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원히 살아있네
장 도르메송 지음, 정미애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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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최초 발견부터 일까, 이 책은 인류가 불을 밝히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한다. 책에서 말하는 '나'라는 인물은 어느곳에서나 있고 역사적인 순간을 목도한다. 그 사람의 시점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역사적인 인물을 설명하기도 했으며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에 대해서 전체적인 흐름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나'라는 인물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넘어간다는 점에서 신기할 따름이다.


람세스 2세, 모세, 그리고 트로이 전쟁은 거의 동시대에 존재했다. 영광의 아테네와 강력한 로마제국이 자리 잡기 훨씬 이전, 인류 역사라는 이름하에 이뤄진 나의 마법들이 씨실과 날실로 서로 얽히면서 멋진 직물을 짜내려가기 시작했다.(26쪽) 그 누구도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생각했지만 역사의 시작과 함께 수많은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나'의 영웅들은 죽어갔고 성은 무너졌으며 '나'도 죽었다. 시점이 어느때라도 불완전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구도 될 수 있으나 그 누구도 아니고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기다리는 꼴이였다. 역사의 순간에 그곳에 있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순식간에 역사의 한 장으로 들어간다면 현실이 지옥이라 생각하고 있더라도 현대로 꼭 돌아오고 싶을것이다. 어디로 간단 말인가.


        뭐라고요? 이게 무슨 소리죠? 죄송한데……객석의 맨 앞줄과 귀빈석에서 외치는 함성이 내 귀에까지 들려온다.

"작가 나와라, 작가 나와라!" (202쪽) 이 함성소리는 어쩌면 저자에게 속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한번 입을 열면 줄줄이 그곳에 잠시 다녀온 것처럼 이야기는 1인칭 시점으로 이어진다. 흡사 다녀와서 정신없이 보고 느낀점을 적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지식적인면에서 섣불리 질문을 못하겠다. 각주를 살펴보며 쉴새없이 지나가는 것이 영화<루시>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루시가 보았던 태초의 순간부터 미래까지 그녀는 시공간을 이동하듯이 눈앞에 모든것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이 책은 루시가 본 역사적인 순간보다는 좀 더딘맛이 있었지만 정신없는 것은 사실이였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함께 뛰었는데 그 사람이 알고보니 천재 뉴튼이였을지도 모른다고. 뉴튼이 사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고심할때 그 옆을 지나가는 사람이였을지 모른다고. 다행스러운 것은 역사의 일어났던 일들 때문에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지 못하는 건 아니다. 때론 길 건너 불구경이 될 수도 있다. 사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면 혁명이고 무엇이고 간에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다.


나 역시 폭풍우와 대혼란 속에서도 나의 길을 계속 이어갔다. 세상은 큰 변화를 겪어도 삶은 여전히 계속되는 법이다. (242쪽)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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