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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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일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이번에는 무려 추리소설. 게다가 1940년대 세계2차대전이 끝난 직후의 ‘여성’탐정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기는데 강렬한 핫핑크 표지 디자인에 추리라는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긴다. 마치 ‘멀쩡하지 않으면 죽여버리면 그만이죠’라고 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돌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음미하면서 읽는다고 정말 오래도록 읽어나갔다.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여성의 티키타카가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소설이다.



-다행히(?) 주인공들이 남자를 죽이지는 않는다. 결혼상담소를 운영하는 주인공 그웬과 스파크스의 고객 중 한 명인 남성이 소개받은 여성을 살인했다는 혐의를 받고 구치되는데, 그녀들은 자신들의 사업에 비상이 걸렸음을 깨달음과 동시에 그의 무죄를 확신하고 그의 결백을 위해 기꺼이 탐정 콤비가 되어 나서게 되는 것이다. 어둡고 비밀스러운 삶을 가진 스파크스와 상류층의 조신한 그웬은 언뜻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쌍이지만 그런 그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큰 매력 포인트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심지어 여성 탐정이라니! 콤비라니! 탐정물 애호가들에게 이렇게 반가운 소식이 없다. 거기에 세계2차대전 직후의 런던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이 기다려질 것이다. 좋은 소식은 우리는 그녀들의 활약을 또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매력포인트가 정말 많은 소설이지만, 심지어 스토리도 더할나위 없었다. 자연스러운 전개와 탄탄한 짜임. 그리고 독자들을 휘어잡는 반전들. 너무 갑작스러고 뜬금없는 반전 결말이 조금 아쉽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인 내용이 만족스러워 흡족한 표정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아마 우리가 마플양 다음으로 사랑하는 여성 탐정이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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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마리 아기 돼지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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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자주 못읽으니 오디오북을 선택할 때 고민이 없었다. ‘애거서를 듣겠어!!’라는 욕구로 가득 차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선택하게 된 <다섯 마리 아기 돼지> 시작부터 귀를 의심하게 된다. 무려 16년 전 사건을 의뢰하는 아가씨.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푸아로. 그의 활약이 절로 기대되며 시작부터 흥분감으로 온몸이 달아오르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도대체 어떻게 16년전 사건을 다시 조사하겠는가. 관계자중 사망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의뢰가 푸아로에게 들어왔고, 그 의뢰를 한 여성은 당차게 부탁을 한다. 자신의 어머니는 결백을 말했다며. 푸아로는 그녀의 의뢰를 거절하지 못하고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말도 안 되는 설정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도 푸아로와 함께 추리를 하고 있었다. 누구일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아! 이사람이다! 이사람이 의심스러워! 하면서. 그게 이 소설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독자를 자연스럽게 추리에 끌어들이는. 특히 이번 작품에서 푸아로는 심리적으로 사실과 진실을 판단하기 때문에 시간은 그다지 큰 상관이 없었다. 독자들은 누가 진짜 범인인지 헷갈려하고 있을 때 그는 진실을 찾아낸다.



-조금 당황스럽다. 푸아로는 독선적인 추리를 한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독자들에게 많은 힌트를 던져주며 함께 추리하고 있었다. 이 작품이 특히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내가 여태 무심하게 넘겼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오디오북이 귀에 박히기 때문에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인지. 정말이지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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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 -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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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교차하고 계속 갈라져나간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풍경을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언제 어디에서 태어나고 누구를 만나고 하는 거, 싫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 그날부터 내내 죽음을 생각해왔어. 산다는 것이 너무 두렵고 겁이 났어.



-장르문학 애호가 인친분들이 많이 읽던 <야시> 사실 호기심이 생겼음에도 표지 디자인이 안예뻐서 읽지 않고 있었는데, 밀리의서재에서 발견하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책 자체는 재미있었는데, 이직 후 도저히 독서시간이 나질 않아서 짬짬히 읽었는데도 기간이 정말 오래 걸렸다. 당분간은 서평이 굉장히 드문드문 올라올 듯 싶다. 아무튼 읽어보니 호러 소설이 아니라 환상소설이었다. 어떻게 보면 심리적으로 공포심을 심어준다고 볼 수도 있지만, 보편적인 공포심이 아닌 호불호가 갈리는 공포심이다.



-두 개의 중편이 실린 소설집인데, 두 작품의 결이 굉장히 흡사하다. <바람의 도시>는 도심 속 시공간이 뒤틀린 곳을 통과하면 일반 사람들은 들어갈 수 없는 고도라는 곳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곳은 죽은자들이나 신들이 지나다니는 길이다. 초등학생인 주인공이 이 또 다른 세계인 고도에서 겪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야시>또한 선택받은 몇몇만이 갈 수 있는 시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곳. 물건을 사지 않은 채 시간이 초과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야시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특별한 것들이며 그만큼 가격이 비싼 것들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야시로 향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이야기. 두 작품 모두 평범한 사람에게는 열리지 않는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늘하면서 호기심이 생기는 동시에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많고 많지만, 누군가 그중에서 특색있는 작품을 뽑으라 한다면 독자들은 망설임없이 <야시>를 뽑을 것이다. 흔한 주제를 가지고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호러보다는 환상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호러매니아인 사람들은 이게 왜 호러지? 라며 고개를 갸웃하게 될 테니까. 환상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될 것이다. 너무 오랜만에 쓰는 서평이라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읽고 많이 쓰려고 이전보다 더 큰 노력을 해야겠다. (책이 멀어지니 삶이 너무 우울한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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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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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 출판사에서 협찬받아 읽어보게 된 <어메이징 브루클린> 처음 책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두께에 깜짝 놀랐다. 사이즈가 작은 편도 아닌데 무려 500p 이걸 도대체 언제 다 읽나 걱정했는데, 최근에 직장이 바뀌고 책 읽는 시간이 줄어서 그렇지 유쾌하면서 동시에 다정한 내용에 두께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즐겁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또 처음부터 ‘모두가 보는 앞에서’ 총격이 벌어지는 바람에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 될지 흥미진진한 마음을 가지고 읽어나가게 된다.



-“스포츠코트는 걸어 다니는 재주꾼이었고, 살아 있는 재앙이었으며, 불운의 대명사였고, 의학적인측면에서는 기적의 화신이었다.” -32p 그런 그가 대낮에, 사람들이 우굴거리는 공원에서, 한 아이에게 총격을 가했다. 도대체 그는 왜 총격을 가했을까. 독자들은 우선 이 의문에 빠져들어 책장을 넘기게 된다. <어메이징 브루클린>의 가장 큰 매력은 여기 있다. 중요한듯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 이야기의 한가운데 존재하면서 주변에 펼쳐져있던 각종 이야기들을 가운데로 마치 자석처럼 끌어 당긴다. 그리고 하나로 모인 많은 이야기들 위에 스포츠코트가 우뚝 올라서서 사랑과 이해와 후회와 반성을 담은 한 마디를 던지며 이야기는 결말을 맞이한다. 이 소설은 총격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차별과 억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며, 후회와 반성을 통해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을 읽고는 온몸에 오스스 소름이 돋으면서 페이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런 결말이라는게 믿을 수가 없지만, 더 믿을 수 없게 아름다운 결말이라는 사실이 또 한 번 믿을 수가 없다. 스포츠코트는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까지 많은 이야기와 힘을 건네주었다. “축복은 그것을 달게 받으려는 사람에게 내려지는 법이야. 그것이 어떻게 오는지 캐려고 하지 말게. 축복이 내려진다는게 중요한 거잖아.” -454p



-“제 직업은 깨끗이 치우는 거예요. 무엇을 치우는가는 중요하지 않죠. 오물은 어디를 가든 결국 오물이니까.”

“오물 중에도 유난히 치우기 힘든 오물이 있죠.” -143p

주옥같은 문장이 너무도 많은 책이었다. 우울한 삶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아니면 인생을 다른 각도로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만드는 소설이다.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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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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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의 작품 중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은 활자로 먼저 읽고자 했지만,, 밀리의서재에 오디오북이 나와있는데 그 유혹을 어쩌면 좋으리… 그냥 죄다 들어버리기로하고 선택한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푸아로도 마플양도 나오지 않는 작품인 것 같아서 새로운 분위기의 작품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은밀하게 등장하는게, 푸아로가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푸아로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밉상이라고 생각했던 푸아로에게 나도모르게 점점 빠져들고 있는 것 같다.



-한 시골 마을의 대지주가 살해당하고, 자연스럽게 금전적인 곤경에 빠져있던 그의 양아들이 용의자로 지목된다. 게다가 그는 살인이 벌어진 날 어딘가로 숨어 종적을 감췄고, 그때문에 더욱 범인으로 의심을 받게 된다. 때마침 은퇴 후 아무도 모르게 이 마을에 휴가차 찾아와 호박을 기르던 푸아로에게 양아들의 약혼녀가 그의 결백을 주장하며 진실을 밝혀달라며 의뢰하게 되고, 화자이자 마을의 의사인 쉐퍼드는 푸아로와 함께 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일단 푸아로의 등장부터 재미있다. 자신이 어디있고 누구인지 알려지길 원치 않는 은퇴한 탐정과 호박이라니. 나아가 쉐퍼드와의 만남은 유쾌함 그 자체다. 탐정이 던진 호박에 맞을 뻔한 의사라니. 소설 곳곳에 이렇듯 가벼운 장난이 심어져있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다. 과장 하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죽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당연하지만 범인이 과연 누구일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대지주의 죽음에 이득을 보게 되며 많은 이들이 의심스러운 행동을 조금이라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푸아로가 밝히는 진실에는 정말이지 누구라도 예상하지 못한 그 진실에 깜짝 놀라고 말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최고의 밀실 트릭을 담은 작품이라면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은 최고의 반전을 담은 작품이다. 모든 독자가 정말이지 감히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 장담한다. 이건 애거서가 독자를 제대로 가지고 놀았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이야기를 다 들은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을 감추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터트려버리는 푸아로의 방식이 굉장히 얄밉다고 (독선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그의 방식이 독자들로 하여금 추리에 더욱 열정적으로 참여하게 만들며 독자들에게까지 은밀하게 행동하는 것은 독자 자신도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이 된 듯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결말의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오기도. 그렇기때문에 독선적인 추리 방식을 지닌 추리 소설이 그렇게나 많았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이제서야 알아차렸다니. 장르문학 매니아 박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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