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이들과 '카'를 보고 왔다.
너무나도 헐리웃 스타일이라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재미도 솔솔..
재진이는 빠져서 보고..은영이는 약간 지루한듯도..

마지막 즈음에 은영이가 울고 있다.
옆에 오빠와 툭툭거리다 우는줄 알고..
"왜 울어?"
대답이 없다.
분명히 오빠때문이라고 생각한 엄마..
"오빠가 뭐라 해도 참아야지 영화 보다가 우냐?"
은영이를 가볍게 혼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은영아. 아까 왜 울었어?"
"마지막에 카가 불쌍해서요."
뭣이...
결론은 은영이가 감동 받아서 울었다는 말씀?
그런데 엄마는 아이에게 뭐라고 했으니..
은영이가 너무 사랑스럽다.

추신) 은영이에게
"맥킨이 잘한것 같아?"
물어보니
"네 친구를 도와주니 착해요"한다.
오빠하고 달리 아직 착해야 한다는 신드롬에 젖어 있는듯..ㅋㅋ

 



 

 

 

최인호씨의 '가족'을 보면 어린 아들이 우는 소리가 나기에 소리를 버럭 질렀는데..
집안일하는 아이가 나중에 "아쩌씨가 잘못하신거예요.
00가 라디오에서 나오던 음악 듣고 감동 받아서 운거예요" 하더란다.
최인호씨가 고전음악 방송을 틀어 두었는데 아이가 어느새 음악을 알더라는..

아이는 우리가 모르게 크고 있다.

 

 

어젯밤 남편이 술한잔하고 (아니 열잔은 한듯.ㅠ.ㅠ)
피티병 맥주와 과자를 사가지고 들어왔다.
아빠가 맥주를 냉동실에 넣어 두고 자버리자 은영이가 물어본다.

"엄마. 맥주병은 냉동실에서 안터져요?"
"응. 병과 달리 플라스틱은 냉동실에 오래두면 뚱뚱해지지 터지진않아"

한시간정도 흐르고 잠 잘 준비하던 은영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엄마~~"
뭘하던 나는
"조금 기다려"
5분정도 후에
"은영아. 왜 엄마 불렀어?"
"엄마 냉장고 가서 맥주 보세요. 안터졌나"
자기깐에는 걱정이 됐나 보다.

이런맛에 딸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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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6-08-0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가 불쌍해서 울었군요. 전 감동해서 운 줄 알았다는...

sooninara 2006-08-08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감동도 받고 불쌍하기도 해서 울었다는데요?

ceylontea 2006-08-08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은영이는 감성이 풍부하군요...
그리하여 맥주병 안터진 것을 보고 잠이 들었나요?

이매지 2006-08-08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다음에 1등하면 되잖아.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불쌍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Mephistopheles 2006-08-08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마지막 1등 할수 있었는데 도중에 경기 포기하고 사고난 챔피언
도와주는 모습에서 울지 않았알까요..??

sooninara 2006-08-0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넵. 맥주병은 냉장실로 이동햇어요

이매지님. 저라면 일등하고 도와줄겁니다.

메피님. 그런게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죠

다우님. 네. 크는게 아까워요^^

건우와 연우 2006-08-0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살림밑천이란 말이 맞나봐요...^^

프레이야 2006-08-08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이 더 예쁜가요? 이런 맛에 ^^ 전 아들 키우는 맛을 모르니말이에요 흑흑...
차칸 은영이~~ 아무튼 딸이 둘이면 작은딸이 좀더 이런 맛이 있는 것 같아요..^^

반딧불,, 2006-08-08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많이 컸습니다. 정말 아이들 크는 것이 아까워요.

해리포터7 2006-08-0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나 은영양 넘 이쁜 마음씨에요..^^

똘이맘, 또또맘 2006-08-09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착한 딸이네요. 저도 첫째가 아들, 둘째가 딸인데... 딸이 조금 까다롭긴 해도 키우는 맛은 있더라구요. 물론 아들은 믿음직 스럽구요.

sooninara 2006-08-09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네^^

배혜경님. 둘째라서 더 그런가 봐요. 친구아이들은 위에가 누나인데 그아인 무뚝뚝 스타일 작은 아들은 여우스타일이더군요^^
제가 워낙 곰과였기에 여우과 딸이 좋아요

반딧불님. 지금이 이쁘죠? 더 크면 사춘기 될텐데 무서워요.

해리포터님. 아직 어려서..ㅎㅎ

똘이맘,또또맘님. 네 솔직히 잔재미와 키우는 맛은 딸이 좋아요^^