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네 집
김옥곤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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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네 집>이라는 책을 보며 제목이 촌스럽게 느껴졌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단편집이다. 두편의 단편이 끝나면 이 책의 제목과 같은 <미라네 집>이 등장한다. 이 책은 나이듬이 느껴지는 5.5~6.0의 연륜이 느껴졌다. 처음 단편을 읽으면서 한참을 헤매었던 것 같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유치원 선생님과의 추억의 시절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이제 그 어린 아이는 커서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유치원 선생님과 닮은 어떤 할머니를 바라보며 그 시절을 떠올린다. 처음의 지리한 느낌의 이야기속에서 아버지와 유치원 선생님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카메라는 그 순간을 그대로 담을 수 있지만,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흐릿해지고 퇴색되어 간다. 첫편을 어렵게 다 읽고 두 번째 이야기를 읽을 때도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간신히 짧막한 세번째 이야기 <신경초>를 읽으면서 집중 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기억에 자리잡고 있는 이야기가 어쩌면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중년의 남자가 회상하는 기억, 거기에는 그리운 사람이나 사랑이 있었다.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추억은 그 자리에 멈춰 있다. 겉모습만 나이를 먹는 것도 어쩌면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마음의 나이는 좀처럼 늙지 않으니까.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감정이란, 아무리 그게 좋은 감정이고 큰 사랑이라도 고통과 상처를 남기는 것 같아. 자긴 좋다고 손을 대는데도 움츠러드는 미모사처럼 말이야. (101쪽) 일방적인 감정은 상대방을 아프게 한다. 사랑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도 상대방도 상처받지 않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때문에 사람도 죽일 수 있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어려서 그럴수도 있고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서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분명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외에도 세상이 변화되어 가는 이야기도 있었다. 처음의 믿음은 순수하고 거룩했던 염원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퇴색되어 썩은 강바닥같은 느낌이 들었다. 교회의 정목사의 이야기속에서는 세월의 변화화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이해능력이 부족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참 지리하게 느껴졌다. 풍경을 묘사함에서는 섬세함이 느껴졌지만, 아련한 기억속의 느낌은 무덤덤하게 느껴졌다. 내가 아직 그 기억을 더듬기에는 세월이 아직인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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