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묵시록 - 하
신용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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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세자가 독살당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책으로 읽으니 씁쓸함이 또 다시 밀려온다. 역사의 어느 부분에서 부터 손을 되야 하는 걸까. 역사가 견적이 나오긴 할까. 견적을 낸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 "요동땅 내놓으시오. 그 땅은 원래부터 우리 땅이였소." 거참 찾아야 할 것도 돌려 받아야 할 것도 많지만 정작 우리는 반쪽이다. 사대부의 명분이라는 것은 자신들의 세력유지 그것뿐이란 말인가. 나라를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을까 싶었다. 알고는 있겠지. 알면서도 그러고 싶지 않은 것이 사대부들의 대단한 명분이기 때문이다. 소현세자의 동생인 봉림대군이 왕으로 등극하였지만 바로 효종. 서글프게도 소현세자의 명분을 이어나가고 싶지만 사대부의 벽은 너무 높았다. 왕권을 강화하려고만 하면 미친개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를 친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종을 왕으로 세우고 소현세자도 독살한 그들인데 무슨짓인들 못하겠는가.

 

왕이 되면 무엇하겠는가. 자신의 뜻대로 일을 처리할 수 없으니 말이다. 소현세자의 사상은 너무 드높았다. 신분제 철폐, 지금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신분제가 느껴지는데 그때의 뚜렷한 신분제를 철폐한다니 얼마나 괘씸한 노릇이였을까. 양반들이 그 꼴을 가만두고 보지 않았을 터였다. 청나라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면 우리가 힘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타국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강대국이 되었을 것이다. 지배만 당하지 않았더라도 가슴 아픈 역사를 쓰지 않아도 되었을 터였다. "자꾸만 왕의 앞길을 막는 것이오. 많이 배우면 뭐할꼬. 말도 안되는 말들을 그토록 논리정연하게 펼쳐서 왕의 앞길을 막으니 좋으시오. 그네들은 진즉에 무덤으로 들어가서 이런꼴 저런꼴 보지 않아도 되니 상관없다는 것이요. 이 사람들아." 하고 싶은 말은 참으로 많다. 그분들의 학식이 쓸데없이 높아서 말로는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다. 하긴 한마디만 하면 그네들의 입을 막아버릴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이 이거요." 라고 말하면 할말이 없을 것이다. 그러고도 입을 연다면 테이프를 붙여주고 싶다.

 

실화가 역사 속으로, 그것도 승자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 설화가 된다. 그리고 후대의 누군가가 그런 사실을 알아내고도 바로잡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역사 앞에서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 (뒷장에서) 그렇다. 우리가 몰랐다면 알아야 한다. 그것이 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책은 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http://cafe.naver.com/readbook.cafe 에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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