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 예 교수의 먹고 사는 즐거움
예종석 지음, 임주리 그림 / 소모(SOMO)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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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삶이 허무해질지도 모른다. 어린시절 한적한 시골이였던 외가집 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가마솥에서 맛있는 쌀밥이 완성되어 갈때의 그 향기는 정말 좋다. 요즘 먹는 밥맛과는 완전 차원이 다르다. 요리는 손이 많이 가면 갈수록,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일수록 맛이 환상적이다.

대하는 노인의 굽은 허리도 펴준다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콜레스테롤 함량 때문에 대하를 꺼리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한다. 재료를 칼로리로 혹은 건강에 좋고 나쁘고로 구분하는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다. 사람마다 체질이나 건강에 따라서 다르고 지나치게 섭취만 하지 않는다면 나쁠 것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이 책에서는 요리가 가진 역사와 그 재료의 특성이 담겨 있다. 다양한 요리와 맛있는 밥집의 전화번호가 소개 되어 있어 입맛만 다시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영원한 것은 없다’ 라는 말처럼 그 맛을 그대로 유지해 주는 밥집이 사라져서 아쉽고 그 맛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컸다. 외식을 할때면 지인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밥집이 아니라 이 집은 가지 말아야 겠다고 하는 경우가 꽤 되었다. 주변의 음식점들을 하나 둘씩 지워나가고 있는 쓸쓸한 형편이다.

겨울에 차가운 냉면이 먹고 싶어도 찾지 못해서 아쉬웠다. 맛집을 찾아서는 어디든지 간다는 주의는 아니기에 장거리를 감수하고 갈 정도의 식신은 되지 못한다. 힘들게 갔는데 맛이 없을때의 그 허무함을 무엇으로 달래야 할지 충격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굴에는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성분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굴을 먹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럴땐 아버지가 원망 스럽다. 뽀얀 피부를 타고나신 아버지께서 내게 그런 피부를 물려 주시질 않았다. <동국세시기>에 냉면은 ’겨울시식’으로 손꼽고 있다고 했는데 역시 조상님들의 지혜는 예술이다. 원래 차가운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다. 차가운 냉면을 먹고 나서 따끈한 육수를 마셔 주어야 한다. 거기에 만두는 입가심으로. 

돈가스가 발생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읽어 가면서 책에 소개된 <명동 돈가스>가 무지 먹고 싶어졌다. 신념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계신다는 그 맛, 그 돈가스를 꼭 맛보고 싶다. 음식의 탄생은 그 당시의 생활, 문화, 정치등과 관련되어 있다. 그 맛을 알고 맛보는 맛은 또 남다를 것 같다. 몰랐던 음식도 배우게 되고 역사안에서의 그 음식을 만나니 참신한 느낌이였다. 먹기만 했지, 음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는데 알짠 요리를 맛있게 먹은 느낌이였다. 잘시간인데 음식 이야기를 하니 위산이 급 분비되면서 속이 쓰려온다. 내일은 어떤 맛있는 음식을 먹어볼까? 맛있는 요리는 화난 사람도 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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