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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방정식
베로니크 루아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2월
평점 :
느닷없이 마당 가운데에 운석이 떨어진다. 생물학 교수인 에르완은 운석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45억 년전에 생성된 태양계보다 훨씬전엔 60억 년 이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정밀 분석을 위해서 운석을 국립파리자연사 박물관으로 보낸다.
이 소설의 배경과 사건은 국립파리 자연사박물관에서 일어난다. 많은 관람객들이 씨끌벅적하게 이동하는 낮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고요한 밤에는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 모든 생물들이 총 망라되어 있고 박물관만의 소우주를 이루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우주의 창조와 생명의 기원이라는 인류의 영원한 수수께끼를 걸고 넘어진다.
나도 무지 궁금한 사항인데 이 책은 이러한 점이 매력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차례는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일주일동안의 일들에 대해서 나열되어 있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생각해보니 하느님의 창조의 일주일을 상징하는것 같다.
레오폴딘이라는 사람이 맨 처음에 등장하는데 그녀는 박물관의 자료를 정리하는 사서이다. 책을 읽다보면 진화론과 창조론을 둘러싼 열띤 논쟁들이 벌어진다. 고도프스키라는 사람의 위험한 발언들~
솔직히 서로 상대적으로 지지하는 자들이 만만치 않겠지만, 너무 그 수위를 넘게 된다면 총맞을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운석은 자연사 박물관에서 미국에서 건너온 저명한 고생물학 교수 피터 오스몬드와 마냐니 신부과 함께 연구를 하게된다. 지구 시초의 증거라도 잡을수 있다면 그들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것 이다. 오스몬드는 신부와 함께 일을 한다는것이 못마땅하였다. 그는 창조론을 믿지 않는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하긴 과학을 하는 사람이 하느님을 믿는다는것은 잘못된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하느님이 있다는 증거도 없지만, 없다는 증거도 없으니 말이다.
불길한 사건들은 약간 정신착란 증세가 보이는 식물표본실 기술직 직원에 의해서 암시되고 있다.
그녀는 "악은 도처에 있다." 며 레오폴딘에게 조심하라고 몇번씩 말하곤 한다.
월요일 저녁 잔인한 사건이 일어난다. 그들이 여기 오기전에 호완싸인이라는 교수도 폭발에 의해서 죽었다고 했지만, 그는 그 전에 둔기로 머리를 맞고 쓰러져 있었다. 잔인하게 희생된 생물학자 엘베르그로를 시작으로 엽기적인 연쇄 살인이 시작된다. 그리고 운석도 사라져 버리는데,
운석이 사라져버리는 순간 오스몬드와 신부는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이런짓을 하는 인간을 꼭 잡아내고 말겠다라고 두 사람은 생각했다. 살해 당한 사람들과 그 방법들이 무언가를 말해주고 있는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의문을 암시하는것이 아니라 왜 그런가 하면서 의문을 던진다. 이런 설정은 궁금증을 유발시키지 않고 방해가 된다. 반절을 넘어서게 되면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된다. 그렇지만 그 부분에서 그 사람을 왜 의심치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다른 사람의 희생을 막지 않았을까 라고 그 사람이 무슨이유로 그들을 잔인하게 죽였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박물관에는 많은 자료들이 있고, 그 자료들은 정리되기까지 쓰레기 더미같다는 생각이 든다. 잃어버리고 잊혀진 자료들도 많고, 여기에서는 낡은 트렁크를 찾는데 그것이 살인사건의 실마리인듯도 했다.
어찌하였든 지루하지는 않게 읽었지만, 범인이 왜 그런짓을 했는지 이해가 되진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중간쯤 읽다가 뒷장을 볼까 생각도 했지만, 참고 읽어야만 했다. 누가 범인이고 왜 그런지 알게 된다면 이 책은 이쯤에서 접어야 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