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클래식이라도 연주자에 따라서 음악이 달라진다. 책에서 추천해 주는 음악을 들으니, 뭔가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때론 현장감이 느껴져서 좋았고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음량을 쉽게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고 있다.
아침에 kbs 클래식 방송을 들으면 작가의 생애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조금씩 지식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정신없다 보면 그냥 흘려듣기도 하고 앞부분을 듣지 못하고 음악만 듣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듯, 음미하며 클래식을 즐겼으면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1장에서는 클래식을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기본 지식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오케스트라, 실내악, 소나타 형식에 대해서 말이다.
2장에서는 애피타이저로 작은 한 입 들인데 본격 요리에 들어가기 앞서 가벼운 에피소드와 친숙한 클래식 이야기로 시작한다. 처음부터 '나 몰라라' 어려운 클래식으로 시작한다면 길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금방 지쳐버릴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클래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펜바흐 "자클린의 눈물"의 첼로의 묵직한 선율이 너무 좋다. 보통 2장 분량의 편지 형식으로 음악가와 작품의 설명이 클래식을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편지를 읽을까 고민하다 짧게 편지를 읽고 음악을 듣어 본다.
3장에서는 전채 요리가 나온다.
클래식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음악가로써 살아간다는 게 참 쉽지 않았음을 새삼 느낀다. 비르투오소(본래 특별한 학자나 예술가에게 붙이던 수식어)라 불리웠던 파가니니의 치열한 삶과 37년 동안 매일 하루에 14시간씩 연습해 왔는데 자신을 천재라고 어이없어하는 사라사테의 글을 읽으며 '천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슈만의 <토카타>를 들으며 친숙한 클래식은 아니었지만, 기교나 선율이 '아' 소리가 날 정도로 이 곡 한곡 치고 나면(칠 수 있다면) 손가락이 후들거릴 것만 같다. 건반 위의 마녀라는 수식어를 가진 음악가의 손놀림을 보니 절로 감탄이 나온다. 클래식을 듣다 보면 자주 나오는 음악가들이다. 슈만 없었으면 그 많은 작곡은 누가 다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슈만 하면 클라라, 두 사람의 이야기가 책 속에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클래식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 두 사람 사이에 브람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