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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은둔자

나는 황폐한 광장의 은둔자
창백한 빛의 슬픈 가로등과 함께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릴 때
나는 황폐한 광장의 은둔자.


소름 끼치는 웃음은 나의 친구
운하를 따라 방랑하는 개들을 놀라게 하는 그림자와 더불어
창백한 빛의 슬픈 가로등 아래,
소름 끼치는 웃음은 나의 친구, 그림자와 더불어.


나는 황폐한 광장의 은둔자
나를 미치게 만드는 그림자의 유희와 함께,
침묵과 경직 속에 창백해진
나는 황폐한 광장의 은둔자……


- 제오르제 바코비아.
(루마니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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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물 위에 눈에 보이지 않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맴돌고 있는] 저 크고 아름다운 배들, 꿈꾸는 듯 한가해 보이는 저 단단한 배들, 저 들은 우리에게 소리 없는 언어로 속삭이는 것 같지 않은가? 너희는 언제 행복을 향해 돛을 올릴 것이냐?”

 

- 보들레르.

- “행복의 건축”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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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6-1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군요. 나는 언제 행복의 돛을 올릴 것인가.

302moon 2007-06-1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댓글은 지금에서야 봤군요. 밑줄 긋기 등록하고 있으니, 메가패스 타임코디를 쓰고 있어서 밤 12시 살짝 지나 인터넷이 끊어지더라는.-_-
저도 과연 언제 올리게 될까 계속 찾고 있습니다!

2011-11-20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보들레르 시 좋네요. 그림이랑도 정말 잘 어울려요.
 



*사람들이 말하듯
사건은 끝났다.
사랑의 범선들은
인생에 좌초했다.
인생에 아무 책임도 묻지 말자.
하나하나 헤아리기엔 너무도 많아
고뇌와 고통, 존재의 괴로움
안녕

- 「이별의 시」,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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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25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아름답군요.
아름다운 밤입니다. [결론] 페이퍼의 그림과 함께 담아갑니다~ ^^

2011-11-20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뇌와 고통, 존재의 괴로움 안녕이라니! 마야코프스키 책 찾아봐야 겠네요. 사다놓고 장식만 또..'-' (처음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떠올랐습니다. 허허;)
 


*사랑은 씻겨지는 것이 아니니
말다툼도
검토도 끝났다
조정도 끝났다
점검도 끝났다
이제야말로 엄숙하게 서툰 시구를 만들고
맹세하오.
나는 사랑하오!
진심으로 사랑하오!

- 「결론」,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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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25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의 색채가 아름답습니다.
 

4/20
죽음 하나하나가 베이스 캠프다
바람과 안개가 하루에도 열두 번
길을 만들도 또 지우므로 나그네는
모래 위의 낙타뼈와
그보다 몇 걸음 앞에 놓인 사람뼈를 보고
길잡이를 삼는다
그러므로 뼈는 별
죽음 하나하나가 생의 징검다리다
나그네는 마지막 징검다리의 몇 걸음 앞에다 자기 뼈를 남기고
그런 식으로 만 리를 가야
사막을 횡단하는 나그네 하나 생긴다
물방울이 빈도로써 바위를 뚫듯
만인의 징검다리가 길 하나를 뚫었지만
아으, 바람과 안개
다시 만인분의 뼈를 남겨야 사람 하나 횡단시킬 수 있다
아니다 이번엔 사람이 먼저 죽고 낙타가 길을 건넜다
건넌 사람 아무도 없으므로,
사막엔 길이 없다 한없이
뼈는 별

- 김중식, '물방울은 빈도로써 모래를 뚫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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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5-2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군요.
"그러므로 뼈는 별
죽음 하나하나가 생의 징검다리다"

담아가겠습니다~ ^^

302moon 2007-05-2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집을 풀다가 발견했어요. ^^

비로그인 2007-05-24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 !! 어느 곳에서도 좋은 글귀를 수집(?)하는 문님의 부지런함에 박수 한 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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