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들 "양도세 중과세 피하자" 매물 쏟아내 집값 하락 서울 전역 확산
 

내년부터 강화되는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아파트값이 더욱 약세를 보이고 있다.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는 내년부터 양도세 중과세 대상이 돼 양도차익의 60%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러나 연말까지 집을 한채 이상 처분하고 새로 구입하지 않으면 양도소득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다주택자들이 매각을 서두르면서 매물이 증가세를 보이고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강남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광석 유니에셋 팀장은 "부동산 시장 전망이 내년에도 밝지 않은데다 세금부담까지 증가함에 따라 아파트를 연내 처분하려는 투자자가 늘 것"이라며 "이 때문에 시세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매물 증가세

개포주공 1단지는 최근 평형별로 2∼3개씩 매물이 증가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가 내놨다는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전에 나왔던 물건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매물은 적체되고 있지만 매수문의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사정이 급한 소유자들은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싸게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 15평형은 5억1000만원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급매물은 4억9000만원 선에 나오고 있다. 인근 행운공인중개사 오재영 사장은 "평형별로 3∼4개 정도는 시세보다 싸게 급매로 나오고 있다"며 "양도세때문에 앞으로도 매물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남보다는 덜하지만 강북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공릉동 스피드뱅크 화랑점 이수경 사장은 "공릉동 일대에서도 양도세 때문에 시세보다 10% 정도 낮게 매물은 내놓는 소유자들이 있다"며 "일부는 올해안에 매매가 어려울 경우 증여를 계획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 시티도 매물이 늘면서 최근 1∼2달새 평형별로 500만 ∼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인근 굿모닝공인중개사 송민정 실장은 "매물의 10% 정도는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금천구 독산동 주공14단지 15평형의 경우 7∼8월에도 시세 하락 없이 8000만원 안팎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7000만∼7500만원대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 중 상당수는 양도세 중과세에 부담을 느낀 소유자들이 내논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조정 확산될 듯

양도세 중과세 영향으로 강남뿐 아니라 비강남권이나 수도권의 아파트 시세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 다.

지금까지 정부의 집값 억제 정책이 주로 강남권에 집중됐다면 양도세 중과 방침은 강남, 비강남을 가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강남과 비강남 지역에 다주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강남 아파트을 먼저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

또 양도세 중과세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75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은 거래를 빨리 성사시키기 위해 호가를 낮출 가능성도 높다.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급매물이 등장하면 정상적인 매매도 영향을 받는다는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강남은 지금 팔아도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돼 부담이 크기때문에 계속 보유하고 대신 수도권과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를 먼저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며 " 이 때문에 서울 전역으로 집값 하락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원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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