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찰자는 나다 - 내 안의 나를 찾는 인문학적 나눔
임종대 지음 / MiraeBook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그래서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책장을 아무렇게나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한장 한 장 공들여 읽으며 또 기록한다. 그러면 복잡한 지경에도 흰 글자가 문틈에 얼핏얼핏 지나가듯이 처음 자기가 마음먹은 것을 되새기면서 꿈의 날개를 펼쳐 본다. 높은가치의 도를 펴고 뜻을 이루려는 마음과 딸린 식구를 건사해야 하는 중간에서 고민하는 두 마음의 한 사람을 보게 된다. 이것이 인생이다. (203쪽)


이 책 대로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살만한 세상,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쿠르스테스의 침대를 연상케 한다고 한다. 프로쿠르스테스는 아키다라는 깊은 산속에 집을 지어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끌어다가 자신이 제작한 침대에 눕혀 놓고 키가 작으면 늘려서 죽이고 키가 침대보다 크면 머리나 다리를 잘랐다고 한다. 아이들의 샘김새가 다 다르듯이 능력도 다른데 아이들을 자신만의 프로쿠르스테스 침대에 눕혀서 맞추려 드는 것 같아 무섭다.


참다운 지혜는 자제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 것이라고 했다. 허공과 같이 시작과 끝이 없고, 더하거나 덜하지도 않으며, 크거나 작지도 않고, 위와 아래도 없으며, 옳고 그름도 없는 초월이므로 대자유를 말했다. 대자유는 여기에서는 가면이 아니라 진실 바로 그것이다. (82쪽) 어릴때 가장 되고 싶은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였다.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분들의 삶의 경험과 지혜가 부러웠다. 그래서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웠다. 꼭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분들의 삶의 방식이였을지도, 힘든 세월을 이겨내시고 지금 모든것을 내려놓은 듯 초연하신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나이를 먹고 할머니가 되면 그렇게 되고 싶다 생각했다. 한번은 '어떻게 모든것을 내려놓으실 수 있으셨나고?" 비슷한 질문을 했던 것 같다. 할머니께서는 웃으시면서 "내려놓고 싶어서 그러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된다고." 하셨다. "그렇지 않고 버둥거린다고 해서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할수도 없는 것이라고. 그래보일뿐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초연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고." 기억은 마음대로 조작되기도 한다. 진정 그리 말씀하신 것인지, 어떤부분은 자체 편집이 된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 그분은 떠나셨고 더이상 물어볼 수 없다.


오늘의 시대는 많은 정보가 넘쳐 흐르고 안목은 넓어졌지만 여전히 시야는 좁고 인간의 편견은 부스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벽을 부수는 것은 힘든일이다. 시간이란 꿈꾸는 자에게는 화려한 궁전이지만 80세나 90세가 된 노인들에게는 돌 틈새로 비치는 한순간의 빛일 뿐이다. 세월과 시간은 바람이다. 세찬 바람이 불어야 배를 띄우고 연을 띄우듯 크로노스의 항해를 하다 카이로스의 점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최후는 꼭 카이로스적인 명작이 되기를 바란다. (222쪽)

역사와 철학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깨달음을 주고 있는 책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들도 있고 친숙하다. 내 안의 나를 찾는 일은 아마도 죽느날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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