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를 어떻게 하면 똑똑하게 키울까요?

이기숙교수(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 교수)

<자료원> 아아세상

부모가 되어 갖게 되는 가장 큰 소망이라면 우리 아이가 건강하고, 똑똑하게 잘 자라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학습지도 시켜보기도 하고 각종 특기 학원에 보내기도 하면서 과연 그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요즘 아이들은 똑똑하고 약아져서 그런지 점점 말을 안 듣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정말 아이 키우기가 힘들고 특히 자녀와 대화하기는 더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방학이 되어 자녀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져도 부모로써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입니다. 그래서 방학이 되면 유아들은 더욱 더 많은 학원가방을 메고 이리저리 뛰거나, 비디오 내지는 TV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부모와는 상투적인 의미 없는 대화만을 주고받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유아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유아기 교육의 시발점이 가정이 아닌 학원이나 학교 같은 기관에 전적으로 맡겨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원에 보내면 전문가가 알아서 잘 해줄거야’하는 착각 속에 빠지는 것입니다.
교육의 시작은 당연히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아직 어리니까 이다음에 크면 다 배우게 되겠지’, ‘학교에 가서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면 돼’하는 생각으로 아이의 모든 잘못을 받아들이거나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주변을 살펴봅시다. 음식점이나 결혼식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들, 백화점 장난감 코너에서 떼를 쓰고 우는 아이들, 밥을 먹이기 위해 밥그릇을 들고 다니며 아이를 달래야 하는 엄마, 남의 집에 가서 난장판을 만드는 아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자녀에게 규율을 강조하게 되면 그 규범과 습관은 한낱 도덕 시험에나 나오는 지식에 불과하게 되고, 결코 자녀의 일상생활에 녹아들지 않습니다. 뭐든지 부모가 해주고 아이에게 문제 해결을 해 볼 기회를 주지 않으며 언제나 변호하고 거들어 주는 과잉보호의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은 절제가 없고 맹목적인 것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유아기 교육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거창한 개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 습관의 형성과 남을 돕고, 협동하고, 나눌 줄 아는 친 사회적 행동에서부터 이루어집니다. 유아는 벌써 만 두 돌만 넘으면 무엇이든지 혼자 해 보고 싶어합니다. 혼자 밥을 먹으려고 시도해 본다거나 혼자 옷 입고, 신발 신기 등 자조기술(self-help skill)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이때 유아가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서툴기 때문에 답답하더라도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요즈음 유아 교사들은 과거에 비해 너무 힘이 듭니다. 왜냐하면 화장실에서 혼자 옷을 못 입어 불러대는 아이, 대변을 보고 닦아 달라고 불러대는 아이, 실외로 나가려면 외투를 입혀 주기를 기다리거나 신발을 신겨 주어야 하는 아이들.....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둘러 아이의 재능을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시켜봅니다. 그러나 아이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렇게 많이 시키면 시킬수록 아이의 자신감은 점점 사라지고 그림 그리기, 피아노 치기를 두려워합니다. 아이들의 재능은 부모가 서둘지 않을 때 발견 될 수 있습니다. 서둘러 아이에게 이것저것을 가르치기 것보다는 아이가 좋아서 몰두할 수 있도록 부모가 좀 내버려두는 것이 바로 아이의 재능을 제대로 찾아내고 길러 줄 수 있는 방법인 것입니다. 아이들 각자가 가진 유전 인자들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아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어떤 아이는 동화책 보기를 즐거워합니다. 아이마다 흥미도 다르고 배우는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방법도 각각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우리의 자녀교육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이 강조되었으면 합니다.
1960년대 유아교육학자들은 인간의 인지 능력이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발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는 지능이 거의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과거의 이론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유아의 지능 발달 및 학업 성취도는 학교 교육보다는 부모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지적으로 자극을 줄 수 있는 환경, 다양한 놀잇감, 어린이들의 호기심이나 행동에 대한 부모의 적절한 반응, 언어적 상호작용의 질적 수준 등에 따라 어린이들의 인지 발달은 달라집니다. 영・유아들을 위한 지적 환경이란 교과서나 인쇄된 자료를 공부시키는 것이 아니며, 특기 교육 또는 영재 교육을 하는 환경도 아닙니다.
똑똑하다는 개념도 이제는 단순히 I.Q점수가 높은 것만은 의미하지 않으며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 E.Q(감성지수)의 개념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21C를 살아가는 미래의 우리 어린이는 한가지 측면에서 인간의 지능을 측정하는 IQ보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지능의 개념을 발달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중지능이란 지능을 한가지 영역으로 보기 보다는 신체운동지능, 대인관계지능, 내적지능,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음악지능, 공간지능 등의 서로 다른 지적능력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즉, 기존의 지능에 대한 개념은 유아에게 한정적 영역 속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서 측정하여 수치화 하는 것에 그치며 그것은 유아가 가지고 있는 무한하고 다양한 잠재능력을 충분히 개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다중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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