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튼 탐정 동물기
야나기 코지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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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으로 이루어진 <시튼 탐정 동물기>를 읽다보면 무슨 추리소설인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야생동물 이야기인가 싶다.  카람포의 악마라고 불리울 정도로 무서운 늑대 로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부분은 좀 지루했었다. 기자의 취재로 인해서 시튼씨의 이야기는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작된다.  야생동물과 관련된 추리소설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추리를 해야 할 부분들은 거의 없었고, 야생동물을 통해서 시튼씨의 섬세한 추리력이 발휘되는 이야기들이었다.

늑대 로보의 이야기는 그냥 그랬지만, 그 다음부터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어 나갈수 있었다.  요즘의 미드의 강력하고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아니라는 점도 좋았다. 자연과 야생동물과 어울러지는 이야기들. 이 책은 읽어 나갈수록 더 좋아지는 책이였다. 시튼씨의 섬세한 관찰력과 야생동물에 대한 사랑이 잘 어울러지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세명의 비서관>에서는 시튼씨의 야생동물에 대한 사랑이 더 느껴졌다. 루즈벨트 씨가 2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전 시튼씨와 두 사람은 친구로써 루즈벨트 씨가 시튼씨에게 세명의 비서관 중에서 스파이를 잡아달라는 내용이였다.  그 후로 두 사람의 우정은 지속될 수 없었다. 자연에 대한, 야생동물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루즈벨트 씨는 서부의 광대한 토지를 소유하여 자연환경을 지키고 많은 야생동물들을 방목하고 있지만 그곳은 자신의 동료들과 사냥을 하기 위한 곳이였다. 사냥을 즐기는 자가 진정으로 야생동물을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인간은 자연 속에서 자신이 정말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네. 그리고 명예를 구하는 마음이야말로 인종이나 피부색에 관계없이 인간이라면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것이지."  (213쪽)  대자연 앞에서 정말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깨달음을 얻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약간은 고전의 냄새를 풍기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야생동물들과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이였다. 까마귀가 밤과 부엉이를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스컹크스가 아무때나 그 지독한 방귀를 끼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고보면 자신이 위험에 처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공격하는 동물은 인간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80세의 노인같지 않는 유쾌하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시튼씨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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