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전의 신간(?)을 읽고 있습니다. 문학동네&창비 세계문학, 제가 신간을 거의 구입하지 않았던 시기에 나온 책들이라 뒤늦은 독서랄까요. 한 몇 주는 범죄소설 구상하는 틈틈이, 책만 읽느라 서재랑 북플에 드문드문 접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잊지 말아주세요.:)

+어제 올린 리스트가 이상해서, 오늘 몇 가지 추가하는 김에 새로 올립니다.(__)

 

 

물고기들의 기적

l 창비시선 395
깊은 사유와 경험에서 우러난 참신한 “개인적 상상력에 접목된 사회성이 현대와 고전의 절묘한 호흡을 타고 있는” 강렬함으로 2009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박희수 시인의 첫 시집 《물고기들의 기적》이 출간되었다. 대학 시절부터 시동인 모임 ‘시속(時速)’에서 탄탄한 기량을 다져온 시인은 최근에는 김승일, 박성준, 최정진, 황인찬 시인과 함께 ‘는’ 동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젊은 시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인이다. 오랜 숙련 끝에 등단 7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기존의 문법에 구애받지 않는 파격적인 이미지 구성 방식과 유려한 발화법이 도드라지는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시세계를 펼쳐 보인다. 스케일과 호흡 측면에서 폭발력을 지닌 새로운 감수성과 신세대다운 색다른 감각, 그리고 시적 에너지가 분출하는 언어가 생동감 넘치는 “생명으로 가득 찬 시집”(김승일, 추천사)이다.


양장판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1955년 증보판
 독자 요청으로 제작된 스페셜 양장 에디션

 하늘을 사랑한 시인, 바람을 사모한 시인 윤동주.
그리고 그가 남기고 간 별의 노래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시간을 이길 수 있도록 조금 더 견고하게,
항상 품고 다닐 수 있도록 조금 더 아담하게,
양장본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한밤의 모험

 『한밤의 모험』은 사춘기의 문턱에 선 소년이 좌충우돌 속에서 삶과 죽음,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과 맞닥뜨리며 한 뼘 자라는 성장담이기도 하다. 귀스타브는 난생처음 벌거벗은 처녀의 몸을 보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가슴이 찢어지는 첫사랑의 고통을 느끼는가 하면, 수수께끼 거인들을 만나 학문의 모순과 지식인의 허위를 엿보고,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괴물이 ‘근심’도 ‘운명’도 아닌 ‘시간’임을 깨닫는 등 인생의 비밀을 하나씩 깨우쳐나간다. 시간과 공간, 지구와 우주를 넘나드는 거대한 꿈속의 모험 끝에, 마침내 진정한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그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을 결심하는 소년의 모습은 성인 독자들에게도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는 계기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바로 이것이 헤아릴 수 없는 재미와 깊이가 하나로 엮인 한 편의 철학 동화로서 모든 세대를 아울러 폭넓은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의 힘이다.


아쿠타가와의 중국 기행

이 책은 근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눈에 비친 1921년 중국 사회의 단면과 그가 마주친 단편 단편 일상의 세부가, 작가 특유의 빛깔이 입혀진 소설적 필치로 생생하게 기술돼 있다. 그로부터 약 1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시대의 격렬한 변화로 인해 현재의 독자에게는 오히려 낯설어서 신선하게 보일 수 있는 경치가 적지 않다. 그리고 소설가가 아니고서는 결코 포착할 수 없는 독특한 관찰과, 여행자가 아니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 시정의 풍경 또한 다채롭게 기록돼 있다. 격변하는 역사의 대전환기에 중원 곳곳의 명승지와 거리의 풍광을 포착해 특유의 언어로 펼쳐 놓는 《아쿠타가와의 중국 기행》은 잃어버린 이 세계의 옛 풍모와 역사의 변천을 알려주는 귀중한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조광조 평전

 - 조선을 흔든 개혁의 바람
선비의 강직한 기개를 보여준 조선 유학의 태산북두이자 시대를 앞서간 개혁가. 그러나 지나친 성급함 때문에 결국 개혁에 실패했으며, 또한 그 개혁은 민생이 아닌 유교적 이상을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젊은 정치가. 과연 이뿐일까? 《조광조 평전》은 우리가 몰랐던 조광조의 개혁일기를 펼쳐 보인다. 그가 꿈꾸던 세상은 진정 무엇이었으며, 어떤 힘겨운 투쟁 속에서 갈등하고 고민했는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열일곱 나이에 유배지의 스승 김굉필을 찾아 떠난 조광조의 길이 결국 자신의 유배지에 이르기까지, 저자 이종수가 전하는 그 극적인 서사 한 장면 한 장면을 읽다 보면 ‘개혁가 조광조, 인간 조광조’의 진실을 만나게 된다.


쇼팽

 

 

- 쇼팽의 삶과 작품을 총망라한 가이드북 l 피아노 작품해설 시리즈 1
쇼팽은 그 작품에 담긴 풍부한 시정만큼이나 다양한 에피소드를 지닌 음악가이다. 19세기 파리 살롱에서 여러 음악가들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수많은 예술가들과도 교류하며 친분을 유지했다. 또 유럽의 명문귀족들과도 어울렸고, 그를 스승으로 존경했던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며 그들에게 작품을 헌정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수많은 영감들을 바탕으로 탄생한 쇼팽의 작품들은, 그렇기에 쇼팽의 생애를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이 책은 쇼팽의 전 작품을 주제 및 구성 등에 대한 해설과 함께 그 곡에 얽힌 에피소드까지 자세히 설명하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음악과 음악가

 

- 낭만시대의 한가운데서 l 음악의 글 1
그가 죽기 3년 전, 자신이 이끌었던 잡지를 떠난 지 10년 만에 다시 펜을 들어 사랑하는 후배 요하네스 브람스를 “새로운 음악의 기운, 반드시 와야 할 그 사람”으로 음악계에 천거하는 글은 감동적이다. 그는 이렇게 글을 끝맺는다. “어느 시대든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는 은밀히 동맹을 맺는 법이다. 예술의 진리가 점점 밝게 빛나고 기쁨과 축복이 사방에 퍼질 수 있도록 동맹원들은 더 굳건히 뭉쳐야 한다.”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말이다.
이 책은 슈만이 <음악신보Neue Zeitschrift für Musik>에 연재했던 글을 중심으로 직접 주석을 추가하여 1854년 출간한 총4권 분량의 평론집 <음악과 음악가에 관한 논집Gesammelte Schriften über Musik und Musiker> 가운데 일부를 발췌하여 엮은 것입니다.


P의 도시

l 은행나무 노벨라 13


모든 이들의 꿈이 모여 폭죽처럼 터지는 도시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뜻밖에도 ‘고통’이었다.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의 뒷면에는 여지없이 고통이 있었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모든 현관문 뒤에는 아픔이 있다’고. 그때 이 이야기의 씨앗을 떠올렸다. 낯선 도시에서 벌어지는, 현관문에서 현관문으로 이어지는 고통의 연쇄와 상호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_<작가의 말>에서

 

 

 

 

힘겨운 사랑

 

 

ㅣ 이탈로 칼비노 전집 8

 

내용 면에서 환상성을 덜한 대신 현실과 심리 묘사에 좀 더 다가선 작품집이다. 국내에 정식 계약되어 번역된 이 작품은 동시대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신혼부부, 도둑, 사진작가, 군인, 시인, 운전자 등 평범한 인물들이 주인공인 이 단편집은 소통의 부재와 몰이해, 피상적 관계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사랑을 이뤄 내기 어려운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기억을 떠올리는 일은 먼지가 수북한 다락방을 방문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그곳에 무엇이 어떤 논리로 정돈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기억의 주인은 그를 과거로 이끌어가는 표지들을 발견하는 순간 깜짝 놀라게 된다. 흔적들은 완벽히 지워지지 않고 그것들을 다시 알아보기 위해서는 구별하기 힘든 표지들을 해독하고 그들의 관계를 연결하고 의미를 짐작해가며 하나의 사실을 가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 역시 결코 확실치 않아 실재했는지 믿을 수 없다.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파트릭 모디아노는 이러한 불확실한 수사로 걸작을 만들었다. _<르 수아르>

 

 

 

이명건 트리오 - 2집 피고지고


'이명건 트리오'는 피아니스트 이명건이 중심에 서 있긴 하지만, 밴드의 성격이 강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멤버 세 명의 창작곡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들은 각자 뚜렷한 음악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이 하나의 사운드로 결합하는 과정이 꽤 흥미롭다. 특히 그 과정은 매우 부드럽고, 마찰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는 세 명의 멤버들이 평소에 꾸준한 공동작업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고 있으며, 나아가 서로의 삶 속에서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다.

 

Omnium Gatherum - Grey Heavens


"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였기에 이 앨범은 저 스스로가 완성하는데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물은 아주 잘 나왔어요. 다양한 감정들이 묘사되었고 그 영혼이 음악으로 스며들었어요. 뭐랄까 내일이 없는 방식으로 음악에 모든걸 쏟아 부었어요. 슬픔과 즐거움. 공격성과 다정함 그리고 약한 인간의 마음을 담았죠. 정말 많은 것을 담은 앨범입니다. 물론 여전히 캐치하고 더 공격적인 작곡이 명암에 덧칠해졌어요. 지적인 멜로딕 데스! 즉 Omnium Gatherum 방식으로 말입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앨범입니다."


부상당한 천사에게


문학만 하지 왜 매번 정치 산문을 써서 공연한 안티를 만드느냐고 걱정하던 사람들에게 작가는 조지 오웰을 들어 이렇게 말한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이며,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것이 글쟁이의 몫이라고. 또한, 소외되고 고통받는 절망의 자리에 남아 있는 단 한 톨의 씨앗에서도 생명의 온기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문학이라고 말이다.
이 산문집은 화음이 아니다. 예쁘게 어우러지는 글은 책 속 어디에도 없다. 모든 글들은 작가의 시와 삶이 부딪쳐 만들어낸 불온하면서도 아름다운 소란의 소리를 닮아 있다. 이 소란의 지점을 통과해야만 나는 당신이 될 수 있고, 당신은 나가 될 수 있다. 그제야 서로는 우리가 되며, 우리는 부상당한 천사와 손잡을 수 있다. 그렇기에 소란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 지점부터가 《부상당한 천사에게》의 시작이며 마지막이다.

무언가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 내가 오늘도 계속 살아 있는 것은 당연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삶은 매 순간의 선택이고, 오늘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은, 살기로 한 내 선택이 생의 조건들 속에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_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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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6-03-15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문님~ 오랜만이에요.^^

당신의 그 22시도, 302번지도, 그리고 그 매력적인 뒷모습도 그대로라서 좋아요.

302moon 2016-03-16 10:15   좋아요 0 | URL
어? 어!!!!! 엄청 오랜만이에요! 저는, 서재를 아주 떠나셨구나 싶었거든요.T_T 연락처도 이제 엘님의 연락처가 아닌 것 같았고…… 알라딘 이웃들 중 예전에 아셨던 분들 붙들고 물어볼까(응?) 생각도 했습니다. 다시 오신 거 맞죠?:)
자리 오래 비우면 안 되겠구나, 반성 모드도 오래 갔습니다.
오셔서 기뻐요^_______^

L.SHIN 2016-03-21 16:19   좋아요 0 | URL
반성은 제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웃음)
나만큼이나 문님도 잠수를 자주 타시는군요?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