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조무제 (경상대학교 총장)
<자료출처> 조선일보 (2004.9.13)
대학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다.  대학은 R&D의 산실임과 동시에 인적자원개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최근 우리나라대학은 국력에 걸 맞는 국제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 대학이 입학자원의 감소, 열악한 교육재정, 교육시장개방, 대학졸업생들의 심각한 취업난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경쟁력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학 스스로의 뼈를 깎는 자기 개혁노력과 정부당국의 획기적인 대학지원정책이 맞물려야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음 몇 가지 조치들이 필요하다.

 첫째, 대학입학정원의 획기적인 감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해 대학 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전문대학을 포함해 357개교에 입학정원은 65만명에 이른다.  이에 비해 고교졸업생은 2003년에 59만명, 2020년에는 48만명, 2021년에는 43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교졸업생의 80%가 대학을 진학한다해도 현재 입학정원을 기준으로 거의 절반의 감축이 불가피하다.  대학 스스로의 획기적인 구조조정 의지와 정부당국의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조화를 이룬다면 대학 구조조정의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본다.

 둘째, 각 대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학 특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4년제 대학은 199 개교가 있지만 각 대학의 특성을 살려 특성화된 대학은 많지 않다.
매년 미국에서 발표되는 각 대학들의 평가 결과를 보면 Harvard 대학이나 Stanford 대학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학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이지는 않다.
 우리나라는 서울대학부터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적어도 몇 개 분야에서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대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각 대학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몇 개분야를 특성화시킨다면 한국의 대학도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국내 몇몇 대학에서 입증되고 있다.

 셋째, 고등교육재정의 획기적인 확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대학재정규모를 미국의 비슷한 규모의 대학과 비교할 때 약 1/10정도다.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우리나라가 30~40명인데 반하여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10~15명 수준이다.  한 학과당 교수 수는 우리나라가 평균 6~7명인데 반하여 미국은 30~50명 수준이다. 이와 같은 고등교육 여건으로는 우리나라 대학이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는 없다.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매우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만일 정부당국이 대학의 구조조정을 예산 절감 차원에 추진한다면 이는 반드시 실패하고 말 것이다.  우리보다 대학의 구조조정을 먼저 시작한 일본과 중국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중국은 최근 수년 동안에 400여 개의 대학을 200여 개로 통합했으며 또 다시 「211공정」이라는 이름으로 2010까지 100개의 국제경쟁력 있는 대학을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대학과 정부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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