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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름다운 니체의 철학수업 ㅣ 작고 아름다운 수업
지연리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8월
평점 :
백 명의 아이들이 길을 떠났어.
길을 떠난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니체의 정원에 도착했을까, 그 모습을 상상해 본다. 아이였을 때, 마냥 좋기만 하지 않았지만 어른들은 '좋겠다.'라고 말한다.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볼 때 마냥 '좋겠다.' 하지 못해 미안하다. 예전에는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흙에 뒹굴어도 엄마는 안 괜찮았겠지만, 별문제 없었다. 땅만 있으면 어떤 놀이든 가능하고 무슨 놀이를 해도 즐거웠으니까. 요즘은 뭔지 모를 불안감이 든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이 없어져 버린 것 같다.
<작고 아름다운 니체의 철학 수업> 아이들이 궁금한 질문은 우리도 궁금해하는 질문들이다. 산과 바다는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실은 소리 없는 비명을 수없이 질렀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세상을 이해한다고요? 실은 이해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생각으로 상대방을, 모든 것을 해석하려고 든다. 책에서처럼 사진을 찍는 게 아닌, 막이 쓰여 있어서 그 해석법을 적용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자. 딴죽 걸지 말자.
여러 가지 감정들, 살아가면서 힘들었던 것들, 여전히 살아가고 있으므로 어떤 상자가 열려서 깜짝 놀라게 될지 모른다. 랜던 박스라고 생각해 볼까. 평탄한 삶이야 말로 너무나 좋은 일이지만, 이 또한 힘든 일이 있었기에 주는 감사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니 불평하지 말아야겠지. 알면알수록 어려운 것 투성이지만, 산을 오르는 것처럼 그저 한 걸음씩 움직이는 수밖에 없겠지. 산을 잘 타려면 그저 위를 향해 오르는 것 뿐 다른 방법은 없다. 진짜 산을 올라갈때는 괜찮은데 내려올때는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고 싶다.
우리를 슬픔이라는 우물에서 꺼내 주는 건 시간이 아닌 생활에 녹아 있는 작은 즐거움과 기쁨, 소소한 만족이라는 사실을. 너무 깊어서 검게만 보이는 우물도 햇살 한 줌에 반짝이고 꽃잎 하나로 예뻐지잖니." (74쪽)
"운명 앞에 좌절하지 않고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죠?"(176쪽) 답을 듣고도 여전히 어렵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딴죽걸지 말자고 했으면서 또 그런다. 스님말씀처럼 중도라고 말하다니, 있고 없음, 고통과 기쁨 두가지 사이에서 어느것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라. 인생은 깨달음을 얻는 수행의 과정인가 싶다. 절로 수행자로 들어서서 '허허' 하고 웃을수 있는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이란 말인가. 여전히 어렵다.
어쨌든 어른보다 아이들이 훨씬 마음이 넓다. 어른이 되면서 마음이 점점 좁아진다. 역시 수행이 부족해. 필사는 이책이다. 쓰고 또 쓰면서 마음을 비워내야지.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은 마음이 단단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현명해지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