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은행나무 냄새의 비밀
은행나무 냄새는 보호 수단… 1억5000만년 생존의 원동력
미디어다음 / 심홍진 통신원







은행나무는 치밀한 생존전략은 덕분에 은행나무는 무려 1억 5000만년이라는 세월을 넘어 ‘살아있는 화석’이 될 수 있었다. ⓒ미디어다음 정재윤
은행나무의 노란 잎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하고 있지만 정작 은행나무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은행나무 아래 가을 풍경을 즐기기 보다는 발걸음을 빨리하거나 멀찌감치 떨어져서 숨 가쁘게 달리기도 한다. 은행나무 열매 특유의 냄새 덕분이다. ‘살아있는 화석’ 은행나무의 열매는 왜 이처럼 역한 냄새를 1억 5000천만년 동안 풍겨댔을까?

은행나무 열매는 외종피(열매 껍질), 중종피(딱딱한 껍질), 내종피(식용으로 쓰이는 연질부분을 덮고 있는 얇은 막)로 되어있다. 냄새의 비밀은 외종피에 있다. 외종피의 독한 냄새는 ‘백자(白子)’라고 불리는 은행나무의 씨앗을 동물이나 곤충으로부터 보호한다.

은행나무 열매의 자기방어 체제는 여러 단계로 이뤄져 있다. 포식자가 열매껍질의 악취를 잘 견뎌 냈다고 해도, 1차 관문을 넘어 섰을 뿐이다. 딱딱한 외종피를 벗기는 것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외종피에는 ‘비오볼’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서 동물에게 옮기면 옻이 오르는 것 같은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시킨다. 이 관문을 넘어서 열매를 먹은 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열매를 다량 섭취하면 복통, 설사, 발열 증세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은행나무는 치밀한 생존전략은 덕분에 은행나무는 무려 1억 5000만년이라는 세월을 넘어 ‘살아있는 화석’이 될 수 있었다. 한의사 이지연씨는 “지독한 냄새와 단단한 껍질로 보호될 가치가 있을만큼 매우 유용한 약재”라며 “특히 기침, 호흡곤란에 효과가 있어 환절기에 많이 사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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