자로 퍼지게 되면 바람에 날리고 이차저차하면 안전지대란 없는 거다. 역시 미국이란 나라는 존재 자체가 대박이다. GMO 작물 재배도 최고고 유기 작물도 최고라니, 재미있지 않는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일종의 공황상태에 빠진 듯한 느낌이였다. 모르는 게 약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전에부터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게 아니였는가. 다만 알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썩을때로 썩은 바닥을 어디서부터 뜯어내야 할지도 알 수가 없다. GMO는 식량난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했지만 대체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유전자 변형 생물체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책에도 소개되어 있다. 쉽지는 않았지만 그 생물체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겠다. 돈도 많이 들여서 그런 괴물을 만들어 낸 이유는 뭘까? 재미있는 것은 그것으로 식량난을 해결했느냐가 의문이다.

 

"2012년 9월 프랑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2년간 생체 실험을 한 결과 GM 옥수수 NK603이 종양을 비롯한 각종 장기 기능 이상을 일으켰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NK603은 바로 한국이 2002년 식용(2004년 사료용)으로 수입을 승인한 품목이다. 이미 10여 년간 한국 소비자가 섭취한 종류의 GM옥수수였다" (53쪽)

이 글만 읽더라도 충분히 공포스럽다. 사랑하는 강아지에게 사료를 먹였던 사람들은 또 얼마나 경악 하겠는가? 개 사료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료는 소나 돼지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먹었을지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였다. 그걸 또 우리는 맛있게 먹었으니까. 개인적으로 난 사료를 좋아하지 않았다. 동그란것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그냥 생각만으로 찜찜했던 것에 과학적인 지식까지 얹혀져서 내 생각을 고스란히 입증해주고 말았다. 내 짐작이 맞다고 좋을리는 없다.

 

미드가 판을 치는 시대에 살벌하고 무서운 이야기는 아무것도 아니였다. 복제 이야기도 나온다. 복제양 돌리가 한참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복제의 의미도 시작은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복제가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그리고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GMO에 이어서 복제 소나 돼지까지 등장해주니 머리를 앞 뒤로 사정없이 후려 갈겨 주는 것만 같다. 우리 모두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구의 말도 믿기가 어려워지는 시대에 도래해 버렸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아이들이 살아갈 이 터전을 위해서,열심히 농사짓는 분들을 위해서, 더욱더 먹을 거리에 대한 감시를 강화시켜야 한다. 벌써부터 힘이 빠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