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한수운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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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시절에는 싱클레어처럼 안전지대에 있는 것과 그 곳을 벗어난 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금방 깨닫게 된다. 싱클레어 역시 위험한 아이라 생각한 녀석과 어울리며 하지도 않은 거짓말로 인해 스스로를 속박하게 된다.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면서도 싱클레어는 그 세계에 몹시 끌렸을 것이다. 부모님들은 의례 아이들에게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한다. 아이들은 때론 어른들의 말에 거슬리면서 나름의 묘한 감정을 느낀다. 어른들도 아이의 시기를 처음 겪는 것이기에 혼란스러울 것이고 아이들의 세상을 떠나 버린 어른의 시선은 다시 그때로 돌아가기가 좀처럼 어렵다. 처음은 늘 쉽지 않아 어른이 되어도 아이들에게 성장과정에 변화하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말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싱클레어는 그일로 인해 협박받게 되고 하루하루 말라가고 있다. 그런 싱클레어를 데미안이 구해준다. 싱클레어가 무엇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 데미안은 단번에 알아본다. 데미안은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 그가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말을 한다. 그 사람을 주시하게 되면 그가 다음에 할 행동도 알 수 있다고 말이다. 싱클레어는 잘 알지 못했지만 데미안의 도움으로 인해 자신을 목조여 오던 일에서 벗어나 예전의 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에게 고마우면서도 그런 자신을 들켜버린 것같아 그를 피하고만 싶어진다.

데미안은 그 일을 싱클레어에게 말하지 않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두 사람은 가까워지는데 데미안은 카인과 아벨에 대한 이야기를 또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서 싱클레어에게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충격을 준다. 카인은 악이고 아벨은 선이라는 딱 떨어지는 이분법적인 구조란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지 모른다. 원래 카인의 후예들은 표적이 있었는데 강인하며 탁월한 힘을 가지고 있어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이 무서웠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는 '특별한 사람'을 박해하는데 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은 여러면에서 성장통을 겪게 된다. 아이들이 해야할 것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 뿐인 세상에서 그 외에는 대체로 해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 자신만의 내면을 살피며 자신의 소명을 배우게 된다. 세상에 휘어져도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데미안이 큰 힘과 위안을 준 것이다. 싱클레어 역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면 곧 죽는 오리와 같은 신세가 되어버릴지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진정한 소명은 바로 자기 자신에 도달하는것, 단 하나뿐이였다. 누구라도 시인으로 혹은 미치광이로, 예언자로 혹은 범죄자로 생을 마감한다고 해도 그것은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며, 결국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의 임무는 임의로 선택한 것이 아닌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완전히 그리고 아낌없이 끝까지 살아내는 것이다.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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