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20세기 수학이야기 였음에도 <살인을 부르는 수학공식>이라는 제목에서 추리소설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다. 전반적인 이야기는 수학 이야기였다. 처음엔 좀 기대했다. 미카엘의 친한 친구인 스테파노스의 죽음으로 인해서 말이다. 그리고 미카엘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1900년의 늦은 여름, 파리 국제 학술대회를 회상하게 된다. 두 사람은 ’수학’에 관해서라면 열정에 넘치는 사람이였으며, 마음도 잘 맞았다. 스테파노스가 소개시켜준 친구들 중에서 파블로라는 인물이 있었다. 나중에 엄마의 성을 따랐다며 ’파블로 피카소’라고 말했을때, 탄성을 자아냈다. 19세기와 20세기를 휘젓을만한 화가들과 두사람은 수학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유명한 수학자들의 일화에 대해서도 조금씩 나오는데 학창시절부터 수학과 친하지 않았던 나는 지루했다. 언제쯤 스테파노스를 죽인 범인을 잡는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미카엘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온다. 두 집안다 재벌집안에 계약결혼을 한 두 사람은 자유분방해 보였다. 신혼여행으로 여러곳을 즐기면서 다녔고, 거기서 피카소를 또 만나게 된다. 아마도 미카엘의 그녀와 피카소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 책의 내용은 1900년에서 1931년까지 유럽과 그리스에서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다. 주인공들의 등장과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해서 그 외에는 매우 정확하다고 한다. 수학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그 시대를 공부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수학의 증명이라든지, 명제를 찾아서 끊임없이 토론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였다. "만물은 수다." (13쪽) 수학은 참 매력적인 학문이다. 국어나 다른 과목에 비해서 정확하게 떨어지거나 무한대인 영역이 신비롭다. 스테파노스의 죽음은 어떤 공리계의 무모순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기 때문이었다. (실은 그것은 아니였다) 내가 보기엔 어렵기만 했지만, 수학자들이 보았을때는 얼마나 위대한 일이였을까?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참으로 뿌듯했을것 같다. 아무리 설명해줘도 기어가는 지렁이로만 보였을것이다. 읽는 내내 잘 알지 못했던 수학을 알게 되어서 반갑기도 했지만, 심심치 않는 지루함을 참기가 어려웠다. 뒤에서 잠깐 추리소설 느낌을 받았다. 증거를 따라서 범인을 취조하고 범인의 편지를 통해서 말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의 영역이 어디의 범주에 들어가는지, 추리소설적인 면을 좀 더 부각시켰더라면 더욱 흥미진진해졌을 것이다. 난 중간부분에서 전체적으로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이였지만 허우적거리다 빠져나오지 못해 이야기의 진도를 잘 빼지 못했다.지적인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