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미니북)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민준 옮김 / 자화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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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북 북퍼퓸 세트를 생일선물로 받았다. 심지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서인 <어린왕자> 어린왕자 북퍼퓸은 어떤 향기가 날까 기대가 되어 바로 뿌리고 읽기 시작했다. 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저 글자를 읽어나가는 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적거리는 소리를 듣고 희미한 향기를 맡게 되는 것. 혹은 추억 속의 향기와 소리를 떠올리게 되는 것. 이렇듯 소리와 향은 뇌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우리에게 생각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어떤 일을 회상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스쳐지나가는 향기와 소리에 자극받아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읽는다는 행위에 향기를 더하면 어떨까? 호기심과 기대가 동일한 크기로 생겨났다. 일단 읽는 내내 더욱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고, 훨씬 더 좋은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길에서 비슷한 향기를 맡게 되면 책 내용과 함께 책을 읽을 때의 좋은 기분이 함께 떠오른다. 너무 기분 좋은 경험에 정말이지 열심히 뿌려가면서 읽고 있다. 다양한 향을 가지고 장르와 내용에 따라 달리 뿌려가며 읽는다면 더 즐거운 독서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북퍼퓸 진짜진짜 강력 추천한다!



-이제 책 이야기를 해보자. <어린왕자>는 자주 손에 집어드는데 읽을 때마다 집중하는 포인트가 다르다.( 다가오는 느낌 자체가 매번 다르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이번에는 ‘동심’이라는 포인트에 눈이 갔다.

동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순수하다’ 거나 ‘천진난만하다’ 라고 이야기 한다. 동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부러워 하기도 하고, 깨끗한 무언가를 대하듯이 조심스럽게 대하기도 한다. 반면 순수한 시각으로 사건을 해석하려는 사람을 보면 ‘네가 아직 어려서 그래’ 라며 무시하거나 ‘언제까지 그런식으로 생각할래?’ 라며 동심을 파괴하려 들기도 한다.

동심을 가지고 있어도 되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걸까? 일정 나이가 지났는데도 동심을 가지고 있으면 철이 없고 어린걸까? 우리는 왜 동심을 잃어버리게 되는 걸까? ‘동심’이라는 주제만 해도 이렇듯 수 많은 질문이 떠오르는데 이 짧은 소설 한 권 속에서 많은 대답을 얻을 수 있다. 동심을 유지하고 있는 어린왕자와 (그래서 ‘어린’왕자가 된게 아닐까?) 그렇지 못한 어른들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비교적 동심을 되살리고자하는 움직임이 많아진 것 같다.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측면 보다 감정들에 더 집중하고, 일차적인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상상을 과감하게 사용한다. 이렇게 우리가 조금씩 더 솔직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조금은 덜 각박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심을 다시 찾고 싶을 때 <어린왕자>를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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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성인들을 위한 잔혹동화
지건.콕콕 지음 / 씨큐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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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을 위한 ‘잔혹’동화라니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혹할 수 밖에 없는 제목이다. 주변 지인들이나 인스타 평이 너무 가혹해서 솔직히 걱정이 되긴했지만 앵간해서는 긍정적으로 읽는 편이라 그래도 괜찮게 읽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결론으로 바로 넘어가자면 첫 챕터부터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건 딱히 뭐라고 분류할 수가 없다. 야한소설을 노렸나 싶다가도 그 근처에도 못가는데 천박하기만하고, 고어물을 노렸나 싶다가도 또 그 근처에도 못가고 불쾌하기만하고 원작 리메이크 작품이라 하기에는 원작을 너무 심하게 훼손시켰다. 동화라고 하기에는 동심을 너무 파괴하고 성인들을 위한 동화, 소설이라 하기에는 작품성이 전혀 없다.

내가 이렇게까지 악평을 쓰는 경우는 아직 한 손가락도 다 펴지 않았을 정도의 횟수 뿐인데 <성인들을 위한 잔혹동화>가 굳게 오므려져있는 내 손가락 하나를 기어코 펴고 말았다.

도무지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문구점에 서 판매하는 작은 이야기집이 훨씬 더 낫다는 이야기 말고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정성껏 썼을거고,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데에도 꽤 많은 고생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런 악평을 쓰게 된 것에 대해서 작가님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래도 이런 경험을 통해 경험치가 쌓이면서 더 좋은 작품들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정말 죄송하지만 <성인들을 위한 잔혹동화>가 세상에 굳이 나올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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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0 가을.겨울호 - 68호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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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는 다양한 문학잡지들이 존재한다. 항상 문학 ‘잡지’에는 어떤 내용들이 실려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는데 잡지라는 매개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혹시나 싶어서 밀리에 <계간 미스터리>를 검색해봤는데 이게 웬걸 다양하게 있는게 아니겠는가! 그래서 바로 출간 된지 가장 오래된 도서로 읽기 시작했다. (나중에 다시 검색해보니 2020 봄여름호도 있었는데 처음에 못봐서 가을겨울호로 읽었다.) 잡지라고 하니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많으면 어떡하나 걱정되었는데 해당 잡지가 추구하는 장르의 단편소설과 작가의 인터뷰, 아이디어 얻는 법, 서평 등등 장르에 맞는 소설과 정보를 한 번에 얻을 수 있어서 알차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깜짝 놀랐다. 심도있는 서평이나 평론을 통해서 모르고 있었는데 재미있을 것 같은, 흥미로운 작품들을 새로이 많이 알 수 있었고 작가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글을 쓰는 과정이나 생각들도 엿볼 수 있고 여러 단편 소설들도 한 번에 즐길 수 있어서 오히려 단편 따로 인터뷰집 따로 읽는 것보다 훨씬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좋아하는 장르에 대한 심도있는 정보와 이슈, 유행 등을 알 수 있어서 유익하면서 좋아하는 장르에 대한 정보를 더 풍성하게 알게 된다는 지적 충만감까지 느껴볼 수 있었다.



-이렇게 재미있으니 정기결제까지 하면서 읽는구나 하는 생각과 주기적으로 유행과 이슈를 빠르게 알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혜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개인적인 편견 때문에 이렇게 재미있는 매개체를 여태 접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 바보같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 앞으로 만날 잡지들이 기대 된다. 더 다양한 문학잡지로 손을 뻗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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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사이코패스 케이스릴러
기윤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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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다음 오디오북은 장르문학으로 듣고 싶었고 글로 읽는 것보다 실패했을 때 덜 실망스러울 것 같아서 <말괄량이 사이코패스>를 선택하게 됐다. 아직까지는 한국 장르문학에 큰 기대가 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씩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 다양하게 접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이 작품은 오디오북 퀄리티가 높아서 생생한 연기로 몰입감이 올라가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고 거기에 더해 완벽한 기승전결로 추리문학의 정석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고아원에서 중학교 2학년이 돼버린 주인공. 입양이 되기 위해 자기계발에 매진한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주인공을 입양하겠다는 가정이 나타나고 다소 의아해하던 주인공은 어쩌다 자신이 입양이 되었는지 알게 된다. 바로 사이코패스인 딸 동주를 가르치고 보살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루하루 두려움 속에서 살던 주인공은 동주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된다. “사람을 죽이고 싶으니 죽어도 되는 사람을 골라”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사건발생 지점으로 가게 되고 사건이 발생 된다. 사건 해결을 위해 추리를 하는데 오해가 생기면서 두 번 정도 엇갈리다 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여기에 큰 반전과 따듯하고 감동적인 결말까지. 추리소설의 기승전결이 고스란히 전개된다. 때문에 추리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재미있을 것이고 특히 고전적인 추리물을 좋아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아직 한국 장르문학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분들이라면 이 작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국 작품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기대이상은 아니더라도 기대이하는 절대 아닐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오디오북 퀄리티도 좋아서 집중도 잘 되고 몰입도 잘 된다. 생생하게 들을 수 있으니 당연히 더 재미있다. 책으로 읽어도 재미있을 내용이었지만 아무래도 오디오북이 여기에 한 몫 더 보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케이스릴러 시리즈의 <마귀>도 결말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케이스릴러 시리즈에대한 기대감을 더 높여준 작품이다. 한국문학을 더 다양하게 많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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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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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리커버가 출시되었길래 바로 구입했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작이나 리커버가 나오면 바로바로 알고 구입했었는데 출시된지 거의 일년이 다 되어 알았을 정도면 최근에 정말 책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구나 싶어서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올해는 일도 취미도 잘 챙기는 한 해를 보내자는 다짐을 했다.

아무튼 에쿠니 가오리 시리즈는 책의 사이즈랑 재질이 통일감 있어서 좋았는데 최근 신작들은 반양장으로 출시 되어서 통일감을 주기 위해 리커버 출판을 한게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추리를 해본다. 리커버판의 감성적인 표지 디자인이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과 잘 맞아서 마음에 쏙 든다. 깨알같이 주요 작품에 등장하는 그림과 함께 여러가지 암시를 하는듯한 알쏭달쏭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단편집이기는 하지만 온갖 과자를 섞어놓은 과자 상자가 아니라 사탕 한주머니 입니다. 색깔이나 맛은 달라도, 성분은 같고 크기도 모양도 비슷비슷 합니다. -작가의 말 중”

9년 전에 읽었던 책이고, 번역 출간은 20년이 다 된 도서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사랑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읽어보니 무려 20년이나 된 소설책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2,30대인 우리의 삶이 담겨져 있어서 놀랐다. 사랑과 삶에 어쩌질 못하고 방황하는 우리의 모습이 깊게 투영되어 있어서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 진한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물론 돌아갈 장소를 잃는 것이었다. -요이치도 왔으면 좋았을걸 중”

사랑에 빠졌거나 빠졌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들이다. 우리는 모두들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우연히 혹은 운명적으로. 결혼을 한 후에 운명적인 만남이 생길 수도 있고,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사랑을 하게 될 수도 있고, 가슴아픈 사랑도 외로운 사랑도 우연히 만났는데 너무 행복하고 잘 맞는 사랑도 있다. 이미 사랑에 빠졌다면 그건 우리가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감정은 사랑에 빠지기 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손가락으로 모래를 퍼 올리면 우수수 떨어지듯 그 일들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였던 것처럼 여겨진다. 요즘은, 일상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어느 곳도 아닌 장소 중”

우리는 엄청난 슬픔과 아픔에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덤덤히 혹은 그런 것 처럼 일상을 살아간다. 삶이란 그런 것이라 생각하면서. 집에서 엉엉 울다가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지는 혹은 지켜야만 하는 일상. 어쩌면 가면을 쓰는 것이 일상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2,30대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전 그리고 정보의 홍수시대에 더욱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쉽사리 사랑에 빠지지도 못하고 때문에 사랑에 빠지게 되면 되려 당혹스러움과 두려움을 느끼고 안절부절 못하기도 한다. 일상도 그렇다. 꿈과 현실 일과 사생활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타인의 일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타인의 행복에서 나의 불행과 마주치게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행복해보일지언정 혼자만의 슬픔을 가지고 있고, 행복해보이기 때문에 더욱 쓸쓸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시대다.



-이런 혼란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들과 닮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지금 <울 준비는 되어 있다>를 다시 읽으니 공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맞아 삶이 그렇지,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다들 그럼에도 살아가는구나, 그래 이런게 일상이지 같은 말들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여기에 에쿠니가오리 특유의 청아한 문체가 감성을 더해주면서 이야기가 더욱 깊숙이 들어온다. 전체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지만 그럼에도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여성분들에게 조심스럽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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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4 0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천사셔니 2023-02-01 11:12   좋아요 1 | URL
제 글이 위로가 되셨다니 너무 기쁘네요 :-) 올 한 해는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