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떨어진다…주택담보 가계대출 올 42兆 만기도래

<자료출처> 파이넨셜 뉴스


주택시장에 가계대출 만기도래액이 새 변수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주택시장은 가격 하락 폭 확대 및 일부지역에서의 투매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실제로 일부 입주가 이뤄지는 지역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어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29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 연말 만기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전체 가계대출규모는 252조원이며, 이 가운데 105조원(41.6%)이 올해에 만기 도래하고 주택담보대출 만기도래액이 42조원(만기도래액의 40%)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 침체, 물가인상, 소득수준 감소 등의 요인으로 자금여력이 부족한 입주예정자들이 빚을 갚기 위해 주택을 투매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대출금에 대한 만기연장 및 거래선순환구조로의 전환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은 “만기도래하는 담보대출 중 상당부분은 연체 가능성이 높아 내수침체 및 민생고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자리할 수도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은행측에 가계대출에 대한 만기연장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의 만기연장 조건이 까다롭고 창구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만기연장 범위는 대출금의 70%선이며 소득증빙원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현재 입주가 이뤄지는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01년 분양 당시 분양가의 80% 이상 대출이 이뤄졌다. 때문에 10%에 이르는 차액을 납부해야 하거나 소득증빙이 없는 사람은 연체가 불가피하다. 연체시에는 0.25%의 추가금리를 내야 해 이중고를 겪을 판이다.

◇당초 전망치 수정 불가피=주택산업연구원의 권주안 박사는 “당초 올 하반기 주택가격이 2% 이내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구원측에서도 이를 수정하는 전망치를 다시 낼 계획”이라면서 “대략 5∼6%대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미 부분적으로 아파트 투매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하락폭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이 하락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정부의 규제 강화, 안정 정책 기조, 경기 침체, 입주물량 증가, 가계대출 만기도래 등을 꼽고 있다.

당초 하반기 집값 전망에 대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경우 서울 2%, 수도권은 2.5%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경우 서울 1.7%, 수도권 2.3%, 전국 3.3%가 각각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국토연구원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2% 정도의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했다.

그러나 집값 하락세는 이러한 전망치보다 2∼3배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그만큼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입주를 앞둔 대규모 주거지역에서 일부 투매가 나타나고 있는 부분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박제룡 박사도 “별도의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고 있으나 일부 투매 가능성은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것은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하락폭은 당초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지역 급매물 등장=실례로 입주가 시작되고 있는 경기 남양주 호평·평내지역의 경우 한때 분양권 프리미엄 수준이 5000만∼6000만원이 넘어서기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재 1000만∼2000만원대로 낮아졌다. 일부에서는 이보다 낮은 급매물도 나타나고 있어 투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오는 12월 입주예정인 대주파크빌 및 금강, 현대 아이파크, 효성백년가약 등은 프리미엄 수준이 1000만원 이하인 물건도 쌓여가고 있으며 매물도 적체된 상황이다. 대주파크빌 31평형의 경우 분양가가 1억3250만원이었으나 현재 분양권시세는 1억4000만∼1억5000만원대다. 이는 실제 금융비 부담, 물가인상률 등을 감안하면 분양가 이하에서 거래되는 수준이다.

호평에 소재한 L공인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보다 시세가 1000만∼2000만원가량 높다고는 하지만 금융비 부담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손해”라면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입주예정자들이 간혹 급매물을 내놓는 등 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에서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 이하인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입지여건이 뛰어나 인기를 끌었던 경기 용인 죽전지구의 경우도 급매물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위기감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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