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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식탁 - 진화론의 후예들이 펼치는 생생한 지성의 만찬
장대익 지음 / 김영사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에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중간쯤에 혼란속으로 빠져들었다. 내가 이분야에 문외한이기도 했지만, 산만한 성격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다윈의 식탁을 읽어 내려가면서 정말 그 자리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과학자들의 보수적인 성향, 박학다식함, 서로의 의견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지켜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팩션이다. 저자의 지식과 상상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책이다.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졌는데 실제이야기라 생각하고 읽는편이 더 흥미진진하다.
논쟁의 중심은 해밀턴 박사의 장례식에 전 세계에 진화론의 대가들이 모인다. 이런 기회가 흔한일이 아닐터. 이번 기회에 진화론을 둘러싼 그간의 혈전을 한번 결판내 보자는 것!! 두둥~
이리하여 굴드와 도킨스 양숙인 두 사람을 설득하고 토론의 이름은 "다윈의 식탁"으로 정하였다. 저자는 다윈의 식탁에서 서기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된다. 일주일동안 두시간씩 주제를 정하여 열띤 논쟁을 벌이게 된다.
일주일동안 굴드팀과 도스킨팀의 치열한 접전을 벌일것이 예상된다.
첫번째 논쟁은 적응주의자와 반적응주의자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불쑥 남성의 강간행동이 적응인지에 대해 사회자가 질문을 던진다.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이해되지 않는 사람의 행동이 그런식으로도 설명이 되는가 싶어 아이러니 하다.
두번째 논쟁은 이기적인 유전자로 다른이를 돕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였다. 많은 사례들과 말들이 오고 갔지만, 결론은 남을 위하는 일이 곧 내 자신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례로 죄수의 딜레마가 마음에 들었다. A, B 두명이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었다. 이기적인 유전자에 의하면 자신을 위하는 일은 상대방을 배신하는 일이다. A가 B를 배신하면 A는 풀려나고 B는 10년형이다. B가 A를 배신할 경우는 그 반대가 된다. 둘은 자신에게 유리한쪽을 선택하게 되므로 결국 서로를 배신하고 3년형을 산다. 서로 협력하면 1년만 살 수 있는데 서로 배신 하면 3년 사는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데 다른사람을 구하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사람의 도덕적인 부분을 유전자로 설명한다는건 좀 부족한건 아닌가 싶다.
세번째 논쟁은 유전자는 무엇인가? 였다. 늘 자신의 연구에 유전자는 떼야 뗄수없는 관계임에도 그들은 유전자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유전자의 개념은 두가지인데 첫번째 분자론적 개념과 진화론적 개념이다.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유전자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DNA 가닥'을 지칭한다. 그런데 유전자를 그런 식으로 정의하게 되면 정확히 무엇이 유전자인지를 가려낼 수 없다. 아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생물시간에 단순명괘한 유전자는 무엇이다가 아닌 애매모호하다. 우리가 과학시간에 배운것이 무엇에 쓰이는지 참으로 궁금했다. 그런데 지금도 나는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말을 꼭 집어서 말해주고 있다. 유전자는 환경에 따라서 변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요소들이 결합되어서 달라질 수 있다. 엄마가 같아도 형제나 자매는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경우가 많다. 쌍둥이도 얼마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지 모른다.
굴드와 도킨스가 매번 논쟁때마다 격하게 격돌하면서 나를 즐겁게 해준다. 왜 이리 유치한지, 무식하네 그러고도 니가 과학자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정말 과학자들이 서로의 밑바닥을 보이면서 쪼잔하고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싸울까나~~ 자존심이나 체면때문에 적당히 할것 같기도 한데 말이지.
네번째 논쟁은 점진론의 정의와 왜 문제인지 단속평형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점진론은 형태의 변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일어난다고 주장하는데 비해, 단속평형론은 긴 정체기와 갑작스런 변화가 반복된다고 주장한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속에서 본다면 점진론으로 모든 이야기를 아웃시킬수 있을?것으로 보아 그것까지 점진론의 범위에 포함시킬수 있느냐가 문제인듯하다. 요즘 국제경기불황, 자연재해, 종말론의 등장으로 인해 정세가 어수선하다. 나도 6번째 멸종이 곧 멀지 않은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다.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에서 처럼 우리가 한짓이니 지구는 다시 태어나고 우리는 화석으로 남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섯번째 논쟁은 진화와 진보의 관계에 대해서이다.
굴드는 진화가 진보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한평생을 헌신한 사람이다. 생명이 복잡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생명의 역사에서 우발적 요인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다. 박테리아처럼 가장 간단한 생명체로 시작한 생명의 진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다양한 구조의 생명체들로 진화할 수 밖에 없지만, 이를 진정한 진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40억년의 역사에도 한결 같이 박테리아는 그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여섯번째는 도킨스의 "종교는 왜 정신 바이러스인가?"에 대해 강연을 시작한다.
도킨스는 정말 극단주의자 같다. 종교는 사람의 정신에 기생하는 정신바이러스다. 사후세계에 집착하는 종교는 사람들을 언제든 살인 무기로 만들 수 있는 정신 바이러스 라고 말한다. 저자처럼 정말 누군가에 의해 테러를 당하지 않을까 그런생각이 든다.
여기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다윈을 비롯해서 자료로 쓰인책들 뜨겁게 논쟁에 타올랐던 그들에 대해서 아는것이 너무 없다. 잘 들어보지 못했고 어떤 논쟁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아서 여러번 읽곤 하였다. 저자의 뛰어난 글솜씨에 실제상황으로 착각했던 나는 책을 거의 다 읽을쯤에 팩션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럴수가~~ 오랜만에 잘 들어오지 않는 단어들이랑 씨름을 해서 머리가 좀 시끄러웠으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어 반갑기도 하다. 그리고 어렵지만, 자료로 쓰인책중에서 몇권 읽어보고 싶기도 한데 번역이 되지 않는 책들도 꽤 있었다. 읽어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아 갸우뚱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