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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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노리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도모노리 시청에 근무하고 주 업무는 생활보호비 수급자를 줄여야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처음에 쉽사리 생활보호 수급자를 늘려 놓은 그들의 잘못도 컸다. 생활보호비가 필요한 사람들이 받아야 하는데 거저 먹는 사람이 많았다. 도쿄대를 꿈꾸고 있는 고등학생 가즈미와 후미에도 등장한다. 전직 폭주족으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누전 차단기를 사기치는 세일즈맨 가토 유아, 그의 전부인인 아야카는 두 아이를 맡길곳이 없고 이혼하고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어서 놀고 먹고 있다. 한달에 23엔정도, 거의 230만원을 받고 의료비는 전액 무료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세태가 책속에 깊게 박혀 있어서 빼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 우리 나라는 생활보호비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말이다. 마트 식품 매장의 좀도둑을 적발하는 보안요원 다네코는 중년의 여인으로 자식들과는 거의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낸다. 그리고 가족관의 재산 상속 때문에 형제관의 불미스러운 문제도 껴안고 있었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네코는 만신쿄라는 종교에 몸 담으면서 삶의 위안을 받고 있었다.

 

" 누가 아니래, 글쎄 국민연금을 만기까지 착실히 납부해도 연금이 겨우 월 6만 엔쯤 나온다는 거야. 근데 혼자 사는 노인네가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면 최저로 받아도 8만엔이야.(110쪽) 얼마전에 연금납부 통지서를 보았는데 이대로 60세까지 납부해야 간신히 60만원정도의 돈을 받을 수 있다. 60세라, 얼씨구 그때는 20몇년도인가. 그때쯤이면 60만원의 값어치는 어디 밑바닥에 붙어 있을 줄 모른다. 그때까지 지구가 버티어 줄까?

 

유메노 시에서 시의원을 하고 있는 야마모토 준이치는 산업폐기물 처리시설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시민운동가의 반발로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진정한 난관은 결말에 이르렀을때 극한으로 치닫게 되지만 말이다. 조폭의 형제들과 나란히 손을 다정스레 맞잡고 많은 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들은 준이치를 ’도련님’하면서 어르고 뺨쳤다. 어느 순간 이책을 덮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지극히 현실적이라거나 걸끄러운 진실을 외면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였을 것이다. 그러다 후미코의 의문스럽고 갑작스러운 납치사건 때문에 다시 이책을 들게 되었다. 후미코의 납치 사건이 정치쪽이나 조직폭력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건 아니였다. 사람들은 납치된 소녀를 걱정하면서 진즉에 죽었거나 파묻혔을거라고 말한다.  그것도 다정스럽진 않지만 가족들이 둘러 앉은 저녁식사 시간에 자연스레 그런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남의 일이니까 생각보다 걱정은 덜할것이고 그만큼 세상이 무서워졌구나 싶었다.

 

도리모노는 생활보호비 수급을 줄이기 위해서 파친코에 다닌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잠입수사를 펼치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곳에서 유부녀들과의 원조교제가 시작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회사 업무를 보지 않고 원조교제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던 유부녀의 뒤를 밟는 짓까지 하게 된다. 생활 보호비가 절실히 필요했던 모자의 딱한 사정을 듣게 되지만, 매정하게 굴었고, 일이 터지게 된다. 도모노리는 그일로 인해서 죽음의 공포를 확연하게 느끼게 된다. 뒤에서 트럭이 쫓아와 자신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삼켜 버리려 한다. 모든 일들이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공무원 도리모노, 납치된 고등학생 소녀 후미에, 알고 싶지 않은 비밀을 알게 되어버린 사기꾼 세일즈 유야, 보안요원으로 일하다 해고된 다네코, 출세 가도를 달리고 싶었으나 죽음의 레이스를 하게 된 시의원 준이치. 앞으로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형세에서 숨겨져 있었던 일이 충돌하게 되는 사건이 생기게 된다.  우연인지 사람 사는것이 다 그렇고 그런것인지, 그들은 사건에서 한다리 얽히고 설켜서 연관되어 있었다.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듯이 그들은 서서히 같은 곳을 향해서 치닫게 된다.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잘되길 바라진 않는다.  여고생 후미에와 다네코는 살기가 좀 괜찮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유메노 시, 보기에는 살기좋은 애향의 도시 뭐, 그런 푯말이 붙을것 같은 느낌이였지만, 실상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었다. 

꿈의 도시 유메노는 어디로 가고 최악의 악몽같은 유메노만이 남아 있었다. 이 책에서는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현실의 부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 우리는 알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구지 보지 않아도 되는것을 알고자 할 필요가 없을것이며, 알아서 좋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껄쩍지근한 지꺼기가 저 밑에서 심하게 지글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허울 좋아 보이는 구실들, 그것이 빛 좋은 개살구 임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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