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글자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자료원> 아아세상
요즈음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의 가장 큰 관심 중의 하나는 ‘글자를 언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할 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주변에서 한글을 깨우치게 한다는 학습지가 범람하고 한글 학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당장 이웃집 아이가 동화책을 줄줄 읽어 나갈 때 어머니의 불안감은 한층 높아만 간다. 우리 아이를 그냥 놔두었다가는 학교에 들어가서 꼴찌를 하는 것이 아닐까? 글도 제대로 못읽는 바보를 만드는 것이 아닌지? 부모로써의 의무를 제대로 못해서 나중에 크게 후회 할 일이 생기지나 않을지? 그야말로 안절부절하게 되는 것이 부모의 심리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도대체 언제부터 글자를 알게되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과거에는 다음과 같은 잘못된 생각들이 있었다고 언어 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말하고 듣는 것과 읽고 쓰는 것은 동일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별개의 것으로써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말하고 듣는 것은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지만 읽고 쓰는 것은 별도로 붙들어 앉혀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와 같은 관점들은 과거에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어린이의 읽기, 쓰기 교육에 대한 관점이다. 최근에는 총체적 언어 교육(Whole language approach)접근법이 등장하여 위의 생각이 잘못된것임을 밝히고 있다. 읽기쓰기도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3살 박이 아이도 자신이 좋아하는 ‘코카콜라’와 ‘쵸코파이’, ‘XX라면’, ‘새우깡’ 등의 글씨를 알아본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이 정말 그 글씨를 읽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다만 아이들은 그 글자들을 자신이 좋아하는 주변 사물 속에서 특히 그림을 단서로 하여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항상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리면서 “ 휘발유를 넣어야 겠구나!”하고 중얼 거렸었는데 어느날 아이는 주유소에 들어가면서 “ 엄마, 나는 저 간판에 써 있는 글씨를 읽을 수 있어. 휘발유라고 쓰여 있지?” 라고 한다든지 ‘브렌닥스’라는 치약을 보고 치약이라는 글자는 어디에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브렌닥스라는 글자를 보면서 “ 이건 ‘치약’이라고 쓰여있어” 라고 추측을 해본다. 이러한 추측의 과정이야 말로 문자교육의 중요한 기초작입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머니들은 유아들이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글자들을 이용해서 가정에서 일찍부터 문자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 길거리의 교통 표지판, 간판읽기, 집에 오는 우편물 겉봉읽기, 과자 봉투에 쓰여진 과자 이름 읽기 등을 할 수 있으며 혹은 생일 맞은 친구에게 카드 쓰기, 어버이날 에 보내는 초대장 쓰기 등을 통해 읽고 쓰는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와같이 주변에서 유아들이 말하고 듣고 보는 여러 가지 문자들을 이용하여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글자를 추측해 보면서 글자 교육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비록 맞지않는 글자를 추측해 보지만 점차로 그 과정을 통하여 아이는 글자를 익혀나갈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추측해 보는 과정은 글자공부에 있어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하루는 우리 집에 한글학원에 다녀서 글자를 깨우쳤다는 유아가 놀러 왔다. “ 우리 글자 찾기 놀이 해볼까?” 하면서 넌지시 유도해 보았더니 그 아이의 대답은 놀라왔다. “ 나는요 , 가나다라, 거너더러, 고노도로.......로 해야지 알아요, 그런거 재미없어”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 아이는 글자를 깨우쳤지만 글자는 재미없는 공부라는 생각이 그 아이를 지배하고 있었다. 우리는 얼마든지 재미있게, 아이들이 의미있게 글자에 접근하도록 시킬 수 있는데 비싼 돈을 들여서 지겨운 공부로 문자를 접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그러나 단순히 어린이가 좋아하는 글자가 주변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읽고 쓰기를 학습하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그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는 성인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때의 매개체로 가장 좋은 것은 그림이 있는 동화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동화책을 함께 보면서 읽어주는 어머니의 역할이야 말로 유아의 지능을 계발하고 문자교육을 유도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최근에 유대인들의 천재 교육이 심심치 않게 논의되고 있는데 필자가 실제 이스라엘에 가서 유대인의 가정교육을 관찰하고 느낀바가 있었다. 유대인의 어머니들은 자녀의 잠자리에서 잠들기전에 탈무드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그림동화책을 한 개씩 꼭 읽어주는 관습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의 생각에는 그들의 천재교육에는 별다른 교육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러한 관습이 그들을 우수한 민족으로 발전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동화책도 자꾸 다시 읽어 달라고 조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좋아하는 동화책을 자주 읽어 주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다. 가정에서 어머니들이 자녀들의 글자 교육을 위하여 줄 수 있는 활동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유아에게 동화책 등을 읽어주는 시간을 고정적으로 정해본다. ・가끔 책을 읽을 때는 손가락으로 글자를 짚으면 읽어준다. ・유아가 스스로 독창적인 철자를 개발하여(비록 틀리더라도)글씨를 써보도록 하고 쓴 글을 다시 읽어 보게 한다. ・쇼핑목록이나 메모를 할때 아이와 같이 해 본다. ・부모 스스로가 즐겁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 ・편지를 봉투에 넣기, 우표 붙이기, 주소 적기와 같은 활동을 유아와 함께 해 본다. ・아이에게 가끔 그림과 글자가 섞인 간단한 메모를 남겨본다.
위와 같은 활동들은 어린이에게 글자에 대한 개념을 생기게 하며 왜 우리가 글자를 쓰고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을 인식하게 하여 글 읽고 쓰기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한다. 요즈음 대학 입시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논술이 강조되고 있다. 논술이란 단순한 철자의 암기나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가르쳐서는 그 기초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많은 이야기 속에서 문장을 접해보고, 단어의 뜻을 문장 속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입시를 앞두고 비싼 과외나 학습지를 통해 논술을 교육받기 보다는 동화책을 같이 읽거나 동시의 의미를 음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하는 것이 성장하여 장차 논술문을 잘 쓸 수 있게 하는 기초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