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었을때의 놀라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당시 우리 아파트 아래층에 바로 우당탕탕 할머니가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우당탕탕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이 책에 나와있는 우당탕탕 할머니의 잔소리를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림책이라 과장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우리 아래층에 살고 있던 노부부가 그러했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고 그러니 자연히 씻는 시간도 늦을 수 밖에. 그런데 아래층 우당탕탕 노부부가 화장실에서 나는 물소리 때문에 시끄럽다고 인터폰을 했었다. 한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이 책에 나와있는 윗층 가족은 아래층 할머니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로 노력을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다시 올라왔어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도 아니었어요. 날마다 올라와 아이들한테 잔소리를 해 댔죠.' 이 부분도 너무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나도 아이에게 조용히 걷도록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댔지만 지은 지 10년이 훨씬 넘은 노쇠한 아파트의 부실한 방음기능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제는 그 아파트를 떠나와 편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그때 일은 잊을 수가 없다. 우리 나라도 이제 아파트에서 주거하는 인구가 반 가까이 된다고 한다. 서로 서로 조심해가며 또 서로 서로 이해해가며 사는 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아마 이 책의 저자도 분명 이런 경험이 있었으리라고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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