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위에 지은 공간, 한국의 서원 -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
김희곤 지음 / 미술문화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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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 신청한 아홉 개의 서원이 이 책에 실려있다. 국가 문화제로 지정된 곳으로써 영주 소수서원, 함양 남계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 장성 필암서원, 달성 도동서원, 안동 병산서원, 정읍 무성서원, 논산 돈안서원이다. 초기 백운동서원을 모델로 하여 주세붕이 세운 서원은 선비들이 공부하는 교육의 장이였다. 퇴계 이황이 주세붕의 뒤를 이어서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고 보급하였다. 주세붕이 세운 서원의 모델이 백운동서원이였으므로 중국 서원의 발전과 몰락에 대해서 잠시 이책에서 거론한다. 주세붕이 실제로 서원의 시초로 삼았던 백운동서원은 직접 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황의 바람직한 정치는 군주 스스로 만백성의 표본이 되어야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바른 곳으로 이끄는데 비롯된다 하였다. 16세기 중반 문정왕후의 죽음으로 훈척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드디어 사림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초기 서원은 성리학 정신으로 무장해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하지만 사림역시 자신들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초기의 정신을 잊어 버렸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나라에 난리가 났음에도 사림은 자신들의 학식만을 떠들며 다른것을 하려 하지 않았다. 역사를 통해서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서 개인의 욕심을 탐하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서원은 이황선생이 힘써온 초기 사상이 변질되어 문중을 위한 도구로 전략되거나 사리사욕을 탐하기 위한 도구로 전략하고 말았다. 흥선대원군의 철퇴에서 살아남은 몇몇 서원중에서 그 모습을 유지하며 서원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이어져있다.


각 서원마다 주변 산수와 조화를 이루며 자신만의 독특한 공간을 탄생시켰다. 서원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자신의 소신을 위해 목숨을 불사르며 지켜낸 학자로써의 지조가 담겨져있다. 서원에서 자신들의 배운 학문을 토대로 토론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왠지 이들을 바라보는 스승들은 참 뿌듯했을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그들의 행보에 따라 달라질터니, 자신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생각했을 것이다. 모든일이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는다. 책 제목처럼 <정신 위에 지은 공간, 한국의 서원>이 보여주는 구조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며 자신의 학문과 뜻을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라는 마음이 담겨져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그곳을 찾는 이유 또한 그 안의 시간이 보여주는 역사일 것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9개의 서원에는 개인적인 사리사욕이 아닌 국가와 민족을 위한 백년대계의 뜻이 담겨져있다. 지금의 21세기의 서원이 가져다 주는 의미 역시 교육의 백년대계를 잊지 말고 자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각각 서원의 구조와 주변 풍경이 책 속 사진에 자세히 담겨져있다.


머물러있는 것처럼 보이나 머물러있지 않고 어디로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 그것이 교육이든 정신이든 바른 방향으로 올바르게 드나들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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