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양장) 새움 세계문학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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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예절 감각은 태어나면서부터 불평등하게 나뉘는 것이다. -17p
한 여자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최선은, 아름다운 작은 바보여야 할 테니까요. -61p
나는 안에 있으면서 밖에 있었고, 무궁무진한 삶의 다양성에 의해 매혹되기도 하고 동시에 역겨워지기도 했던 것이다. -111p
이 세상에 관해 수근거릴 필요가 거의 없는 사람들조차, 그에 관해 수근거린다는 자체가 그가 곧 낭만적인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라는 증거인 셈이었다. -133p
대부분의 가장은 결국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비록 시작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173p
마치 실재하는 믿기 어려운 존재로서의 그녀 외에는 더 이상 어떤 것도 진짜가 아니라고 여기는 듯했다. -267p
자신의 적응력을 쏟아부었던 사항들을 새로운 눈을 통해 바라보는 일은 변함없이 슬픈 일이다. -303p
“나라면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을 거야.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잖아.”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고? 왜 안 돼. 당연히 할 수 있네! 나는 모든 것을 이전과 똑같이 바로잡아 놓을 걸세” -321p
그의 입술이 닿았을 때 그녀는 그를 위해 꽃처럼 피어났고 생은 완벽했다. -3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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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서평을 다시 읽어보니 ‘미친 사랑은 파멸을 부른다’ 그러나 결국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는 뉘앙스로 서평을 썼었다.(너무 못써서 다시 읽기 힘들었다,,) 어렴풋이 남은 기억 속에서도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단지 한 명의 연인을 미친듯이 사랑했다는 정도다. 이미 <이방인>으로 한차례 감동을 겪은 후라 이정서 번역가의 <위대한 개츠비>를 손에 집어 들으면서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애잔한 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설레임과 함께 내가 느끼지 못했던 그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역시나. 이정서 번역가의 번역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다 읽고 난 후 전체적인 느낌 그 자체는 비슷했지만 내가 좀 더 어른이 된 후에 다시 읽어서 그런지, 아니면 번역 자체가 좋아서 그런지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새로이 느낄 수 있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다보니 줄거리는 과감하게 패스하고, 깊게 들어가기 전에 우선 이정서 번역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고 넘어가야겠다. 사실 ‘직역’이라 하면 자연스럽지 못하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게 사실이다. 때문에 자연히 가독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처음 이정서 번역가가 번역한 <이방인>을 접했을 때에도 그의 말이 이해는 됐지만 ‘그래도 독자를 위해서라면 자연스럽게 고쳐 쓰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동시에 힘들게 읽었기 때문인데, 이 기억 때문에 <위대한 개츠비>를 손에 집어 들면서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생겨났다. 다 읽고난 후에도 ‘그래도 조금 자연스러운게 더 좋기는 하겠다’ 라는 생각에 아직 직역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힘들었지만, 그의 번역을 두 번째 접해서 그런지 아니면 카뮈보다는 제럴드의 문체가 더 부드러운건지 훨씬 읽기 수월했으면서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이면과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음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이번 도서는 왼쪽 페이지는 원문. 오른쪽 페이지는 번역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는 슬슬 인정해야 하지 않은가 싶다. ‘이정서’ 세 글자는 번역의 새로운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번역한 책을 손에 집어들 때는 내가 몰랐던 어떤 새로운 이면을 (사실은 그게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어떤 것일지도 모르지만) 발견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설레임으로 가슴이 두근 거린다.

도대체 그의 어디가 ‘위대한’ 것일까?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아마도 도대체 그의 어디가 위대하다고 하는 것일까? 가 아닐까? 나 역시 이전에 읽었을 때에 이러한 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제목에 괴리감을 느꼈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그의 순정한 사랑. 저자는 이것 하나만으로 그를 위대한 사람이라고 칭했던 걸까? 확실히 개츠비는 데이지 한 사람을 위해 온 인생을 다 바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한 우연이었군요.”
“하지만 그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어요.”
“왜요?”
“개츠비는 바로 그 만 건너편에 데이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 집을 샀던 거에요.” -229p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가난한 군인이었던 그는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고, 결국 그는 그 모든 것이 ‘애초에’ 자신의 것이었던 듯 두 손에 거머쥐게 된다. 그리고 데이지의 집이 보이는 곳에 크고 화려한 집까지 구입한다. 빠르게 부를 손에 거머쥔 것도 놀랍지만 집을 구한 가장 큰 이유가 사랑하는 사람이 살고있는 집이 보이는 곳이라니. 오싹하기도 하지만 로맨틱하기도 하다.
개츠비는 오직 데이지 한 사람만을 사랑한 사람이자 빼어난 두뇌로 빠르게 부를 손에 거머쥔 사람이자 빼어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생각한다. 그 모든 것들 중에서 “과거와 대항하며 현재를 꾸려나가려” 도전한 그의 모습이 ‘위대한’ 것이 아닐까? 하고. “그리하여 우리는 나아갈 것이다.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쳐지면서. -523p” 이 유명한 마지막 문장은 개츠비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논할 때 “데이지는 나쁜년”이라는 논제가 항상 따라온다. 역시 나 또한 1.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부를 따라 결혼한 것 2. 결혼한 몸으로 다시 만난 첫사랑을 흔들어 놓은 것 3. 다 줄 것 처럼 굴더니 결국은 다시 버린 것 을 토대로 “데이지는 나쁜년”에 한 표를 던졌다. 이정서표 번역을 다시 읽어보니 우리가 큰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 부분은 직접 읽어보면 알게 될 수 밖에 없으니 구구절절 적지 않겠다.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운명과 우연의 어긋난 사랑의 기구함을 뼛속 깊게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되돌리려는 노력과 어쩔 수 없는 것 그리고 현재와 과거의 다툼.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어긋나게 된다면, 그것은 과연 사랑이 맞는 걸까? ‘위대한’ 책은 언제나 우리에게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를 되려 건넨다.

-마지막으로 이정서 번역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위대한 것은 개츠비가 아니라 ‘닉’ 아닐까? 철저하게 관찰자의 입장에서 개츠비에 대해 독자에게 이야기 하지만 인품도 의리도 성실함도 적절한 맺고 끊음도 조금도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고 완벽하다. 개츠비가 아닌 닉의 성격에 집중해서 한 번만 이 책을 다시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았지만 어쩐지 쉬이 써지질 않는다. 고전을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건지, 아직 여운이 채 가시질 않아서 그런건지, 좀 더 그럴싸한 글을 쓰고 싶다는 스스로의 욕심 때문인지.. 계속해도 마음에 안들 것 같으므로 아쉽지만 조금 찜찜하게 마무리 하는 걸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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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다이빙 -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나는 행복을 찾아, 일센치 다이빙
태수.문정 지음 / FIKA(피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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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오로지 호기심 이었다. 올해 초. 이 책이 막 세상에 나오자마자 SNS에서 난리 아닌 난리가 났었는데, 이때만 해도 그냥 ‘와 이 책도 홍보 앵간히 열심히 하네’ 라고만 생각했었다. 근데 책 좀 읽는다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하는 걸 보고 ‘응? 왜 다들 읽는거지?’ 싶어서 자세히 찾아보니 독자가 직접 기입하는 칸도 있는 등 색다른 방식에 흥미를 느꼈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1cm 벗어나는 행복이라니..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말하는 책은 도대체 어떤 책일까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홍보가 많은 책이나 검증되지 않은 베셀은 피하는 편인데 여러 사람들의 서평이 검증을 해줬기 때문에,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말한 것 처럼 계속 올라오는 서평에 호기심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게다가 요즘 자꾸만 떨어지는 자존감에 한 번 읽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왠지 모를 후련함이 들었다. (정말!) 작은 미소가 입가에 떠올랐고, 친구와 카페에 앉아서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고나서 지친 기분까지 들었다.

-정말 놀랍도록 특별할게 없는 책이었다. 아니 오히려 책이라기 보다는 친구와 수다떠는 시간을 가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걸 특별하다면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일상에서 ‘아주 조금’ 벗어나 행복을 찾기 위해서 두 사람이 만나 소소한 대화를 나눈다 “이런 경험 있어요?” 그리곤 책을 읽는 독자를 대화에 참여시킨다. ‘3번째 참가자는 이런 경험 있어요? 있으면 아주 사소해도 좋으니 한 번 털어놔 보세요’ 이 책의 진가는 여기에서 발휘 된다.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속에서 특별함을, 아니 아주 작은 행복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읽는이를 그저 읽는이로 두지 않는다는 것. 이 책은 끝까지 독자를 독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3번째 참가자’가 된다. 두 작가가 나누는 것이 아주 소소하다는 것과 독자를 참여하게 만든다는 것이 <1cm 다이빙>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가끔씩 독자들에게 끈질기게 함께하자고 말하는 책을 만나는데, 이게 은근히 책에 더 깊이 빠지게 만든다. <1cm 다이빙>이 그렇다. 친구가 하는 것 같은 사소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 하는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직접 적는 페이지를 바라보면 뭐라도 적어야 할 것 같아서 애를 써서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아닐까? 나도 1cm 벗어난 행복을 위해서 오랜만에 다음 휴일에는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 집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어야 겠다! 그것도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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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것 투성이인 우리 아이의 행동
김지은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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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육아서적을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서” 만 읽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생각은 전적으로 틀렸다. 물론 아이를 잘 기르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나는 “자신을 위해서” 읽는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유년시절에 자신도 모르게 생겼을 상처를 인식하고 스스로 치유하고, 아이를 더 잘 기르면서 자존감을 회복함과 동시에 상처를 되물림 하지 않고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 이건 오롯이 아이만을 위한 과정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 한다. 나는 미래에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 종종 육아서적을 읽는데, 사실 내 자신의 문제가 뭔지 고민이 될 때 집어드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이상하게 자기 확신감이 줄어들어 자꾸만 우울해지던 와중에 북폴리오에서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가 출간 되었고, QnA 형식의 육아서적이라고 해서 기대를 가지고 손에 집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힘든 일이 생기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잘못된 사랑은 주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상처를 받게 됩니다. 특히 아이들은 부모에게 받는 사랑이 첫사랑이기 때문에 그 사랑을 바탕색으로 그 위에 다양한 사랑을 덧씌우게 됩니다. 그러니 부모의 사랑이 기본색이 되는 것이지요. -16p”

-나를 살아있게 해주는 존재이자, 가장 처음 만나는 사람이자, 처음 사랑하게 되는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다. 그러나 문제는 부모 또한 아이가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들은 다 저러면서 크는거야” 라며 방치하는 부모도 있으며 사소한 문제에도 “내 아이가 나중에 잘 못 되는 것은 아닐까?” 라며 과잉반응 하는 부모도 있다. 이런 성향은 자신의 유년시절 기억을 통해 생겨나게 되고, 안타깝게도 세상을 처음 접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우리 아이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알게모르게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럼 내가 모르는 문제가 생길 때 마다 아이를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 해야 할까? 아마 전문서적을 읽어나 인터넷에 검색을 하거나 전문가를 찾아갈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잘못 된 정보도 함께 퍼져있기 마련이고, 전문서적을 읽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항상 전문가를 찾아갈 수만도 없는 법이다.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는 QnA 형식으로 엄마들의 궁금증이 제목에 나타나 있어 목록에서 내가 원하는 것만 쏙쏙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저자들도 이점을 고려한 것인지 바로 앞 질문에서 알려준 내용을 뒷 질문에서도 반복해서 알려준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을 한다면 반복습득을 통해 더 잘 흡수할 수 있게 되고, 원하는 페이지만 읽을 경우에는 다른 페이지를 추가로 읽거나 부족함 없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 <석세스 에이징>과 함께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유년시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인식 한다면 우리 아이들을 더 좋은 방향으로 키우고 싶다는 욕구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또한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는 단순히 엄마들의 질문에 ‘실천 행동’에 대해서만 일러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것 부터, 잘 못 된 방식의 훈육이 앞으로 자녀의 성격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까지 일러주기 때문에 아이 문제를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내가 지금 왜 이런 성격인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심리학 도서를 보면 유년시절의 상처를 치유해야 더이상 반복 된 실수를 안한다고 하면서 그 어떤 도서도 유년시절의 상처가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이 도서를 읽음으로써 “나의 문제”도 직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부모 뿐만 아니라 자신을 알고싶은 사람에게도 조심스럽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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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합류하게 된 독서모임 도서가 독립출판물 이어서 우연찮게 ‘이막이’ 다음으로 꽤 빠르게 독립서적을 읽게 됐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구입할 수 없고 네이버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것 같은데... 독립서점에서는 구입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구입 경로가 한정적이라는 점이 번거롭기도 하면서 동시에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책을 처음 딱 손에 들었을 때에는 ‘와 이거 신경 제대로 썼는데?’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깔끔한 포장과 제본. 속지까지 두툼하고, 거기에 깔끔한 인쇄 까지! 심지어 책 띠지까지 단단하고 아기자기해서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추가로 귀여운 인스까지 몇 장 함께 동봉되어 있다. (귀찮아서 찍지는 않음) 그래서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이래서 독립서적을 읽는 거지!’ 하는 마음과 ‘이거 완전 선물 받은 느낌이잖아!?’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고, 나에게는 낯선 세계인 ‘서핑’ 과 ‘일상탈출’ 이라는 주제에 기대감이 샘솟았다.

-독특하게도 스토리 형식의 만화와 수필이 번갈아 나열되는 구조다. 그림에 글, 거기에 자신의 마음까지 담으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노력과 부담감이 이 책에 실려 있을지 생각이 들어 아득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많은 노력이 담겨져 있는 책이구나, 하는 기분이 책을 펼쳐서 마지막 페이지를 닫을 때 까지 이어져 누군가의 자식을 손에 안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느낌과 마음은 독립출판물을 읽을 때에만 느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만화의 내용은 저자가 상상한 ‘서핑의 역사’ 부터 서핑을 사랑하는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괴리감, 그리고 그로부터의 과감한 탈출, 탈출 후기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림체가 독특하면서 아기자기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만화의 중간중간에 끼여 있는 수필은 각 만화 파트에 어울리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져 있고, 조금은 일기장을 엿보는 느낌이 드는 문체였다. 전체적으로 ‘서핑을 사랑하는 사람의 일기장’ 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풍겼고,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과 그럼에도 일을 해야하는 마음 사이의 갈등이 담겨져 있어다. 그러나 아쉽게도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이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엮은 책 같은 느낌이 크게 들었고, 일과 취미생활 사이에서의 갈등과 그 갈등 해결 과정을 제외하면 공감이 크게 가지는 않는다. (너무 서핑!!!!!!!!! 하는 느낌) 그래도 아기자기하고 과감하게 일상을 탈출하는 모습에서 용기와 삶의 적절한 조절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역시는 역시인지 가독성이 굉장히 별로였다. 만화 속의 글씨는 너무 작았고 폰트 선택도 큰 미스로 판단 된다. 읽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마치 눈이 안보이는 사람 처럼 자꾸만 책이 얼굴 앞으로 와있었다... 그리고 빈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려 한 것 같은데 글쎄.. 오히려 자꾸 흐름이 끊기는 부작용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에 좋다고 느꼈던 단단한 종이가 페이지 넘기기가 무척 힘들다는 깨달음을 전해줬다. 굉장히. 심각하게 불편했다. 그래서 여러모로 내용이 마음에 다가오기 전에 불편함 부터 느껴지니 책 속에 담긴 이야기는 잘 받아들이지 못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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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 생각의 동반자, 소크라테스와 함께하는 철학 수업
허유선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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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것이 다 진실은 아니다. 빛나는 것이 모두 다이아몬드는 아닌 것처럼 -76p
우리의 생각으로 인해 그들은 이미 우리의 세계 안에 포함되어 있다. -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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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하면 괜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철학책을 읽으면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고, 나만 어렵게 느끼는 것인지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찾아 읽게 되는 입문서는 또 너무 쉽거나 지루하게 느껴진다. “이건 내가 생각하는 철학이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내가 만나게 된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는 바로 이 물음에서부터 출발한다. ‘철학함은 과연 어떤 것일까?’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자 할 때 조급하게 꼭대기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 그래서 초심자용은 너무 재미없고, 전문가용은 너무 어려워서 자존감이 낮아짐의 반복에서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치 그런 독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기초부터 차근차근 꼼꼼하게 다지면서 동시에 적극적으로 철학하는 재미를 독자에게 건네준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놀란건, 독자를 실천으로 이끈다는 점이다. 철학을 막연히 어려워 하거나 철학이 무엇인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대화 형식의 독특한 전개 방식과 독자가 직접 적어볼 수 있는 페이지를 통해서 쉽고 재미있게 철학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른 입문서 처럼 철학의 역사부터 유명한 역대 철학자들의 사상을 나열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것만 담겨져 있으며 그것도 유쾌하고 참여하고 싶은 방법으로 담겨져 있다. 적절한 설명과 적절한 참여유도, 적절한 기록적 역사까지 모두 적절히 모여 완벽한 모두를 위한 철학 입문서가 완성 된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나의 ‘인생 철학’을 정리해 봤고, 책에 나와있는 상세한 철학하는 과정을 따라 나의 생각을 정리해 봤다. 아직은 처음이라 어색하고 번거롭고 귀찮기도 했지만, 가슴 속에 뭔가 뜨거운게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 더 많은 참을 향해 가고 싶고, 참이 아니라면 참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싶어졌다. 그로인해 내 삶이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도 하게 됐다. 도서 추천을 굉장히 조심스러워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에게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를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함께 철학하는 삶을 살아가며 인생을 유의미하게 바꿔나가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의 생각만큼 철학은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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